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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사업, ‘마을기업’의 책임경영으로
마을사업, ‘마을기업’의 책임경영으로
  • 정기석
  • 승인 2025.08.04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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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마을의 사업지 마다 사업전문가와 주민책임조직 ‘마을기업’의 자율추진 및 자치운영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정기석 칼럼] 마침내, 마을기업의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마을기업 지원 제도가 시행된지 무려 15년 만이다. 지난 23일 '마을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된 것이다.

‘마을기업’이란 지역 주민이 각종 지역 자원을 활용한 수익사업으로 소득 및 일자리를 창출하는 마을 단위의 기업을 말한다. 나아가 인구 소멸 등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지원방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마을기업은 법적 근거도 없는 상태로 단지 행안부 지침에 따라 2011년부터 시행됐다. 그럼에도 현재 전국에서 1,726개에 달하는 마을기업이 도시의 동네, 농어촌의 마을마다 설립,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마을기업 현장에서는 우려과 걱정이 많았다. 법적 근거가 없으니 늘 불안한 상태에서 사업의 불확실성과 예측불가능성이 상존했다.

1년 후 본격 시행될 마을기업법 제정안은 기본계획과 시행계획 수립·시행, 활동 및 사업 현황에 관한 실태조사 실시, 마을기업 육성·지원위원회 설치, 마을기업 지정 및 행·재정적 지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인구감소지역에 더 절실한 ‘마을기업’

특히, 인구감소지역에서 설립·운영하는 마을기업과 청년마을기업에 대한 우대 근거가 포함된 점이 눈에 띈다. 지역균형발전과 지역소멸대응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적 지원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제로도, 마을기업의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인구감소지역에서 마을기업 정책 효과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감소지역의 마을기업 지정 비중은 전국(누적 2,386개)의 34%(820개)였으나 지난해 말 현재 운영 비중은 39.9%(전체 1,726개 중 689개)로서 지정 대비 존속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행안부는 마을기업법 상 인구감소지역과 청년마을기업에 대한 우대 등 맞춤형 지원을 구체화하려는 각오다. 지역소멸위기 대응에 마을기업이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더욱 기울이겠다는 것이다.

윤호중 행안부장관도 "마을기업이 지방소멸로 와해되고 있는 지역공동체 복원과 뿌리경제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을기업이 가장 필요한 ‘농어촌마을’

그렇다면, 오늘날 인구감소 및 지역소멸 위기가 가장 첨예화된 곳이 바로 농어촌마을이다. 마을기업이 가장 필요한 곳은 농어촌마을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전국의 농어촌마을마다 벌어진각종 농어촌지역개발사업 현장을 들여다보면 아쉽게도 마을기업은 잘 보이지 않는다.

가령, 지난해 '어촌뉴딜300 사업'의 감사원 감사결과는 ‘총제적으로 부실했다’는 한줄로 요약된다. 단기간에 다수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업 추진체계 미비, 사업계획의 타당성 부족, 예산집행률 저조 등 문제점이 나타났다.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사업책임주체의 부실 또는 부재로 집약된다. 이 사업의 계획, 관리, 운영을 책임질 사업주체가 마을주민들의 책임조직인 ‘마을기업’이 아니라는 점이다. ‘책임지고 싶어도 책임질 수 없는’ 외부의 지원기관일뿐인 행정기관이 주요사안마다 판단하고 결정하는 사업쳬계와 구조때문이다.

게다가 어촌뉴딜300사업의 이같은 시행착오와 실패사례를 참고, 2023년부터 후속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어촌신활력증진사업도 크게 다르지 않은 사업체계와 구조를 안고 있다. 실패가 다시 반복될 우려와 위험이 높다는 뜻이다.

실제로도 대상지 선정, 자문, 기본계획 심의 등 여러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사업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중간지원조직을 비롯한 행정력(컨트롤타워)의 부실 또는 부재의 문제가 가장 본질적이고 치명적이라는 게 현장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따라서, 어촌의 현장과 현실을 가장 잘 아는 현장조직인 사업전문가와, 어촌의 현장과 현실을 가장 사랑하는 주민사업조직 ‘마을기업’의 자율추진 및 자치운영 시스템으로 근본적으로 사업체계와 구조를 전환하는 게 상책일 것이다.

행정은 예산만, 사업의 권한은 마을기업이, ‘팔길이의 원칙’을

태생적으로, 이 사업의 관리와 감독 권한을 행사하는 행정기관이나 연구기관, 그리고 협의체 등 거버넌스는 실질적, 효과적으로 가동되기 어렵다. 공모신청서 상, 사업계획서 상으로만 실재하는, 시한부 임시가설조직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설사 이 사업을 책임지고 싶어도 마을의 외부인으로서 책임질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마을주민(마을기업) 사업현장의 접점에서 만나는 지자체 실무공무원의 역할은 사실상 사업의 성태를 좌우할 정도로 결정적이다. 사업의 향방과 여부에 대한 판단권, 결정권을 사실상 거의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불행히도 그들은 이 사업에 대한 경험과 이해가, 이 일을 전업으로 삼고 있는 현장의 전문가그룹보다 낫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해당 담당공무원의 수준과 역량에 맞춰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운영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어이없는 현실이다.

다행히 해법은 어렵지 않다. 명확하다. 근본적으로, 구조적으로 농어촌마을의 사업지 마다 사업전문가와 주민책임조직 ‘마을기업’의 자율추진 및 자치운영 시스템으로 전환하면 된다. 이제 마을기업법이라는 법적 근거까지 마련되었으니 그 적기가 도래했다.

그렇게 이제 행정조직은, 간섭은 하지 않고 예산지원만 하는 ‘팔길이의 원칙’을 견지하면 된다. 정부는 마을과 마을기업에 예산만 지원하면 된다. 농정공무원이 없이 농민회에게 맡겨 자조하고 자치하는 중간지원조직, 유럽의 농업회의소처럼 말이다.

그게 아니면, 마을주민들이 함께 세우고 꾸리는 마을기업이 농어촌마을사업의 권한과 책임을 갖지 않으면, 농어촌마을사업의 실패와 오류는 무한 반복되고 말 게 뻔하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정기석(tourmali@hanmail.net)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시장연구원 연구위원

경상국립대 창업대학원 6차산업학과 비전임교원

前 국회정책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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