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내분'에서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일단 '판정승'을 했다. 전산시스템 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국민은행 이사회 결정 사항이 번복되는 것이다.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서 은행 이사회의 권위는 물론 사외이사 뒤에 있던 임 회장도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이날 경영협의회를 열어 IBM메인프레임 시스템을 유닉스(UNIX)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던 전산시스템 교체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은행은 경영협의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논의한 후 같은 날 오후 6시로 예정된 임시 이사회에 긴급 안건으로 제안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지난 28일 전산시스템 입찰 참가자 모집을 마감한 결과 SK C&C 등 1개 업체만 참여해 유효 경쟁입찰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협의회 결정은 이사회 결정을 번복한 결과가 돼 최고 의사결정기구로서 이사회의 권위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사외이사 뒤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던 임 회장의 입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시각이다.
물론 이 같은 협의회의 결정에 대해 이사회가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럴 경우 갈등이 장기화될 수 있고, 그 책임 역시 고스란히 이사진이 떠안게 돼 가능성이 적다는 분석이다.
앞서 임 회장은 국민은행 이사진에 “30일까지 해결방안을 찾으라”고 은행 경영진에게 당부했고, 이 행장도 이날 이사회에 앞서 “오늘 꼭 합의해야 한다”고 해결의지를 보인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