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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이 늘려준 농특세, 농촌의 ‘대동세상(大同世上)’을 위해
‘주식’이 늘려준 농특세, 농촌의 ‘대동세상(大同世上)’을 위해
  • 정기석
  • 승인 2026.09.14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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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조5000억원 늘어난 농어촌특별세...증시활황으로 증권거래세 6조4000억원 증가 덕분

목적세 답게 농어촌기본소득 외에 농가 경영난 완화와 소득 보장 목적에 우선 사용을

[정기석 칼럼]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농특세(농어촌특별세) 세수도 크게 늘었다. 올해 7월까지 농어촌특별세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8조5000억원 늘었다. 분증권거래세가 주식 거래대금 증가와 세율 환원 영향으로 6조4000억원 증가한 덕분이다. 게다가 올해 증권거래세율은 코스피 0.05%, 코스닥 0.20%로 지난해 코스피 0%, 코스닥 0.15%보다 높아졌다.

주식 거래와 연동된 세수가 예상보다 많이 걷히자 정부는 이를 농어촌기본소득 확대의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본격 거론하고 있다. 재정당국은 농특세 수입이 올해 전망치를 크게 웃돌자 일부를 미래기금으로 옮겨 농업예산에 쓰려는 계획이다. 내년부터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이 기획예산처가 총괄하는 미래대응기금(미래기금) 사업으로 추진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연간 1조원이 넘는 사업비를 전액 농특세로 충당하게 될 상황에 농민단체 등 농업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애초 농특세는 우루과이라운드로 인해 ‘농·어업의 경쟁력 강화와 농어촌의 산업기반시설의 확충에 필요한 재원에 충당하기 위해 과세하는 목적세(目的稅)’로 제정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농어촌 기본소득도 중요하지만, 농특세는 본연의 목적대로 농가 경영난 완화와 소득 보장에 우선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고질적이고 만성적인 생산비 급등과 농산물 가격 하락에 시달리는 농민들 입장이다.

주식시장 활황으로 농특세 일시적 증가...기본소득 재원으로 지속가능할까

물론 농어촌기본소득 외에도 미래기금 지방계정 사업으로 편성한 ‘농업 피지컬 AX(인공지능 전환) 실증 프로젝트’(208억원), ‘스마트풀필먼트 구축사업’(55억원)도 농특세로 집행하기는 한다. 하지만 이런 사업은 농민들이 주장하는 농업 및 농촌 문제의 절박한 본질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농업계는 기본소득이 농특세의 목적에 맞지 않는 용처라는 농업계의 지적에 더해, 특히 증권거래세와 연동된 농특세는 경기에 따라 세입규모가 크게 변동될 것을 우려한다. 앞으로 농특세가 줄었을 때 경상적 지출인 기본소득 재원으로 충당하는 게 과연 지속가능할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올해 농특세 증가는 상당 부분 증권시장 활황과 밀접히 연관된다. 그래서 주식 거래가 활발하고 시장 상황이 좋을 때 세수가 늘어날 수 있지만, 시장이 침체되면 세수 역시 줄어들게 마련이다. 그런데 기본소득은 지속적으로 지급해야 하는 경상적 지출이다. 그렇다면 세수가 줄었다고 기본소득을 중단하거나 지급액을 줄일 수 있나.

결국 변동성이 큰 농특세같은 세입을 기본소득 같은 안정적인 복지지출의 재원으로 사용하는 데에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추후 변동성이 큰 한국증시가 조정을 받는다면

농특세는 줄었는데 기본소득 지급액은 줄이기 어려울테니 결국 일반재정에서 부족분을 메워야 할 것 아닌가.

농특세 세수가 일시적인 것인지, 구조적인 것인지부터 확인을

물론 늘어난 농특세를 재원으로 기본소득 지원을 확충하자는 제안은 반갑게 들린다. 그러나 뭐든지 일에는 순서가 있다. 그전에 이번에 늘어난 농특세 세수가 일시적인 것인지, 구조적인 것인지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증가한 세수를 마치 매년 반복해서 들어오는 확정적인 수입처럼 간주하지 않아야 한다. 올해 농특세 증가분을 농촌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데 사용하되, ‘증가분’과 ‘기존 재원’은 냉정하게 구분해야 한다.

가령, 예상보다 더 많이 걷힌 농특세 초과분 일정 부분을 농어촌기본소득의 시범 확대나 한시적 재원으로 활용하면 된다. 농특세의 본래적인 농어촌 투자 기능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기본소득이라는 새로운 정책을 실험하는 정책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기본소득이 만능이 아니다. 기본소득으로 오늘날 농어촌이 처한 수많은 구조적 한계와 본질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농업 생산 기반을 확충해야 하고, 농촌의 의료와 교통, 교육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청년농과 귀농·귀촌 정책도 필요하고, 기후변화와 농산물 가격 불안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도 필요하다.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연구개발과 스마트농업,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도 결코 뒤로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그런데 농특세가 기본소득에 대규모로 투입되면서 다른 농정사업에 들어갈 재원이 줄어든다면 문제가 달라진다. 농민들 비롯한 농촌 주민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것과 농촌의 생산 기반을 개선하는 것 가운데 어느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무엇이 더 효과적인지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

최선의 농특세 활용법, 농민과 도시민,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고민을

논쟁의 핵심은 “농특세를 기본소득에 쓰느냐, 쓰지 않느냐”가 아니라 “농촌을 위해 가장 효과적으로 쓰고 있느냐”가 돼야 마땅하다.

농어촌기본소득이 지역소멸 대응, 지역경제활성화 등을 위한 좋은 정책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농어촌기본소득에 농특세 증가분을 활용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필요는 없다. 다만 농특세가 예상보다 많이 걷혔다고 해서 그 돈을 곧바로 기본소득이라는 새로운 고정지출로 고착시키는 건 불안해보인다. 재원이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농특세 증가분 가운데 어느 정도를 활용할 것인지, 기본소득에 얼마를 배정할 것인지, 기존 농정사업의 재원은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세수가 감소했을 때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원칙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지금 중요한 것은 ‘농특세를 기본소득에 쓸 것인가 말 것인가’라는 단순한 찬반 논리가 아니다. 주식시장이 벌어준 일시적인 세수 증가를 농촌의 지속 가능한 미래로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가 핵심이다.

이번 기회에 농촌에 농특세를 얼마나 쓸 것인가 보다, 주식시장으로, 농특세로 농촌의 내일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농촌 주민과 도시 노동자가, 생산자와 소비자가, 지역과 수도권이, 결국 전국의 온 국민들이 함께 궁리하는 대동세상(大同世上)이 열린다면 더 반갑지 않겠는가.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정기석(tourmali@hanmail.net)

마을연구소(Commune Lab) 소장
前 국회정책연구위원
前 경상국립대 창업대학원 비전임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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