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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 입법과제](68) 국회, 이제 ‘푸드테크산업육성법’ 통과시켜라
[제22대 국회 입법과제](68) 국회, 이제 ‘푸드테크산업육성법’ 통과시켜라
  • 나병문
  • 승인 2024.11.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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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문제 해결의 '첫걸음'...우리나라 푸드테크 분야의 대표 기업들인 컬리, 오아시스, 트릿지 등의 기업가치 평가액 크게 감소...정부, 2022년에 ‘푸드테크산업 발전 방안’을 마련, 국내 농식품산업의 성장 발판으로 만든다는 구상을 내놨으나 이를 종합적으로 뒷받침할 근거법 부재...‘푸드테크관련법’은 국민의 식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법안, 신중하고 꼼꼼한 접근이 필요...법률안 통과에 앞서 전문가 조언 구하고, 실무자와 업계 관계자 의견도 경청해야

지난 5월 30일 제22대 국회가 개원했다. 윤석열 정부의 임기 중후반기, 그리고 다음 정부의 임기 초반기를 함께 할 국회이다. 금융소비자뉴스는 올해 창간 12주년을 맞아서 사단법인 서울이코노미포럼과 공동으로 ‘제22대 국회 입법과제’라는 주제로 온라인포럼을 개최한다.<편집자 주>

■공동주최 : 금융소비자뉴스, (사)서울이코노미포럼

■후원 : (사)전국퇴직금융인협회, (사)금융소비자연맹, 금융소비자연구원, 서울자본시장연구원

[나병문 칼럼] 보도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 푸드테크 분야의 대표 기업들인 컬리, 오아시스, 트릿지 등의 기업가치 평가액이 크게 줄었다고 한다. 이는 과도한 경쟁과 시장 침체 때문으로 알려졌는데, 그와 관련해서 한 조리로봇 업체 CEO는 “선두 업체마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을 정도로 푸드테크업계가 전반적으로 위축돼 있다”라며 “정부 지원 사업이 많이 줄어든 가운데 자금 시장도 경색돼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라고 하소연했다.

‘푸드테크’란 식품을 의미하는 푸드와 기술을 의미하는 테크의 합성어로, 식품의 생산, 유통, 소비의 전 과정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의 첨단기술이 요구되는 산업이다. 즉, 식재료를 생산하는 농업부터 조리된 음식의 배달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친 모든 기술을 뜻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식물성 대체식품이나 간편식품, 제조공정 자동화, 온라인 유통 플랫폼, 서빙·조리·배달용 로봇 등 식생활 분야 전반에 걸쳐 매우 다양하고 광범위한 첨단기술이 요구되는 산업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푸드테크산업의 세계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5천542억 달러에 육박하고, 2017년부터 연평균 약 38%의 높은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선진국들이 앞다투어 이 산업에 발 벗고 나서는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정부는 2022년에 ‘푸드테크산업 발전 방안’을 마련하고 전용 펀드 조성, R&D 지원, 전문 인력 양성, 규제 완화 등을 통해 푸드테크를 국내 농식품산업의 성장 발판으로 만든다는 구상을 내놨다. 문제는 이런 지원책을 종합적으로 뒷받침할 근거법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행 ‘식품산업진흥법’에서 정의하는 식품의 범위가 농축산물을 원료로 하는 식품에 한정돼 있어, 비식품 분야인 온라인 유통 플랫폼, 세포배양 식품, 조리로봇 등이 빠져있기 때문이다.

앞서가는 선진국, 꾸물대는 늑장 국회

주요 선진국들은 진작부터 정부 차원에서 푸드테크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기술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관련 법률을 제정하는 등 제도적 뒷받침에 나서고 있다. 미국 같은 경우는 2020년에 ‘국가 인공지능 이니셔티브 법’을 제정하고 푸드테크 관련 규제 완화 및 기술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EU는 R&D 지원 사업인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을 통해 2021년부터 2027년까지 식품, 농업 등에 약 89억 유로를 투자하는 계획을 세워 시행 중이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는 해당 산업 육성에 필요한 법률적 근거나 지원체계가 빈약하기 짝이 없다. 푸드테크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려면 근거법인 ‘푸드테크산업 육성법’ 제정이 시급하지만, 국회가 늑장을 부리는 바람에 관련법안이 수년째 잠자고 있다. 농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푸드테크산업은 미래 유망 신산업인데도 관련 법이나 뚜렷한 지원체계가 없어서 해당 사업이 산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는 푸드테크산업 육성 법안이 발의되어 상임위원회 의결까지 거쳤지만 여야 정쟁에 뒷전으로 밀리면서 자동 폐기된 바 있다. 22대 국회에 들어서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 김도읍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 등이 각각 법안을 발의했다. 법안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5년마다 푸드테크산업 육성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 푸드테크 전문 인력 양성, 국제 협력 및 해외 진출 촉진, 금융 및 재정 지원 등을 포함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푸드테크산업 육성법은 여야는 물론 부처 간 쟁점이 없고 산업계의 요구가 큰 법안이다. 그런 만큼 전담 기관 지정을 통해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예산의 지속가능성도 확보할 수 있도록 조속한 법 제정이 시급하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별도의 리포트를 통해 푸드테크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조속히 관련 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K-푸드의 인기 속 식품산업 고도화해야

K-푸드의 인기가 날로 높아가는 가운데 식품산업을 고도화해야 한다는 여론도 커지고 있다. 그에 힘입은 업계는 국회에서 조속히 법안을 통과시켜주길 요구하고 있다. 이에 관련 부서인 농림축산식품부도 법 제정을 연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기원 서울대학교 푸드테크학과 교수는 “기존의 법으로는 푸드테크 산업을 더 키울 수 없다. 푸드테크 산업 육성법이 미래 산업의 신성장 동력으로서 올해는 통과되길 바란다”라며 기대를 표했다.

한국푸드테크협의회 회장이기도 한 이 교수는 노동력 부족 문제를 풀 열쇠로 푸드테크산업을 첫손에 꼽았다. 그는 “저출생·고령화로 인구가 빠르게 감소하면서 농촌과 음식점, 학교 급식실 등 식품의 생산·소비와 관련된 곳에서 일할 사람이 부족해지고 있다.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조리·서빙 로봇이나, 예약과 주문을 받아주는 키오스크·테이블오더 플랫폼 등을 활용하는 것만큼 좋은 것도 없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운용 중인 법체계에 따르면, 식품소재 분야는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에 관한 법’의 범주에, 스마트팜·정밀농업 등은 ‘스마트 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의 범주에 속한다. 그런 연유로 푸드테크 산업이 농업과 식품 등 기존 분야 법률이나 제도와 중복되는 부분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그 부분을 지적하면서 “하위법령을 통해 그 대상 등을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라고 피력했다.

‘푸드테크관련법’은 국민의 식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법안이므로 신중하고 꼼꼼한 접근이 필요하다. 기존 법률과의 상충이나 중복에 관해서도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할 것이다. 법률안 통과가 시급하긴 하지만, 전문가들의 조언을 충분히 구하고 실무자와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도 경청해야 할 것이다. 여야는 이번만이라도 부질없는 정쟁을 잠시 내려놓고 제대로 된 입법 활동에 진지하게 임해주길 고대한다.

필자 소개

나병문(rabmna1958@naver.com)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시장연구원 연구위원

-SN경영연구원장

-경영학박사, 전 우리은행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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