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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금융, 새판 짜기](61) 감독도 혁신할 수 있다
[한국 금융, 새판 짜기](61) 감독도 혁신할 수 있다
  • 권의종
  • 승인 2025.07.02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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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미래, 통제와 창의의 균형에서 결정...제도적 변화뿐 아니라 문화적 전환 병행돼야

[금융소비자뉴스 권의종 논설실장] 금융감독과 규제는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과 공정한 질서 유지를 위한 필수적인 안전장치다. 그러나 과도한 규제는 시장의 창의성과 역동성을 저해하고, 경직된 구조는 오히려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

이제는 감독과 규제를 '혁신의 대척점'이 아닌 '혁신을 설계하는 인프라'로 바라보는 시각 전환이 필요하다. 규율과 창의가 공존하는 금융 생태계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가 금융정책의 핵심 과제가 되어야 한다.

금융의 디지털 전환과 기술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혁신과 규제가 충돌하는 지점이 많아지고 있다. 감독당국은 새로운 서비스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위험 요인을 예측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분석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금융기업 또한 규제를 수동적으로 따르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전략적 자산으로 삼아 선제적으로 위험을 설계하고 대응하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감독기관과 시장 참여자 간의 긴밀한 소통 구조, 실험 기반의 규제 테스트베드, 실패를 용인하는 리스크 감수 문화 등이 함께 구축되어야 한다.

감독은 혁신을 억누르는가, 유도하는가

많은 기업이 감독의 엄격함으로 인해 실험조차 어렵다고 호소한다. 금융감독은 규범 위반을 처벌하는 감시자라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혁신은 본질적으로 불확실성을 동반하며, 감독당국이 모든 변화를 예측하거나 사전 통제하기는 어렵다. 규제가 혁신을 억제하는 장벽이 아니라, 방향을 제시하고 안전한 실험을 지원하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감독기관은 정책적 의도를 명확히 전달하고, 사후 제재보다 사전 가이드라인 제공, 실시간 피드백, 공동 모니터링 등 유연한 감독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

규제가 경직되고 불확실할수록 시장은 위축되며, 신기술은 법의 사각지대에 머무르게 된다. 감독이 기술과 혁신의 동반자로 작동할 수 있는 구조가 바로 진정한 규제혁신의 출발점이다.

혁신은 위험을 포함하고, 위험은 설계 가능하다

혁신은 본질적으로 위험을 수반한다. 새로운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은 기존 규제 프레임과 충돌하거나, 사회적·금융적 예기치 못한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위험을 제거하는 접근은 현실적이지 않다. 오히려 위험을 예측 가능하고 통제 가능한 방식으로 구조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감독기관은 이를 위해 '위험 중심 규제(Risk-Based Regulation)'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서비스의 위험 성격, 발생 확률, 파급력을 기준으로 차등화된 규제와 감독을 설계함으로써 효율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

대규모 시스템 리스크나 소비자 피해 가능성이 큰 사업에 대해서는 강화된 감독이 필요하겠지만, 실험 단계의 서비스에는 보다 유연하고 관용적인 접근이 가능하다.

금융회사 역시 내부통제, 리스크 평가, 외부 감사 등을 통해 자율적인 위험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감독당국과의 '공동 위험관리 플랫폼'으로 연계할 수 있어야 한다. 감독은 위험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과 함께 위험을 설계하고 관리하는 공동의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규제혁신을 위한 공감과 실험의 생태계 조성

감독과 혁신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제도적 변화뿐 아니라 문화적 전환이 병행돼야 한다. 첫째, 감독기관과 산업계 간 신뢰 기반 소통이 필수다.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규제 설계, 정책안에 대한 사전 협의, 규제 효과의 사후 평가 체계를 마련해 규제 품질을 높여야 한다.

둘째, 감독기관은 신기술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블록체인, AI, 데이터 분석 등 기술을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정책 분석 및 리스크 평가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술혁신 전담팀 설치, 외부 전문가 활용 등이 필요하다.

셋째, 규제 테스트베드와 샌드박스 제도를 전략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실패를 허용하고, 실험에서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도를 개선하는 '정책 실험실'로서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이는 규제를 느슨하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보다 정교하고 실증적인 방식으로 규제를 설계하기 위한 접근이다.

정리

▪ 금융감독은 규율과 창의가 조화를 이루는 균형 지점에서 작동해야 하며, 혁신을 촉진하는 기반 인프라로 재정립되어야 한다.

▪ 혁신은 위험을 내포하며, 감독은 그 위험을 통제 가능한 형태로 구조화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 감독당국은 현장과의 신뢰 기반 소통, 기술 전문성 강화, 실험 기반의 피드백 구조 정착 등을 통해 혁신 친화적 감독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 규제는 억제보다 유도, 감독은 통제보다 설계라는 시각 전환이 금융 혁신 생태계 조성의 출발점이다.

필자 소개

권의종 (iamej5196@naver.com)

- 금융소비자뉴스 논설실장 겸 금융소비자연구원장 (경영학박사)

- 서울이코노미포럼 공동대표

-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시장연구원장

- 전 호원대학교 무역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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