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소득 제한에 저신용자 이용 저조…“포용금융 대출규제 예외 검토해야”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IBK기업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상 포용금융 상품에 3만명 넘게 몰렸지만 신청자 4명 중 1명만 대출 승인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승인자 중 8500명 이상은 연소득 이내로 대출을 제한하는 규제로 한도가 부족해 대출을 받지 못했다.
이에 따라 중·저신용자를 위한 금융 지원에 제약이 많다는 비판이 나온다. 기존 대출 규제를 예외 없이 적용함에 따라 많은 신청자들이 대출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규제 예외를 검토하여 제도를 유연하게 운영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IBK기업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IBK 착한금리 포용대출' 신청자 가운데 8517명이 ‘대출 한도 부족’으로 대출 승인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미승인 고객 2만2448명의 37.9%에 해당하는 규모다.
착한금리 포용대출은 신용평가점수 하위 50%인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연소득 범위 내에서 최대 2000만원을 연 4.9% 단일금리로 빌려주는 상품이다. 만 34세 이하 청년층에는 연 4.7%의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지난 7월 말 출시 이후 이달 16일까지 총 3만256명이 대출을 신청했지만, 이 가운데 승인을 받은 고객은 7807명으로 전체의 25.8%에 그쳤다.
실제 대출을 받은 고객은 출시 46일 만에 6344명으로, 지원금액은 총 843억원이었다.
이용자의 61.7%가 20·30대였고, 연소득 4000만원 이하 고객이 54.8%를 차지했다. 만 34세 이하 청년층에는 3087명에게 402억원이 공급됐다.
소득별로는 연 소득 3000만원 이하 차주가 1709명(26.9%)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3000만원 초과~4000만원 이하가 1772명(27.9%), 4000만원 초과~5000만원 이하가 1145명(18.0%)으로 집계됐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차주들의 이용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문제는 포용금융을 목적으로 설계된 상품에도 일반 신용대출과 동일한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승인 고객 2만2449명 가운데 '한도 부족'으로 분류된 고객은 8517명으로 전체 미승인 고객의 37.9%를 차지했다. 이어 기업은행 기존 대출 보유자 4847명, 내부등급 제한 3580명, 기타 5505명 순이었다.
이름만 포용대출?···연소득 규제에 막혀 기업은행서 8500명 발길 돌려
기업은행은 한도 부족의 주요 원인으로 지난해 6·27 대책에 따른 신용대출 규제를 꼽았다.
해당 대책으로 신용대출 한도가 차주의 연 소득 범위 내로 제한되면서 기존 대출이 있는 차주 등은 포용금융 상품을 추가로 이용하기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중·저신용자의 금융 부담을 덜기 위해 마련한 상품이 기존 대출 규제에 막혀 지원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의미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도 은행의 포용금융 확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박 의원에 따르면 IBK 착한금리 포용대출 취급액의 30%가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반영된다.
포용금융 상품을 확대할수록 은행의 가계대출 관리 부담도 커지는 구조인 만큼 적극적인 대출 공급을 유도하기 위한 별도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 의원은 포용금융 상품의 취지와 실제 운용 방식 사이에 간극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포용금융 상품을 만들었지만, 정작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이 대출 규제에 막혀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상품을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서 제외하거나 은행권에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신용대출 연 소득 제한의 예외를 적용하는 등 제도적 지원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상품 공급 규모를 확대해 금융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당초 3년 동안 매년 약 3000억원 규모로 지원할 예정이었으나, 시장 수요 등을 고려해 총 1조원 한도 내에서 연간 한도 제한 없이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용금융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급 확대와 함께 상품의 정책적 목적을 고려한 규제 운용 방안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