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재계와 금융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지난해 8월 대한항공을 지주회사(한진칼)와 사업회사(대한항공)로 인적분할한 후, 지난 10월15일부터 11월5일까지 20여 일 동안 오너 일가의 대한항공 지분과 한진칼 신주를 교환했다. 이에 오너 일가 및 특수관계인은 한진칼에 대한 지분율을 26.14%로 늘리며 지배력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한진칼의 ‘대한항공’에 대한 지분율은 종전의 6.76%에서 32.24%로 확대되며 ‘조 회장 외 오너일가→한진칼→대한항공’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더 튼튼하게 강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경영에 대한 책임을 오너일가가 함께 안겠다는 의미인데, 지분 이동으로 오너 일가가 부담하게되는 금액은 전체 5000억 중 0.2%에 불과하다”며 “책임 회피에 대한 문제가 지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도 오너 일가가 물러선 이유에 대해 승계 자금에 대한 재무부담이 큰 몫을 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일각에서는 조 회장이 한진그룹 회장 직함을 단 것이 불과 10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후계구도를 논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지만,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을 비롯한 자녀들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경영권 승계 작업이 이미 시작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막대한 승계 자금 마련이다. 조 회장의 한진칼 15.49%(821만4935주)의 지분가치는 7일 종가 기준(31350원) 약 2575억원으로, 지분 상속·증여시 약 1283억원을 세금으로 내야한다. 여기에 조 회장이 순환 출자의 핵심 계열사인 정석기업(27.2%)에 보유한 1000억원대 지분가치를 더하면 3세들의 증여세 부담은 가중된다. 이 외에 조 회장은 (주)한진 6.9%, 토파스여행정보 0.7%, 한진정보통신 0.7% 등을 보유하고 있다.
3세들은 승계 자금 마련을 위해 주식 담보 대출이나 계열사 지분 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이들은 2012년 5월 조 회장으로부터 대한항공 주식 6.84%를 증여받은 후 지난해 11월 세금을 나눠 내는 연부연납에 대한 담보를 진행했다. 이는 300억~400억원대에 이르는 증여세 해결을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이들은 지난 8월 출자전환의 핵심기업인 정석기업에 각각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전량 매도해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었다. 주식 매도로 각자 59억3700만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