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소비자뉴스 최영희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오픈 32시간 만에 신규가입자 50만 가까운 고객을 빨아들이는 무서운 폭발력을 과시했다. 이는 지난해 1년간 시중은행 전체에서 개설된 비대면 계좌 15만건의 무려 3배에 이른다.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실적 행렬에 시중은행들은 잇따라 대책회의를 갖고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28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전날 오전 7시부터 계좌 개설 등 업무를 시작한 카카오뱅크에는 이날 오후 3시 현재 신규계좌 47만개가 개설됐다. 가입자들의 예ㆍ적금 등 수신규모는 1,000억원을 훌쩍 넘는 1,350억원에 달했고, 대출 실행 금액도 920억원(마이너스 통장 미실행 잔액 제외)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한해 시중은행 전체가 유치한 비대면 계좌개설 건수(15만5,000개)의 3배를 넘는 수치이자, 같은 인터넷은행 케이뱅크의 실적에도 크게 앞서는 것이다. 지난 4월 초 출범한 케이뱅크의 경우 가입자 수가 40만명을 넘어서기까지 약 100일이 걸렸고, 수신금액이 1,000억원을 돌파하는데도 일주일이 걸렸다.
특히 4300만 가입자를 보유하며 '국민 모바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의 넓은 고객 기반이 카뱅 흥행의 기반이 됐다는 평가다. 특히 계좌개설시 카카오프렌즈 이모티콘을 제공해 젊은층에서 인기다.
체크카드에도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삽입했다.카카오톡 주소록과 연동한 간편이체도 차별화된 서비스다. 카뱅에 카카오톡 주소록이 떠 이름만 누르면 송금이 가능하다. 수취인은 카뱅에 계좌가 없어도 카톡에 입금 메시지가 왔을 때 본인의 계봐번호와 실명만 입력하면 돈을 받을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최저 연 2.86%로 최대 1억5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상품을 내놓았다. 이 상품은 대출에서 실행까지 5분 정도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중도상환수수료가 없고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통장대출이나 금리가 같다. 다른 은행은 마이너스통장대출이 금리가 더 높다.
최대 300만원까지 연 3.3%의 확정금리로 제공하는 '비상금대출' 상품도 눈에띈다. CB(신용평가사) 1~8등급까지 가능한 대출로 대출신청에서 실행까지 평균 60초가 채 걸리지 않는다. 예상을 완전히 허무는 카카오뱅크의 핵폭탄급 파괴력에 시중은행들이 크게 긴장하고 있다.
이날 오전 8시 기준으로 카카오뱅크의 계좌개설 수가 30만건을 넘어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중은행들은 잇따라 내부 대책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어느 정도 각오는 했지만 파괴력이 이만큼 클 지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며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데, 당분간은 고전을 면치 못할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