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09-30 14:20 (수)
[금융교육 대전환](3) 금융교육 책임질 ‘금융교육사’ 제도 
[금융교육 대전환](3) 금융교육 책임질 ‘금융교육사’ 제도 
  • 나병문
  • 승인 2026.02.03 14:14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융교육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제도적 대안 ‘금융교육사’ 제도의 도입 필요성

[나병문 칼럼] 지난 글에서는 ‘금융교육을 책임질 주체가 없다’라는 주제를 중점적으로 살펴봤다. 금융교육의 필요성은 널리 공감되고 있지만, 정작 그 책임을 누가 질 것인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는 점이 핵심이었다. 이번 글에서는 그 연장선에서, 금융교육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제도적 대안으로서 ‘금융교육사’ 제도의 도입 필요성을 짚어보고자 한다.

금융교육의 공백은 특정 영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학교·지역사회·금융 현장 전반에 걸쳐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구조적 한계다. 그 문제가 가장 이른 시점에서 드러나는 곳이 바로 학교다. 학교에서의 금융교육은 형식적이고 제한적이다. 학생들은 환율·금리·신용·투자 같은 기본 개념조차 충분히 익히지 못한 채 사회로 진출한다. 교육은 금융 판단과 선택의 순간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금융교육은 그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비교적 분명하다. 금융교육을 책임질 전문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교육의 성패는 교재나 프로그램보다 ‘사람’에 달려 있다. 삶의 단계에 따라 달라지는 금융 문제를 진단하고, 위험을 걸러내며, 선택의 결과까지 설명해 줄 수 있는 믿을 만한 조언자가 절실히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의 금융교육 현장에는 그러한 역할을 감당할 인력이 구조적으로 부족하다. 그 결과 금융교육은 시행되지만 축적되지 못하고, 책임이 남지 않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

물론 제도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금융감독원은 2015년부터 ‘금융교육전문강사 인증 제도’를 운영해 왔다. 강사를 육성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제도다. 다만 연간 양성 인원이 100여 명 남짓에 불과해, 폭증하는 교육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교육 인원의 공급 규모가 충분하지 않다면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교육의 책임 구조다. 금융교육은 다양한 기관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를 전반적으로 관통하는 통합된 책임 체계는 분명하지 않다. 역할은 분산돼 있고 기준은 제각각이며, 지속성도 약하다. 결국 ‘누가, 어떤 수준으로, 얼마나 많이’ 금융교육을 책임질 것인가라는 숙제가 남는다. 이 질문에 대한 확실한 답이 없는 한, 금융교육은 임시방편적 운영에 머물 수밖에 없다.

제도의 한계, ‘공적 전문가’의 부재
여기서 말하는 ‘금융교육사’는 현재의 ‘금융교육전문강사’와 동일한 개념이 아니다. 현행 제도는 국가기관이 인증한다는 의미는 있지만, 국가가 하나의 전문 직역으로 설계·운영하는 체계라고 보기는 어렵다. 활동 범위가 제한적이고, 공공영역에서 지속적·제도적으로 활용되는 구조도 아직 미흡하다. 다시 말해 ‘강사’는 존재하지만, 국가가 책임지는 ‘금융교육 전문가’는 부재한 상태다. 이 차이가 바로 금융교육의 실효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다.

금융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다. 선택을 돕는 판단의 영역이자, 위험을 줄이는 예방 시스템이다. 금융은 의료나 법률과 마찬가지로 잘못된 조언이 곧바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분야다. 특히 고령층·청년층·자영업자처럼 금융 스트레스가 큰 집단일수록 조언의 질은 곧 생존의 문제로 직결된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누가 책임지는 전문가인가’를 제도적으로 명확히 규정하지 못한 채, 교육의 양적 확대에만 머물러 왔다.

따라서 금융교육을 책임질 주체는 최소한 네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전문성, 독립성, 윤리성, 그리고 책임성이다. 금융상품 구조와 신용·채무·재무설계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능력, 특정 이해관계로부터의 독립, 취약계층을 고려한 윤리 기준, 그리고 잘못된 조언에 대한 제도적 통제 장치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이 네 가지를 동시에 담보하려면 단순한 ‘자격증’이 아니라 ‘전문직 제도’가 필요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가칭 ‘금융교육사’ 제도가 요구된다. 변호사나 회계사처럼 완전한 국가전문자격까지는 아니더라도, 국가가 기준을 설정하고 공공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공적 전문가 체계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확대 개편의 방향, ‘금융교육사’ 제도 도입
이 제도는 하루아침에 만들 수 없다. 사회적 합의와 정교한 설계가 필수다. 금융교육을 단순 한 ‘강의’가 아니라 공공서비스로 재정의하고, 금융교육 인력을 ‘강사’가 아닌 ‘전문가’의 개념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자격 부여와 운영, 관리가 일관되게 작동하는 독립적 관리체계 역시 필요하다.

명칭부터 달라져야 한다. 이 글에서는 금융교육의 책임성을 분명히 드러내는  ‘금융교육사’라는 이름을 제안한다. 현행 인증제는 단순 보완이 아니라 전면적 확대 개편이 필요하다. 자격증 발급기관의 위상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시험·평가 관리, 재교육·윤리 기준, 자격 갱신 체계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또 하나의 핵심은 등급제 도입이다. 자격 취득 난이도와 활동 범위를 차등화해, 역량에 맞는 배치가 가능하게 해야 한다. 이와 함께 국가 책임 구조 확립, 위탁 전문교육기관 확보, 활동 영역과 보수 구조 정립이 병행될 때 비로소 현장에서 신뢰받는 금융교육 전문가를 양성할 수 있다.

금융교육사 제도는 금융교육을 ‘복지 차원의 지원’이 아니라 ‘국가 금융안전망 구축’의 문제로 끌어올리는 정책이다. 금융사기·과잉부채·불완전판매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개인의 금융 안정성을 높이는 예방 인프라다. 다음 글에서는 금융교육사에게 요구되는 핵심 역량과 윤리 기준, 그리고 전문화된 위탁교육기관이 갖추어야 할 조건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 소개

나병문(rabmna1958@naver.com)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시장연구원 연구위원
-SN경영연구원장
-경영학박사, 전 우리은행 지점장


뉴스속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금융소비자뉴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여의도동, 삼도빌딩) , 1001호
  • 대표전화 : 02-761-5077
  • 팩스 : 02-761-5088
  • 명칭 : (주)금소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1995
  • 등록일 : 2012-03-05
  • 발행일 : 2012-05-21
  • 발행인·편집인 : 정종석
  • 편집국장 : 백종국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윤정
  • 금융소비자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6 금융소비자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fc2023@daum.net
엔디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