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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 회장의 '리딩뱅크' 구상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리딩뱅크' 구상
  • 이민혜 기자
  • 승인 2014.11.25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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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망 전면 재배치…점포 통폐합도 고려" -非은행 부문도 강화

 
KB금융그룹이 '내분의 상처'를 딛고 굳게 일어설까.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은 지난 21일 취임식에서 KB금융의 위상 회복에 대한 열망과 염원이 있었기에 본인이 회장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는 비장한 각오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저성장, 저금리, 저출산ㆍ고령화의 파고가 한국을 뒤덮은 가운데 더욱 치열해진 경쟁상황에서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정체된 KB금융의 현실에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윤 회장은 “과거 10년 전 KB의 눈은 국내를 넘어 아시아를 향해 있었다”고 말한 뒤 “KB는 1등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서민금융 안정과 주택시장 발전을 견인했으며 국가경제의 근원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하며 명실공히 대한민국 금융을 선도했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변화된 환경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압도적 우위를 점했던 시장과 고객을 경쟁자들에게 내줬다고 통렬하게 반성했다. 아울러 우리를 믿고 기다려준 투자자들과 고객에게 기본적인 도리를 지키지 못하고 지탄의 대상이 됐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최근 KB금융 안팎에서 불거진 일련의 사건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KB금융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영업망을 대대적으로 재정비하는 동시에 성장성이 낮은 점포를 중심으로 통폐합을 단행할 방침이다.

윤 회장은 25일 취임 이후 처음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의 모든 영업망을 고객 위주로 재배치하겠다"며 "점포를 재구성하면서 채산성이 떨어지고 지속가능한 성장이 어려워보이는 지점은 통폐합까지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산업단지에서는 기업 영업 점포, 주거 지역에서는 개인 고객 점포를 중심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VIP 고객 확보를 위해 고소득층이 많은 서울 강남 지역 등에는 자산관리(WM) 기능을 강화한 점포를 운용할 계획이다.

그는 모바일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영업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은행의 영업망도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터넷은 집이나 사무실이라는 공간적 제약이 있지만 모바일은 어디서든 이용가능하기 때문에 상당한 영향력이 있다"며 "모바일 환경에 대비해 모든 것을 고객 위주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국내 영업력 확충과 함께 해외 영업망 확대 계획도 밝혔다. 특히 진출 국가의 다변화보다는 소위 '돈이 되는' 지역에 중점적으로 진출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  "앞으로 메콩강 유역의 동남아시아 국가에 대한 영업력을 강화하겠다"며 "현재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는 베트남과 캄보디아 지역을 정비·관리하면서 새로운 국가로 확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KB는 3000만 고객과 영업점 1200여개를 보유하고 있다. 또 수차례 위기극복 과정에서 보여준 응집력과 추진력은 KB의 저력이다. 윤 회장은 “이런 KB만의 장점을 살리고 과거 ‘성공DNA’를 다시 일깨워 새롭게 변화된 KB를 보여주자”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철저한 내부통제와 윤리의식으로 사고 없는 깨끗한 KB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리딩뱅크 탈환을 위해 자긍심 회복-고객 신뢰회복-차별화를 통한 그룹 경쟁력 강화를 차례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제도와 프로세스를 영업 중심으로 바꾸고, 영업점은 고객과 영업에만 집중하고 본부는 현장을 지원할 수 있도록 조직과 기능을 재편하자고 강조했다.
 
또 어떤 경로를 통해 KB를 방문하더라도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고, 기존 관행을 쇄신하는 한편 아웃바운드 마케팅의 체계화를 주문했다. 100년 KB를 위해서는 내부에서 최고 경영자가 배출되는 토양 마련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인재 육성과 경영승계 프로그램 마련에 노력하겠다고 했다.
 
윤 회장은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해 LIG손해보험 인수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선임 직후 질의응답을 통해 “이사회와 전임 경영진이 추진해 온 (LIG 손해보험) 인수 사안을 철회할 사안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윤 회장은 “은행부문을 잘 다듬어서 리딩뱅크 자리로 되돌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둘째로는 비은행부문이 약하다고 하는데 고령화·저출산을 생각하면 보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손해보험은 최근 생명보험과 근접한 수준으로 성장했고, LIG손보의 경우 장기보험상품 비중이 70%가 넘으며 손해보험의 고객구성이 좋다”며 “은행과 카드, 생명보험과 시너지를 낼 기회가 많을 것으로 기대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떻게든 LIG손보 인수를 추진해 나가고, 인수해서 비은행부문을 강화할 기회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KB금융은 지난 8월 금융당국에 LIG손해보험의 자회사 편입을 승인해 달라고 신청했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LIG손보 인수 건을 심사하면서 “KB금융의 지배구조 개선에 가시적인 성과가 없으면 승인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 왔고, 이에 따라 그 동안 KB금융 사태를 방관한 책임론에 시달린 이사진의 거취에 이목이 집중됐다. 이경재 이사회 의장이 지난 20일 “윤종규 회장의 선임과 동시에 의장직과 사외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히면서 다른 사외이사들의 거취 표명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윤 회장은 ‘화이부동’(和而不同ㆍ서로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 화합하고 단합한다)을 직원들에게 화두로 던졌다. 내부에 여전히 존재하는 채널 갈등 극복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이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합시다. ‘1등 금융그룹의 위상회복’ 이라는 꿈을 이루고 대한민국 금융의 새 역사를 만드는 길에 KB가족 모두가 함께 합시다. 우리의 노력들이 후배들에게 아름다운 도전으로 기억되도록 합시다.”
 
한편 윤 회장은 앞으로 상당기간 동안 은행장을 겸직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은행 영업력 확대를 위해 기간을 정해두지 않고 은행장을 겸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주와 은행간의 불협화음이 은행의 경쟁력을 낮춘 만큼 고객 신뢰 회복과 경쟁력 차별화를 이룰 때까지 여유를 갖고 행장직을 같이 수행하겠다는 것이다.

마침내 닻을 올린 윤종규호의 항해를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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