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증권사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객자금 유입과 기업금융 확대로 자산·부채를 단기간에 키운 가운데, 단기자금 조달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유동성·신용·시장 분야의 복합 리스크를 겪을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한은은 22일 증권사의 유동성 및 자본적정성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담은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우선 한은은 2020년 수준의 자산가격 조정, 2022년과 같은 자금경색, 그리고 두 충격이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충격 등 세 가지 시나리오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했다.
그 결과 복합 충격 시 전체 유동성 확보비율은 106.4%까지 하락했다. 자본비율은 자산가격 조정과 자금경색 시 각각 179.4%, 167.9%로 하락했지만, 복합 충격 시 162.0%로 올해 2분기 말 대비 33.4%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자기자본에 비해 위험액과 채무 보증 부담이 크거나 기업신용공여 등 자산 운용 구조가 비슷한 증권사일수록 복합충격 때 재무건전성 지표가 더 크게 악화됐다.
한은은 “채무보증이 실제 이행되면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보증 과정에서 인수한 자산의 가치까지 떨어지는 영향이 동시에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취약성은 최근 증권사들의 급격한 외형 확대와 맞물려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고객자금 유입과 기업금융 확대 등으로 올해 2분기 말 증권사 총 자산은 1053조3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유가증권 보유액도 559조2000억원에 달했다.
실=몸집이 커지는 과정에서 단기 자금 조달도 크게 늘었다. 증권사의 차입 규모를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중 기업어음(CP)과 단기사채는 각각 23조원, 17조3000억원 순발행됐다.
대고객 RP매도 잔액도 2025년 2분기 말 113조2000억원에서 1년 만에 131조1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문제는 조달하는 돈의 만기는 짧은 반면 운용 자산의 만기는 상대적으로 길다는 점이다. 증권사 신용공여의 잔존만기는 4.3년, 채권 듀레이션은 1.7년인 반면 기관 간 RP는 8.5일, 대고객 RP는 17.6일에 불과했다.
CP·단기 사채도 평균 0.46년이었다. 단기 자금 시장에 문제가 생기면 차환 부담이 빠르게 커질 수 있는 구조다.
특히 중소형 증권사일수록 RP·CP·단기사채 의존도가 높은 데다 장기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 비중은 낮았다. 전체 증권사 회사채 발행액 가운데 대형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91.9%에 달했다.
아울러 회사채 운용에서도 위험도가 높은 채권 비중이 커졌다. 증권사가 보유한 일반 회사채는 2분기 말 65조6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A등급 이하와 무등급을 포함한 비우량 채권은 19조6000억원으로 전체의 30.0%를 차지했다. 2024년 1분기 11조1000억원, 25.5%에서 규모와 비중이 모두 확대됐다.
한은은 “현재 증권사의 자본과 유동성 상황은 양호하다”면서도 “단기금융 시장 여건이 악화될 경우 차환 부담이 커지는 동시에 자산 매각이 확대될 수 있으며, 모험자본 공급 과정에서 저신용·비유동자산 익스포저도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