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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소득마을, ‘금융기관 공공성’에 성패가 달려
햇빛소득마을, ‘금융기관 공공성’에 성패가 달려
  • 정기석
  • 승인 2026.05.1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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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인한 금융시스템’에서 벗어나 ‘준공공기관으로서 금융기관의 포용금융’ 실천할 기회

- 장기고정계약 ‘햇빛소득’으로, 저리 융자 장기 분할 상환하는 ‘포용금융’의 공공성을

[정기석 칼럼]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김용범 정책실장을 칭찬했다. '금융기관은 준공공기관'이라고 아주 잘 지적을 했다는 것이다. 최근 김 실장은 “왜 가장 여유 있는 사람은 가장 낮은 금리를 누리고 가장 절박한 사람은 가장 비싼 돈을 써야 하는가”라며 “나는 이 잔인한 금융시스템을 설계하고 작동시키고 정당화해온 명백한 공범”이라고 인정했다.

덧붙여 이 대통령은 '돈 버는 게 능사'를 금융기관의 존립 목적이라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지금은 금융기관의 공공성이 너무 취약하다"고 개탄했다. 나아가 이억원 금융위원장에게 "포용금융을 얼마나 실현했는지 평가해서 이익이나 불이익을 주거나 제도적으로 강제할 방법은 없냐"고 주문했다.

마침 ‘잔인한 금융시스템’에서 벗어나 ‘준공공기관으로서 금융기관’이 ‘포용금융’을 몸소 실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마련됐다. 바로 ‘햇빛소득마을’이다.

햇빛소득마을, 에너지 전환은 물론, ‘포용금융 전환’의 기회로

최근 정부는 '햇빛소득마을' 조성 목표를 올해 안에 기존 500곳 이상에서 700곳 이상으로 상향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전국 행정리가 3만 8000개인데 2500개만 하는 것이냐"며 사업 확대를 주문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보인다. 당초 2030년까지 햇빛소득마을 2500곳 조성을 목표로 제시했으니 중장기 목표 역시 추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만큼 이재명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지역소멸 대응 정책을 이끄는 핵심 선도사업으로 평가되는 햇빛소득마을은 마을 주민이 협동조합 등을 통해 직접 태양광 발전사업에 참여하고, 전력 판매 수익을 마을 공동수익으로 활용하는 사업이다.

행정안전부, 기후에너지환경부 등 중앙부처와 한국에너지공단, 한국전력공사, 한국전기안전공사, 재생에너지종합서비스기업(ReSCO), 금융기관 관계자 등 관련 기관들이 총동원됐다.

다만, 기존의 각종 농어촌지역개발사업에서 드러난 제도적인 허점과 구조적인 위험이 햇빛소득마을에도 엿보인다. 일단 사업 확대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전력망 접속 문제가 꼽힌다. 국회는 햇빛소득마을과 같은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대해 전력망 우선 접속을 허용하는 전기사업법·분산에너지법 개정안을 최근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했다.

햇빛소득마을 확대 과정서 ReSCO의 역할과 책임도 숙제

햇빛소득마을 확대 과정에서 사업 기획·설계·시공·운영관리 등 협동조합 설립부터 설비 운영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ReSCO(재생에너지 종합서비스기업)의 역할과 책임도 숙제다. 과연 사업의 주인이자 주체인 마을주민협동조합과 어떻게, 무엇을, 어디까지 협력, 협업할 것인지.

이와 관련 최근 녹색전환연소는「햇빛소득마을 성공의 조건: 마을 지원사업 강화해야 할 때 」보고서를 통해 발전설비 구축을 위한 부지와 자금 확보, 생산한 에너지를 수익으로 전환하기 위한 계통연결, 장기고정가격 계약 등 정책적 뒷받침, 수익을 나누는 과정에서 주민 갈등을 막는 일 등 우려를 제기했다.

무엇보다 발전설비를 짓기 위한 부지와 자금 확보가 가장 크고 민감한 문제다. 기존의 농어촌지역개발사업과는 달리 상환의무가 없는 보조금이 아닌 융자금 형태로 자금이 지원되기 때문이다.

부지 문제는 한국농어촌공사가 보유한 농지와 저수지 등 공공부지를 마을에서 임차하는 방법이 있다해도, 발전시설 설치비는 5년 거치 10년 상환으로 85%까지 차입해야 한다. ‘사업 5년 뒤 수익 절벽’ 우려가 크다. 현재 1년 거치 19년 상환 등 저리 융자 장기 분할 상환으로 개선하는 방향이 모색되고 있지만, 어차피 빌려서 갚아야 할 돈이다.

장기고정계약 안정적 ‘햇빛소득’으로, 저리 융자 장기 분할 상환 ‘포용금융’을

주민 자부담 15%도 온전히 현실적으로 주민들이 자체 조달하기는 쉽지 않은 문제다. 그조차 농협, 수협 등 지역금융기관의 융자 지원에 기댈 우려가 적지 않다. 물론 조성된 태양광발전소를 잘 운영해 ‘햇빛소득’이라는 안정적 수익으로 융자금 원리금을 상환하면 되는 일이다. 그런데 수익을 안정적으로 담보할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나?

전력계통 미비와 부족도 구조적인 난제다. 대안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 연계 지원을 통해 계통 부족 지역도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인데, ESS를 설치하자면 결국 또 융자를 받아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생산한 전기를 팔 아 안정적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마을에 우선접속권을 줄 필요가 있다. 1MW(메가와트) 이하의 소규모인 만큼 현재 햇빛소득마을에 우선접속권을 부여하는 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정리하자면, 유관기관을 통한 부지 지원, 정책 자금과 융자 등을 통한 금융 지원, 계통연계에 대비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예산과 제도 개선, 설치를 담당할 재생에너지종합서비스기업(ReSCO) 사업자 선발 등 햇빛소득마을사업의 한계와 문제가 산적하다.

이 공공사업의 문제는 결국 ‘금융(돈)’으로, ‘금융기관의 공공성’으로 귀결

그럼에도 이 사업이 시작되면서 전국적으로 협동조합이 급히, 졸속으로 만들어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2026년에 이 사업 수혜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햇빛’ 협동조합이 38%를 차지하는 현실이다.

과연 이 사업의 주체인 마을공동체, 마을협동조합이 충분한 사업역량을 갖추었을까? 기존 여타 농어촌지역개발사업의 시행착오처럼 또 정부와 외부전문가의 지원에 막연히 기대는 실수와 실패가 재연되는 건 아닐까?

이 공공사업의 문제는 결국 ‘금융(돈)’으로, ‘금융기관의 공공성’으로 귀결된다. 마을주민(마을협동조합)은 15%의 자부담을 조달할 수 있을까? 지역금융으로부터 자부담 융자금은 지원받을 수 있을까? 담보도, 신용도 마땅치 않은 마을에서 85%의 시설 정책자금, ESS 설치비는 원활히 융통할 수 있을까?

안정되고 예측가능하게 햇빛소득을 창출해서 그 원리금을 5년이든, 10년이든 원만히 상환할 수 있을까? 문제의 해답은 마을에 지원되지 않는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정기석(tourmali@hanmail.net)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시장연구원 연구위원

경상국립대 창업대학원 6차산업학과 비전임교원

前 국회정책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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