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감사위 신설에는 "자율성 저해 및 인력·운영비 증가" 우려
[금융소비자뉴스 송인석 기자] 농협중앙회는 21일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농협법 개정안의 핵심 쟁점이었던 중앙회장 직선제 전환을 전격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또 다른 핵심 축인 외부 감사위원회 신설에 대해서는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하며 내부 통제 보완책을 제시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21일 발표한 '농업인 조합원과 국민께 드리는 글'에서 "민주적이고 책임 있는 선거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강 회장은 다만 "직선제 도입에 따른 지역 갈등과 농협의 정치화, 금권선거 부작용 등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비용 부담이 조합원 지원 재원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점을 우려하면서 "선거 공영제 도입 등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농협 자체 추산에 따르면 조합원 직선제 실시로 400억원에 달하는 선거비용이 들게 된다.
농협이 정부에 선거 공영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향후 정부가 어느 정도 규모로 선거비용을 부담하게 될지, 농협이 자체 유보금으로 해결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농협 관계자는 "농협의 자율성을 지키면서 개혁에 동참하고자 하는 차원"이라며 "선거와 관련한 세부 내용은 정부와 국회와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농협은 전일 서울 중구 본관에서 긴급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조합원 직선제 도입 등 개혁 방안을 논의했지만, 최종 결론에 도달하지 못한 채 발표를 잠정 연기했다.
회의에선 지배구조와 직결되는 내용을 성급하게 결정해선 안 된다는 신중론이 제기되는 등 이견이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농협이 하루 만에 직선제를 수용한 것은 이미 개혁 방안이 외부에 알려진 상황에서 직선제에 이슈를 길게 끌고 가봤자 조합원의 반발 등으로 조직 분위기가 와해되고, 대외적으로 지배구조를 둘러싼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농협은 정부가 요청한 외부 감사위 설치에 대해선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강 회장은 "감사위 신설에 따른 중복 규제와 인력·운영비 증가 등으로 경영 전반의 자율성과 안정성의 저해가 우려된다"며 "내부 감사 기능을 철저히 보완하는 등 국민 눈높이에 맞는 실효적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계·농민단체·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공론화를 거치며 정부·국회와 협의해 최적 안을 도출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