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09-30 14:20 (수)
현실의 '반딧불’...우주에서 ‘무주’로 날아온 ‘현대로템’
현실의 '반딧불’...우주에서 ‘무주’로 날아온 ‘현대로템’
  • 정기석
  • 승인 2026.04.20 07:27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차기 무주군수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 ‘현대·대기업 등 추가 유치’

- 글로벌 우량대기업을 품게될 보물같은 지역자산, ‘요새같은 적상면 산악지형’

[정기석 칼럼] “우주에서 무주로 날아온 밤하늘의 별들이 반딧불이 돼 버렸지.”

지난 2020년 무주군청이 무주 반딧불 축제를 띄우려고 만든 ‘나는 반딧불’ 노래 가사다. 중식이밴드 리더 정중식이 만들어 부르고 가수 황가람이 리메이크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이 노래 가사처럼 ‘우주에서 무주로 날아온’ 신비스러운 반딧불로 로컬브랜드를 삼을만큼 무주군은 청정 산간 오지의 표본이다.

무주군은 지난 2뭘말 기준 인구수 22,871명에 불과한 심각한 인구감소지역이다. 재정 자립도는 8.4%로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도 2025년 8월 기준 38%에 달한다. 무주군민 10명 중 4명은 노인인 셈이다. 2022년 기준으로 인구 10만명당 100세 이상 인구가 전국 최다인 73.2명일 정도다.

이런 무주군에 최근 천지가 개벽할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달 3일 대기업 현대로템이 항공우주 연구단지와 제조시설을 무주군 산골에 조성하기로 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현대로템의 무주기지는 무주군 적상면 방이리 일원에 76만㎡(약 23만 평) 규모로, 초음속 덕티트 램제트 엔진을 비롯한 극초음속 이중램제트 엔진, 우주발사체용 메탄 엔진 등이 생산될 예정이다.

무주군민이 무주군수에게 바라는 건, ‘현대·대기업 등 추가 유치’

이제 2만여명 밖에 안 남은 무주군민의 기대는 하늘을 찌른다. 무주군 가는 곳마다 ‘무주의 미래를 바꾸는 항공우주기업 현대로템’ 같은 환영현수막으로 도배가 되어있다. 지역의 산업 구조 변화와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지방소멸 위기 극복까지 이어지리라는 절박한 기대가 담겨있다.

최근 지역언론의 여론조사 결과만 봐도 무주군민의 진심을 알 수 있다. ‘차기 무주군수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를 묻는 질문에 ‘현대·대기업 등 추가 유치’가 3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무주군민들이 단순한 개발 사업보다는 일자리와 지역경제 기반 확충을 핵심 과제로 인식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최근 한국기업평가의 평가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신용등급 A+ 수준의 우량 대기업이다. 국내 사업기반이 안정적인 가운데 방산 수출 확대로 수익구조와 영업실적이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전사 매출액 5조 8,390억원(전년 대비 +33.4%), 영업이익률 17.2%(전년 대비 +6.8%p)를 기록했다. 2025년말 기준 전사 수주잔고는 29조 7,735억원으로 5년치 이상의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Capa 증설 등 투자자금 소요에도 매우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전망이다. 운전자본 및 투자부담을 상회하는 영업창출현금력을 바탕으로 최근 3개년 연평균 4,653억원의 잉여현금흐름(FCF)를 창출했다. 2025년말 순현금(현금성자산-차입금)은 전년말 대비 7,492억원 증가한 1조 1,430억원을 기록, 실질적 무차입의 우수한 재무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항공우주 글로벌 대기업’이 ‘인구소멸지역 산간오지’로 날아간 까닭은

그런데 왜, 이런 우량 대기업 현대로템이 하필 인구소멸지역인 오지 무주를 선택한 것일까. 그것도 2034년까지 3000억원을 들여 축구장 107개와 맞먹는 76만㎡(약 23만 평) 규모의 항공우주 기지를 굳이 방산 업체가 모인 경남 창원과 우주항공청이 있는 사천을 제쳐 두고 말이다. 기지 조성대상지인 무주군 적상면 일대는 해발 600~800m 산봉우리가 겹겹이 둘러싼 첩첩산중 골짜기에 불과한데.

현대로템의 관계자의 설명은 명쾌하다. 바로 ‘적상면의 지형’을 보고 단번에 투자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거대한 산봉우리가 병풍처럼 사방을 둘러싸 그 자체로 요새 같아 자연 방호벽이 따로 없어서 보안이 생명인 국가 전략 시설을 짓기에 딱이었다”면서 “북한도 미사일로 타격할 수 없겠다”라고 한다.

또한 이곳에 기지를 세워 우주 로켓과 차세대 미사일 등을 개발할 현대로템의 현지 실사단에 따르면 “소나무 숲이 소음과 진동을 흡수하고 단단한 돌산이 방음벽 역할을 한다”면서 “지반이 단단해 발사 시험의 오차도 거의 없을 것으로 첨단 우주 산업을 키울 최적의 입지”라는 평가다.

과연 적상면의 산악 지형은 예로부터 범상치 않았다. 조선은 전국 5곳에 사고(史庫)를 지어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했는데 그중 한 곳이 ‘적상산사고’다. 그렇다면, 산간 오지 무주군, 그중에서도 왕조실록 사고를 두었을만큼 험한 적상면의 산악지형이야말로 우량대기업의 최첨단 항공우주기지를 유치한 핵심동인인 셈이다.

‘대전(설계)-전주(소재)-무주(테스트)’를 잇는 우주 산업 생태계를 완성

산업적 측면의 입지도 탁월하다. 로켓을 만드는 ‘탄소섬유 복합재’를 공급하는 ‘HS효성첨단소재’가 1시간 거리인 전주에, 한국 항공우주·방위산업의 두뇌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국방과학연구소가 역시 1시간 거리인 대전에 있다.

무주 기지가 들어서면 ‘대전(설계)-전주(소재)-무주(테스트)’를 잇는 우주 산업 생태계가 완성되는 셈이다. ‘오지 무주’가 우주산업에 관한한 필요한 입지요건에 최적화된 ‘요지 무주’인 것이다.

전북도와 무주군은 현대로템에 5년간 법인세와 소득세를 100% 면제받는 ‘기회발전특구’ 지정을 약속했다. 적상면 일대에는 현대로템 외에 협력 업체 10여 곳이 동반 입주할 예정이다. 무주군은 이미 부군수를 단장으로 ‘항공우주산업 투자 지원 TF’를 출범, 현대로템을 ‘무주의 향토기업’으로 대접할 준비를 마쳤다.

누가 생각이라도 했을까. 무주군민들이 무심코 흥얼거리던 우주에서 무주로 날아온 반딧불 노래가 ‘글로벌 우량 대기업의 첨단 항공우주산업’이라는 꿈같은 현실이 될 줄. 먹고 살기에 더욱 힘들게 만들었던 ‘요새같은 산악지형’이 알고보니 자연과 조상이 물려준 무주군 최고의 지역자산 보물 노릇을 할 줄.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정기석(tourmali@hanmail.net)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시장연구원 연구위원

경상국립대 창업대학원 6차산업학과 비전임교원

前 국회정책연구위원


뉴스속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금융소비자뉴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여의도동, 삼도빌딩) , 1001호
  • 대표전화 : 02-761-5077
  • 팩스 : 02-761-5088
  • 명칭 : (주)금소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1995
  • 등록일 : 2012-03-05
  • 발행일 : 2012-05-21
  • 발행인·편집인 : 정종석
  • 편집국장 : 백종국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윤정
  • 금융소비자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6 금융소비자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fc2023@daum.net
엔디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