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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한국 경제의 차세대 전략산업
K-방산, 한국 경제의 차세대 전략산업
  • 나병문
  • 승인 2025.08.19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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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관계기관은 좌고우면하지 말고 ‘K-방산 전략산업화’를 추진해야

[나병문 칼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베트남과 2억 5천만 달러 규모의 K-9 자주포 20문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는 공산권 국가와의 첫 방산 계약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거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번 계약으로 한국은 유럽과 중동을 넘어 아시아에서도 방산 수출 강국으로 자리매김할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 방산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2022년 한 해에만 173억 달러어치를 수출했다. 특히 K-9 자주포는 지금까지 1,300문 이상이 외국에 팔렸다. 세계 자주포 수출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실적이다. K2 전차, FA-50 경공격기, 지대공 미사일 등도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각국이 군비 확충에 나서면서 한국 방산은 전례 없는 기회를 맞고 있다.

방위산업은 무기의 대량 생산과 정비는 물론 현지 생산으로 이어지는 공급망을 형성함으로써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그에 따른 고용 창출 효과도 크다. 나아가 우리 무기를 수입한 상대국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방위산업은 단순한 무기 판매를 넘어 경제와 외교, 나아가 국가 안보 전략과 직결되는 산업이다. 조선, 반도체, 자동차에 이어 방산이 한국의 차세대 전략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이유다.

이처럼 K-방산이 유례없이 잘나가는 중이지만, 앞날이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기존 방산 강국들의 견제가 이미 시작됐기 때문이다. 오랜 역사를 가진 유럽 방산업체들은 한국산 무기의 가성비와 납기(納期) 준수, 나토 규격 호환성 등을 높이 평가하며 자사(自社)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한다. 미국도 자국 무기 수출에 영향을 미칠까 봐 한국의 약진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한국산 무기의 기술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은근히 견제하기도 한다.

시급한 기술 자립과 시장 다변화

K-방산의 취약점은 기술·부품 의존성이다. 우리 방산 역사가 매우 짧은 탓에 완전한 기술 자립이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예컨대 K-9 자주포의 엔진은 독일산, 일부 전자 장비는 미국산이다. 만약 독일이나 미국이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면 한국 방산의 해외 진출은 한순간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실제로 일부 중동 국가와의 협상에서 미국의 부품 통제 때문에 계약이 지연된 사례도 있다.

방산 선진국의 협조 없이는 무기 수출이 제한되는 구조적 취약점이 드러난 셈이다. 서둘러 기술 자립도를 높여야 하는 이유다. 이처럼 ‘방산 독립’의 길은 아직 멀지만 실망하기엔 이르다. 다행스럽게 최근 몇 년 사이에 우리나라의 방산 수준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몇 가지 문제점만 해결한다면 K-방산은 얼마든지 ‘양적 성장’에서 ‘질적 도약’으로 나아갈 수 있다.

현지 생산과 파격적인 기술이전. 맞춤형 금융지원도 필요하다. 그와 관련해 장원준 전북대학교 교수는 “국가별로 요구 조건이 달라서 이를 얼마나 잘 충족하느냐가 K-방산 수출의 성패를 좌우한다. 최근 폴란드가 한국이 제시한 금융지원 조건을 거부한 것만 봐도 이런 조건들을 얼마나 유연하게 반영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한 무기 판매 수준을 넘어 다양한 옵션을 제공함으로써 상대국과의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말이다.

시장 다변화도 빼놓을 수 없다. 유럽 중심의 수출 구조는 정치적 변수에 따라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 따라서 신흥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방위산업의 수출시장도 동유럽 중심에서 중동·아시아로 확대하고, 현지국과 공동개발·기술 이전을 통해 생산 기반을 만들면 수출이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방산 4강’ 반드시 실현하자

전문가들은 K-방산의 도약을 위해서 정부와 민간이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민간 기업만으로는 K-방산의 안정적인 수출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방산 수출은 개인 간 거래가 아닌 국가 간 계약으로 국가 신용도나 수출금융 조건 등이 중요하므로, 그에 대한 정부의 획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그에 대해 김대영 군사평론가는 “수출입은행 대출 규모를 늘리고 장기 저리 금융 프로그램 등의 금융지원이 시급하다”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가 ‘방산 4강’의 꿈을 달성하려면 필요한 게 또 있다. 외교 차원의 적극적인 뒷받침이다. 방산은 산업이자 외교이기 때문이다. 수출 대상국과 정부 차원의 전략적 파트너십 확보는 물론, NATO나 EU 같은 선진 안보·경제 연합체와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단순히 무기 계약이 아니라, “안보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브랜드화 전략도 필요하다. 지금까지 한국 무기는 ‘저렴하고 납품이 빠르다’라는 장점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제는 거기에 ‘품질과 신뢰성’이라는 이미지를 더해야 한다. 글로벌 방산 전시회, 국제 안보 협력 포럼 등에 적극 참여하여 한국산 무기의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간다면 머지않아 진정한 방산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K-방산은 한국 경제와 안보의 새로운 축이 되었다. 그동안 반도체, 자동차, 조선업이 한국 경제를 이끄는 원동력이 되었듯이, 방산 역시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그러려면 앞에서 거론한 전략들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 지금이 K-방산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기회다. 정부와 관계기관은 좌고우면하지 말고 ‘K-방산 전략산업화’를 추진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경제와 안보를 동시에 지키는 길이다.

저자 소개

나병문(rabmna1958@naver.com)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시장연구원 연구위원

-SN경영연구원장

-경영학박사, 전 우리은행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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