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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금융, 새판 짜기](57) 공공성 없는 수익, 수익 없는 공공성은 실패다
[한국 금융, 새판 짜기](57) 공공성 없는 수익, 수익 없는 공공성은 실패다
  • 권의종
  • 승인 2025.06.3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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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만 좇는 금융, 지속 불가능...경영진 평가 항목에 공공성 지표를 포함하고, 이를 보상과 연계하는 제도화 필요
<연합뉴스>

[금융소비자뉴스 권의종 논설실장] 금융은 단순한 수익 창출 산업이 아니다. 자본의 흐름을 조절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며, 경제의 균형과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는 공공 기능을 수행한다.

그러나 금융회사가 수익 극대화에만 집중하면 공공성은 훼손되고, 시장은 왜곡되며, 금융소비자는 피해자가 된다. 공공성과 수익성의 균형은 단순한 윤리 문제가 아닌,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과 사회적 신뢰를 위한 핵심 과제다.

최근 금융기관들은 성과주의와 시장 점유율 확대에 치우치며 사회적 책임과 포용적 금융이라는 본래 역할이 후순위로 밀려나고 있다. 고령자,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회피, 저소득층의 보험 가입 제한, 영세 사업자 대상 자금지원 축소 등은 수익성 논리에 따른 구조적 배제 현상이다.

공공성과 수익성은 대립 개념이 아니라, 전략적 균형을 통해 함께 추구할 수 있는 목표다. 이를 위해 금융기관은 내부 지표와 경영 철학에 공공성을 명시적으로 반영하고, 정부는 이를 뒷받침하는 평가지표와 제도적 유인을 제시해야 한다.

금융기관의 공공책무, 왜 다시 강조되는가

과거 금융은 산업 육성과 내수 진작, 서민 보호의 중추로 기능하며 ‘국가 경제의 혈맥’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민영화와 시장 자율화 흐름 속에서 공공 기능은 약화됐고, 금융기관은 점차 수익 중심 기업으로만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는 고위험 고수익 상품 위주의 영업, 대기업 중심 자금 배분으로 이어졌고, 금융의 공공성에 대한 기대와 괴리를 낳았다.

하지만 고령화, 디지털 격차, 지역 소멸, 양극화 등 사회 구조적 문제들이 심화되면서 금융의 공공적 역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는 단순한 도덕적 당위가 아니라, 금융이 사회 통합과 경제 안정의 인프라로서 작동해야 한다는 실질적 요구다. 사회는 금융기관이 영리 기업이면서도 일정 수준의 공공책무를 수행하는 ‘이중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포용금융과 사회책임투자, 실천의 시스템화

공공성과 수익성의 균형을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다음과 같은 제도적 실천이 필요하다.

첫째, 포용금융의 제도화다. 이는 청년, 고령자, 장애인, 지역 주민 등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접근 전략이다. 예를 들어, 디지털 접근이 어려운 고령층을 위한 대면 서비스 확대, 금융문맹 해소를 위한 교육 강화, 중금리 대출 활성화 등이 포함된다.

둘째, 사회책임투자(SRI)의 전면화다. ESG 기반의 자산 운용 원칙을 도입해, 금융기관이 환경적·사회적·지배구조 측면에서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기업과 프로젝트에 우선 투자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공기관은 ESG 평가 기준을 제도화하고, 금융기관의 투자활동에 대한 투명한 공시를 요구해야 한다.

셋째, 공공성 평가지표 도입이다. 금융기관의 경영성과를 수익률 중심에서 벗어나, 금융 접근성, 소비자 만족도, 사회적 기여도 등을 반영하는 다층적 지표로 평가해야 한다. 이는 공공성과 수익성을 병렬적으로 추구하도록 유도하는 실효적 수단이 될 수 있다.

감독당국의 역할과 유인 설계

공공성과 수익성의 균형을 실현하려면, 감독당국의 정책 유도와 인센티브 설계가 필수다. 단순한 규제가 아닌, 공공적 기여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서민금융 상품을 일정 비율 이상 공급한 금융기관에 대해 자금조달 금리 인하, 세제 혜택, 규제 완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경영진 평가 항목에 공공성 지표를 포함하고, 이를 보상과 연계하는 제도화도 필요하다. 금융당국은 ‘공공성 우수기관 인증제도’를 도입해 우수 사례를 공개하고, 사회적 책임 수행에 대한 시장의 평가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특히 국책은행이나 공적 금융기관은 민간은행과 구분되는 명확한 사회적 미션을 갖고, 공공성 중심의 평가 체계를 적용해야 한다. 이들 기관이 수익 중심으로 운영되면 존재 이유가 희석되고, 정책 금융의 실효성도 떨어질 수 있다.

정리

▪ 금융기관은 자본의 분배, 사회적 약자 보호 등 공공적 기능을 함께 수행해야 하며, 이는 수익성과 병립 가능한 전략적 목표다.

▪ 포용금융 제도화, ESG 기반 사회책임투자, 공공성 평가 지표 도입은 균형을 실현하는 핵심 수단이다.

▪ 감독당국은 규제보다는 유인 중심 정책을 통해 금융기관의 공공 역할을 확대하고, 인센티브 기반의 경영평가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 국책금융기관은 수익성보다 공공성을 중심으로 한 별도 평가·감독 체계를 적용해야 한다.

필자 소개

권의종 (iamej5196@naver.com)

- 금융소비자뉴스 논설실장 겸 금융소비자연구원장 (경영학박사)

- 서울이코노미포럼 공동대표

-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시장연구원장

- 전 호원대학교 무역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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