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권의종 논설실장] 지속가능한 경제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기후위기, 자원 고갈, 불평등 심화, 고령화 등 복합적 위기 속에서 경제는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이런 시대에 금융은 단순한 이윤 추구 기능을 넘어,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포괄하는 책임과 기회를 동시에 지닌 주체로 진화해야 한다. 금융은 지속가능성의 도구가 아니라, 지속가능성 자체의 기반이 되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금융은 단순한 친환경 투자나 사회적 책임 활동에 머무르지 않는다. 자본의 흐름을 장기적 가치 창출과 연계하고, 경제 구조 전환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체계적 전략이 되어야 한다. 특히 기후금융, 녹색채권, 사회적 채권, 탄소 감축 관련 프로젝트 투자는 금융기관이 수익성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대표적 사례다.
이를 위해 ESG 정보공시 의무화, 금융상품의 지속가능성 평가 체계 도입, ESG 투자 리스크 관리 체계 강화 등이 병행돼야 한다. 궁극적으로 금융기관은 고객, 주주, 사회와의 신뢰 기반을 공고히 하고, 자본의 흐름을 사회 전체의 지속가능한 미래로 유도해야 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제도·문화의 변화가 필요하다.
기후금융, 미래 생존 전략으로 전환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도 이내로 제한하자는 국제 사회의 목표는 막대한 자본 투입 없이는 달성할 수 없다. 신재생에너지, 에너지 효율화, 친환경 교통, 그린빌딩 등 기후 대응 인프라는 모두 자본이 필요한 분야이며, 여기서 금융의 역할은 핵심적이다.
기후금융은 공공 투자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민간 금융기관의 적극적 참여가 필수다. 이를 위해 '녹색 분류체계(Taxonomy)'를 정립해 진정한 녹색 투자 기준을 명확히 하고, 탄소 감축 효과를 계량화하여 금융상품 평가에 반영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또한 중앙은행과 금융감독당국은 기후 리스크를 시스템 리스크로 인식하고, 이에 따른 스트레스 테스트와 자본 건전성 규제 개편을 병행해야 한다.
한국 금융기관은 글로벌 기후금융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ESG 전담 조직 확대, 기후 관련 정보공시(TCFD 권고 이행), 국제 그린본드 기준 준수 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며, 정부는 세제 혜택, 보증, 리스크 분산 정책으로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
사회적 금융, 포용적 성장의 핵심 축
지속가능성은 환경에 국한되지 않는다. 경제적 불평등, 고령화, 청년 실업, 지역 격차 같은 사회 문제 해결에도 금융은 핵심 수단이 될 수 있다. 사회적 금융은 복지정책의 보완재이자, 사회문제 해결의 전략적 파트너다.
사회적 금융에는 마이크로크레딧, 사회적기업 금융, 임팩트 투자, 지역 투자펀드 등이 포함된다. 이들은 수익률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와 재무적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려한다. 특히 ESG의 'S' 항목을 구체화하고, 측정 가능한 기준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사회적 금융 확산을 위해서는 사회적 가치 평가기관, 사회적 금융플랫폼, 공공-민간 매칭펀드 등 관련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며, 금융기관 내부의 평가·보상 체계도 이에 부합하도록 조정돼야 한다. 시민 참여형 펀드, 지역주도형 금융상품 등은 사회적 금융의 저변을 넓히는 효과적 수단이다.
ESG 통합관리와 지속가능 투자 생태계 조성
ESG는 더 이상 비재무적 고려사항이 아니다. ESG는 투자, 리스크 관리, 상품 설계, 고객 상담 등 금융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기준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한국의 ESG 금융은 아직 표준화 부족, 정보 비대칭, 과잉 마케팅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ESG 정보공시 의무화와 국제 기준과의 정합성 확보, ESG 평가지표와 등급체계의 투명성 제고, 투자 리스크에 대한 내부통제 기준 명확화가 필요하다.
금융당국은 ESG 기반 금융상품 개발을 촉진하고, 자산운용사와 보험사가 지속가능 투자 원칙을 내재화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기업들도 ESG 활동이 투자자 관계(IR)에 직결되는 환경에 맞춰, 실질적 성과 중심의 경영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지속가능 금융은 단기적 유행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새로운 작동 원리로 자리 잡아야 한다. 이 전환의 중심에는 금융기관의 전략적 결단과 정부의 시스템 설계가 함께 있어야 한다.
정리
▪ 금융은 기후 위기, 사회 문제, 경제 전환에 대응하는 핵심 수단이자 책임 주체로 진화해야 한다.
▪ 기후금융, 녹색채권, 사회적 금융의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재정적 인프라 구축이 필수다.
▪ ESG 정보공시, 평가지표 표준화, 투자 리스크 관리 체계 정비를 통해 ESG 기반 금융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 지속가능 경제로의 전환은 금융의 본질을 '이윤'에서 '미래 가치 창출'로 재정립하는 과정이며, 이에 걸맞은 정책과 거버넌스 정비가 시급하다.
필자 소개
권의종 (iamej5196@naver.com)
- 금융소비자뉴스 논설실장 겸 금융소비자연구원장 (경영학박사)
- 사단법인 서울이코노미포럼 공동대표
- 사단법인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시장연구원장
- 전 호원대학교 무역경영학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