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논의 답보 속 행정부 자체 규정…"자본조달 명확한 경로 제공"
[금융소비자뉴스 정진교 기자] 미국 증권당국이 가상화폐 기업이 토큰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때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증권 등록 의무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가상화폐 친화 정책이 속도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 같은 내용 등을 담은 가상화폐(디지털 자산) 맞춤형 규제안을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미국 의회에서 가상화폐 시장 구조를 규정하는 법안 논의가 지연되자 SEC가 자체 규정 마련에 나선 것으로, 제안 단계로서 연방 관보 게재 후 60일 간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폴 앳킨스 위원장은 성명에서 SEC의 이번 발표에 대해 "혁신가들의 오랜 고민에 대한 SEC의 답변"이라며 "가상자산 사업가와 시장 참여자들에게 연방 증권법에 따라 자본을 조달할 수 있는 명확한 경로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규제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의회 차원의 입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제안의 핵심은 가상화폐 기업이 토큰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때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증권 등록 의무를 면제해 주는 것이다.
그동안 이들 기업은 토큰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때 증권법 적용 여부와 복잡한 등록 절차라는 불확실성에 직면해왔지만 앞으로는 자금조달 규모와 방식에 따라 별도의 등록 면제를 받을 수 있게 된다.
SEC는 우선 '스타트업 면제' 경로를 통해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초기 단계 프로젝트는 4년간 최대 500만달러 규모의 토큰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자금조달 면제'를 통해서는 12개월마다 최대 7500만달러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이때 재무제표를 제출하고 지속적인 보고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두 가지 조치 모두 증권 등록 의무를 면제할 뿐으로 투자자에게 일정 정보를 공개해야 하며, 사기와 시세조종을 금지하는 증권법 규정은 그대로 적용된다.
이번 제안에서는 '세이프 하버'(Safe Harbor) 조항으로 가상화폐가 언제 증권법상 '투자계약'과 분리될 수 있는지도 제시했다.
가상화폐 시장의 규제 불확실성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SEC는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고 발행사가 투자자에게 약속했던 핵심적인 경영·개발 활동을 완료하거나 영구적으로 중단한 경우, 해당 가상화폐가 기존에 연계돼 있던 투자계약에서 분리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조치는 미 상원에서 가상화폐 시장의 포괄적인 규제체계를 담은 '디지털자산 시장 명확성'(클래러티) 법안 처리가 지연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이와 관련해 가상화폐 업계 리더들이 오는 19일 백악관에서 후속 회의를 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