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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간 거래금리가 연 10% 육박....이랜드, 이상한 '고리대금' 영업
계열사간 거래금리가 연 10% 육박....이랜드, 이상한 '고리대금' 영업
  • 정진교 기자
  • 승인 2026.11.09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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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수의 왕국' 이랜드..오너는 물러났지만 지분-통제력 강화…'밀실경영'
-6일 이랜드월드가 이랜드글로벌스포츠에 빌려준 자금 250억 금리 9.68%
-한달여전 같은 거래 금리는 9.52%. 한달여만에 0.16%p 더 상승
-올 하반기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 금리중 최고금리
-시장금리 상승과 중앙그룹사태 직격탄 영향인듯.
-지주사 이랜드월드 회사채 발행금리부터가 7% 넘어서.
-이랜드그룹, 시장의 이런 '푸대접' 피하기 위한 각종 대책 마련 중
▲이랜드 CI
▲이랜드 CI

[금융소비자뉴스 정진교 기자] 지난 2019년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이 공식적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5년이 지났지만, 이랜드그룹의 지배구조와 의사결정 방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겉으로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표방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오너 일가가 경영권을 행사하는 구조가 고스란히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랜드는 외형상 '독립경영', '책임경영'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가족 지분 집중, 자사주 활용, 사외이사 부재 등 지배구조의 폐쇄성이 그대로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이랜드그룹 계열사간 자금거래에서 최근 연 10%에 거의 육박하는 9.68%짜리 금리 사례가 나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 하반기들어 공시된 각종 금리 중 가장 높은 사례다.

자금 사정이 극도로 악화된 일부 한계기업의 사채 조달 같은 특이 케이스가 아닌 한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정식 보고되는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회사채, 제도권 금융기관 대출금리 영역에서는 올 하반기에 연 10%를 넘는 금리 가 없었다. 이 9.68% 사례가 올 하반기 최고 금리 사례다.

올 상반기 최고금리는 지난 6월23일 HDC그룹 지주사 HDC가 계열사 부산컨테이너터미널에 267억원을 대여할 때 적용한 금리 11.1%였다. 부산컨테이너터미널은 작년 말 누적결손 2382억원에 자본총계가 –889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업체이다.

▲지난 6일 이랜드월드 공시
▲지난 6일 이랜드월드 공시

9일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랜드그룹 지주사인 이랜드월드는 지난 2일 계열사 이랜드글로벌스포츠에 250억원을 빌려주며 적용한 금리가 연 9.68%라고 지난 6일 공시했다.

거래상대방 거래총잔액은 505.7억원이며 거래 목적은 운영자금이라고 밝혔다. 거래금액은 금전소비대차 약정 상의 대여한도금액이며 만기일까지 한도내에서 분할 실행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랜드글로벌은 지난 10월7일에도 이랜드월드에서 250억원을 빌린 적이 있다. 이 때 적용금리는 연 9.52%였다. 불과 한달여 만에 금리가 0.16%포인트나 더 상승한 것이다.

연 9.68% 금리 다음으로 올 하반기에 높았던 공시 금리는 지난 9월23일(공시일 기준) 중앙그룹 JTBC중앙이 JTBC디스커버리에 빌려준 15억원 금리 9.47%, 10월19일 중앙그룹 피닉스스포츠가 계열사 콘텐트리중앙에서 빌린 단기차입금금리 9.1%가 있다.

모두 지난 6월 법정관리 사태가 난 중앙그룹 계열사들이다. 거꾸로 얘기하면 사실상 부도가 난 중앙 계열사들간 금리보다 이랜드글로벌스포츠 적용금리가 더 높다는 얘기다.

이 금리들 다음으로는 10월6일 사조그룹 푸른렌탈앤파트너스가 동일인(총수) 혈족인 주신홍씨로부터 빌린 단기차입금 33억원 금리 9%, 큐로홀딩스가 계열사 큐캐피탈파트너스에서 지난 2일과 지난달 26일 각각 빌렸던 20억원과 41.7억원의 차입금리 8.65%, 10월20일 금호건설 사모영구전환사채 만기이자율 8.5% 등이 있다.

▲이랜드월드이 연결기준 영업성적표(백만원)
▲이랜드월드이 연결기준 영업성적표(백만원)

이랜드그룹의 일부 계열사간 자금거래 금리는 왜 이렇게 유독 높은 걸까?

이랜드 지주사인 이랜드월드의 올 상반기 연결 영업실적을 보면 작년보다 많이 좋아진 상태다. 뉴발란스 등 패션부문의 견고한 성장과 이랜드이츠 등 외식부문의 실적 턴어라운드 덕분에 올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48%나 급증하는 등 기초체력이 많이 회복됐다. 작년까지 적자였던 당기손익도 올 상반기에는 흑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연결 총차입금은 작년 말 4조4052억원에서 지난 6월 말 4조4395억원으로 약간 더 늘었다. 4조원이 넘는 과중한 총차입금과 단기 위주 자금조달구조 때문에 자금사정 압박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시장금리 상승에다 특히 홈플러스와 중앙그룹 사태의 유탄까지 맞았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두 사태 때문에 시장의 비우량 채권 경계감 고조로 조달금리가 크게 상승하면서 계열사 간 자금거래나 외부 차입시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하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그룹의 핵심이자 지주사인 이랜드월드가 최근 자금시장에서 받는 대접(?)을 보면 이런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이랜드월드의 신용등급은 올 상반기 그룹 실적 호전에도 불구하고 아직 ‘BBB0(안정적)’에 머물러 있다.

