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09-30 14:15 (수)
[한국 금융, 새판 짜기](60) 한국형 규제모델, 이제는 수출하자
[한국 금융, 새판 짜기](60) 한국형 규제모델, 이제는 수출하자
  • 권의종
  • 승인 2025.07.01 06:55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는 규제를 통해 금융을 다시 짠다...한국은 규제 수입국에서 벗어나, 규제 수출국으로 도약할 준비해야

[금융소비자뉴스 권의종 논설실장] 금융은 국경 없는 산업이다. 글로벌 자본 이동이 급증하고, 가상자산·핀테크·AI 금융 같은 신기술이 확산되면서, 세계 각국은 금융시장의 안정성과 혁신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새로운 규제 패러다임을 모색 중이다. 이제 한국도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우리 금융 환경에 맞는 ‘한국형 금융 규제 모델’을 재정립할 시점이다. 국제 기준을 수용하되, 일방적 추종이 아니라 전략적 해석과 적용이 중요하다.

미국과 유럽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형 금융기관의 투기적 행태를 억제하기 위해 거버넌스 강화, 레버리지 제한, 유동성 규제, 스트레스 테스트 등을 주요한 규제 프레임으로 채택해 왔다.

싱가포르와 영국 등은 핀테크 기업의 혁신을 장려하기 위해 규제 샌드박스 도입과 함께 데이터 공유 체계를 구축하고, 고객 중심 규제 모델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은 이들 국가의 경험을 참고하되, 자국 금융 산업의 특성과 제도적 맥락을 반영한 '선택적 수용 전략'이 필요하다. 지나친 모방은 국내 시장의 왜곡을 초래할 수 있으며, 반대로 폐쇄적 태도는 글로벌 신뢰와 협력을 저해한다.

주요국 규제 패러다임의 변화

세계 주요국은 최근 몇 년간 금융 규제에 있어 뚜렷한 패러다임 전환을 경험하고 있다. 미국은 ‘도드-프랭크법’ 이후,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SIFI)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자산 건전성과 유동성 비율에 대한 규제를 정례화하고 있다. 또한 연준은 금융사의 위기 대응 역량을 평가하기 위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시행하고 있으며, 소비자 금융보호국(CFPB)을 통해 금융소비자 보호도 병행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ESG 정보 공시 의무화, 지속가능금융 분류체계(택소노미), 역내 데이터 공유 규칙 마련 등을 통해 비재무적 요소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금융이 환경·사회·지배구조를 반영한 방향으로 자본을 유도하도록 하고 있다.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 독자적인 금융 감독 체계를 구축하며 기술친화적 규제를 추진하고, 규제 혁신 허브와 테스트베드를 통해 신산업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아시아권에서는 싱가포르가 핀테크 중심지로 부상하기 위해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고, 오픈뱅킹 및 API 표준화 등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 중심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일본은 고령사회에 대응하고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지역은행 구조조정과 디지털 금융 확대를 병행 추진 중이다.

한국형 금융 규제 모델, 왜 필요한가

국제 규제 기준이 점차 통일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국의 금융시장 구조와 문화적 배경, 발전 단계는 상이하다. 동일한 규제를 획일적으로 적용할 경우, 오히려 국내 금융산업의 특성과 충돌하거나 효율성을 저해할 수 있다.

예컨대 자산운용 중심의 미국과 달리 대출 중심의 한국 금융 시스템에서 바젤Ⅲ의 자본 규제를 동일하게 적용하면, 신용 공급 위축이라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ESG 공시 의무화도 대기업 중심의 유럽에서는 자연스럽지만,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에서는 실행 가능성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한국은 국제 규범을 준수하되, 자국의 금융 구조, 기업 생태계, 금융소비자 수준 등을 고려한 '한국형 금융 규제 프레임'을 개발해야 한다. 이는 글로벌 정합성과 국내 실효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실용적 전략이다.

규제 수입에서 규제 수출로: 한국의 과제

이제 한국은 규제 수입국에서 벗어나, 규제 수출국으로 도약할 준비를 해야 한다. 이는 국격의 문제를 넘어, 국내 금융사의 해외 진출과 국제 거래에서 한국 규제의 신뢰도가 경쟁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한 과제로는 첫째, 국제 기준과의 정합성 확보가 있다. 바젤Ⅲ, IFRS, FATF 등 국제 규범에 대응하기 위한 법·제도 정비와 함께, 상시적 이행 점검 체계가 필요하다.

둘째, 글로벌 규제 논의 참여 확대다. 국제기구, 아시아 금융 협의체, 다자 포럼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한국의 금융철학과 제도적 경험을 반영하고, 아시아권의 시각을 대변해야 한다.

셋째, 규제 데이터와 통계 기반 정비다. 국제 비교가 가능한 표준화된 데이터 체계를 구축하고, 금융감독 시스템을 국제 시스템과 연계해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

넷째, 시장 참여자 교육이다. 금융회사, 감독당국, 소비자, 언론 등 전 구성원이 글로벌 금융 규제 흐름을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

정리

▪ 글로벌 금융규제는 유동성, 투명성, ESG 등 다원적 가치 기반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전략적 수용이 중요하다.

▪ 한국은 획일적 모방이 아닌, 선택적 수용과 차별화된 해석을 통해 ‘한국형 금융규제 모델’을 수립해야 한다.

▪ 국제 기준 정합성 확보, 국내 실정 반영, 규제 실효성 제고가 병행되는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

▪ 장기적으로는 한국 규제를 글로벌 시장에 수출할 수 있도록 제도, 인재, 데이터 인프라를 종합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필자 소개

권의종 (iamej5196@naver.com)

- 금융소비자뉴스 논설실장 겸 금융소비자연구원장 (경영학박사)

- 서울이코노미포럼 공동대표

-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시장연구원장

- 전 호원대학교 무역경영학부 교수


뉴스속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금융소비자뉴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여의도동, 삼도빌딩) , 1001호
  • 대표전화 : 02-761-5077
  • 팩스 : 02-761-5088
  • 명칭 : (주)금소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1995
  • 등록일 : 2012-03-05
  • 발행일 : 2012-05-21
  • 발행인·편집인 : 정종석
  • 편집국장 : 백종국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윤정
  • 금융소비자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6 금융소비자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fc2023@daum.net
엔디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