홈플러스에 이어 중앙그룹 사태가 지난 6월 터지면서 시장 내 비우량(BBB급 이하) 채권 기피현상이 심화되자 이랜드월드 자금조달 금리도 크게 뛰었다. 지난 4월 연 6.31%이던 이랜드월드의 1년 만기 회사채 발행금리는 8월에 연 7.341%까지 급등했다. 시장 평균(민평금리)보다 약 70bp(0.7%p) 이상 높은 대가를 치러야만 돈을 구할 수 있는 처지라고 볼 수 있다.

지주사 조달금리 자체가 연 7%를 웃돌다보니 계열사에 빌려주는 자금의 금리는 이보다 더 높게 설정할 수 밖에 없다. 그러지 않으면 국세청이나 공정위 등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랜드월드의 지난 8월 회사채 발행금리
▲이랜드월드의 지난 8월 회사채 발행금리

이랜드글로벌스포츠는 작년에 감사보고서도 공시되지 않은 계열사다. 기업규모가 작아서일 것이다. 2023년까지 감사보고서만 현재 공개돼 있다. 2023년 말 자산을 보면 57억원에 불과하다. 그때까지 계속 적자여서 누적결손 117억원에 부분자본잠식 상태였다. 이런 기업에 지주사가 돈을 빌려주려니 금리를 크게 높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들어 장사는 이전보다 잘돼 현금을 꾸준히 벌어들이고 있으나 시중금리 상승과 중앙그룹 사태 등으로 과거부터 누적된 4조원대 빚의 만기를 막아내는 비용(금리)이 너무 비싸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 더 이상 이런 대접을 받지 않기 위해 이랜드그룹은 4분기(10~12월) 들어 내부자금 순환구조를 바꾸는 지배구조 개편에 착수해 있다. 이랜드리테일이 현금창출력이 좋은 이랜드이츠를 자회사로인수하는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알짜 계열사의 자금력을 활용, 현금이 부족한 이랜드파크 등의 단기차입금을 대거 상환하고 우발채무 부담을 덜어내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랜드월드는 또 2000억원 규모의 이랜드리테일 지분담보대출을 만기보다 약 6개월 앞당겨 차환할 계획이다. 키움증권의 발행어음 자금을 활용해 조달금리도 과거 대비 연 1%포인트 이상 낮추는데도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다. 선제적 차환을 통해 자금조달 능력을 입증하고 시장의 과도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랜드그룹 박성수 회장. <사진=이랜드 제공>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의 최상단 모회사인 이랜드월드는 올해 상반기 기준 상장사 2곳과 비상장사 121곳을 포함해 총 123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그룹의 사업 구조는 패션, 유통, 미래, 기타 등 4개 부문으로 나뉜다.

올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시한 이랜드그룹의 자산총액은 11조450억원으로, 국내 재계 순위 50위 규모다. 대기업집단으로 현재 그룹 총수(동일인)에는 창업주 박성수 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올해 상반기 기준 이랜드월드 지분율은 박성수 회장이 40.68%(191만9642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배우자인 곽숙재 씨가 8.06%(38만405주)로 2대 주주에 올라 있다. 여기에 이랜드월드가 보유한 자사주 44.76%(211만2103주)를 합치면 사실상 박 회장 개인이 그룹 전체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다.

1953년 3월생인 박 회장은 올해 만 73세로 고령에 접어들었다. 박 회장 슬하에는 1남 1녀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두 자녀 모두 이랜드월드를 비롯한 그룹 계열사 지분을 전혀 보유하지 않고 있으며, 경영 활동에도 관여하지 않고 있다. 박 회장이 평소 대외 활동을 자제하는 은둔형 경영자로 꼽히는 만큼, 자녀들의 구체적인 신상 역시 베일에 싸여 있다.

한편 11월 첫 주 국내 시장금리(국고채 금리 등)는 최근 하락세를 멈추고 다시 반등하며 상승세로 돌아서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10월 중에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 등으로 국고채 금리가 일시적으로 급락(채권가격 상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 경제의 고성장 기조와 완강한 물가 탓에 한국은행 최종 기준금리가 3.50%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시장금리는 과도했던 하락분을 반납하고 우상향으로 방향을 다시 틀고 있다,

금융관계자는 "현재 시장은 강력한 수출(반도체) 주도 경기 회복세와 풀리지 않는 긴축 기조를 가격에 반영하는 중"이라며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 등 시중은행의 변동·고정금리 역시 당분간은 낮아지기보다 하방 경직성을 유지하며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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