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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경제 아킬레스건](46) 제조업 생산성 정체 : 설비 투자 감소와 혁신 동력의 저하
[韓경제 아킬레스건](46) 제조업 생산성 정체 : 설비 투자 감소와 혁신 동력의 저하
  • 권의종 주필
  • 승인 2026.11.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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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의 활력을 되살리고 생산성을 근본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입체적이고 과감한 국가적 돌파구 마련 시급

권의종(경영학박사 · 경제·금융 칼럼니스트)/이왕로(이학박사 · 에너지 및 교육 정책 전문가)

뼈대 흔들리는 한국 경제: 설비 투자 부진과 자본 생산성의 하락

[권의종-이왕로 박사] 국가 경제의 대들보인 제조업이 엄중한 구조적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과거 한국 경제는 과감한 설비 투자와 신속한 공장 증설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유례없는 고속 성장을 이룩해 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고금리·고물가 기조의 장기화, 그리고 불확실한 대외 경제 환경 속에서 국내 제조업의 투자 시계(視界)는 급격히 멈춰 서고 있다. 기업들은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모험적인 투자를 꺼리고,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현금성 자산 확보에 몰두하는 보수적 경영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 심리 위축은 곧바로 자본 축적의 둔화와 설비 노후화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생산 현장의 기계장치와 인프라가 적시에 교체되지 못하면서 물리적인 자본 생산성이 떨어졌고, 이는 곧 완제품의 불량률 상승과 원가 경쟁력 약화로 직결되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투자 양극화'이다. 풍부한 사내 유보금을 보유한 대기업이나 일부 첨단 대기업은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나마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전체 제조업 생태계의 실핏줄 역할을 하는 중소·중견 제조기업들은 고금리의 파고 속에서 신규 설비 투자는커녕 현상 유지조차 버거운 한계 상황에 내몰려 있다. 설비 투자의 감소는 단순히 개별 기업의 매출 부진에 그치지 않고, 자본의 질적 고도화를 가로막아 제조업 전체의 장기 생산성 증가율을 갉아먹는 주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체의 늪에 빠진 혁신 동력: R&D 효율성 저하와 디지털 전환의 지연

설비 투자 위축과 함께 제조업 생산성을 지탱하던 '혁신 동력' 역시 급격히 저하되고 있다. 연구개발(R&D) 투자 규모 자체는 명목상 유지되거나 소폭 늘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실질적 효율성은 점차 떨어지는 추세이다.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거나 글로벌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원천 기술 확보는 지연되고, 기존 제품의 점진적 개량에 그치는 근시안적 R&D가 반복되고 있다. 이는 투입 대비 성과를 뜻하는 총요소생산성(TFP)의 정체를 불러일으키며, 한국 제조업이 고부가가치 창출 구조로 도약하는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제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꼽히는 스마트 제조 전환(디지털 전환, DX)의 속도가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를 결합해 공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스마트팩토리 확산은 선도 기업 일부에만 국한되어 있을 뿐, 대다수의 일반 제조업 현장에서는 막나간 초기 구축 비용, 전담 전문 인력의 부재, 그리고 현장의 보수적 조직 문화로 인해 디지털 혁신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여기에 급격한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제조업 현장의 고령화는 숙련 기술의 원활한 세대교체를 가로막고 있다. 기술과 사람이 결합하여 만들어내야 할 현장의 역동성과 혁신 마인드가 소진되면서, 제조업의 본원적 체질은 날로 약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구조적 리스크 극복을 위한 과제: 투자 인센티브와 미래 지향적 생태계 구축

제조업의 생산성 정체와 설비 투자·혁신 동력의 저하는 단순히 특정 산업의 불황을 넘어 국가 경제 전체의 잠재성장률을 끌어내리는 거대한 구조적 위협이다. 신흥 제조국의 거센 기술 추격과 선진국 중심의 첨단 공급망 재편이라는 이중고 속에서, 과거의 추격형 전략이나 미봉책 중심의 지원으로는 더 이상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 따라서 제조업의 활력을 되살리고 생산성을 근본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입체적이고 과감한 국가적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다.

우선, 기업들이 불확실성을 딛고 선제적으로 설비 투자와 첨단 기술 도입에 나설 수 있도록 제도적·재정적 인센티브를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세제 혜택의 실효성을 높이고, 신산업 진입을 가로막는 규제를 대폭 혁파하여 민간 주도의 투자가 활성화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동시에 R&D 패러다임을 단순 양적 팽창에서 고부가가치 원천 기술 및 탄소중립 대응 기술 중심으로 전면 개편하고, 중소 제조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맞춤형 스마트 제조 고도화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대·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을 통해 기술 격차를 줄이고, 현장 맞춤형 숙련 기술 인재 양성 시스템을 재구축함으로써 제조업 생태계 전반의 혁신 역량을 복원하는 것만이 무너진 생산성을 바로 세우고 미래 성장의 기틀을 다지는 유일한 길이다.

필자 소개

  권의종(왼쪽)-이왕로(오른쪽) 박사

권의종| 경영학박사 · 경제 경영 칼럼니스트

신용보증기금 전무이사, 신보에이드 대표이사, 호원대학교 교수 역임

현재 (사)서울이코노미포럼 공동대표와 《금융소비자뉴스》 주필

이왕로| 이학박사 · 에너지 및 교육 정책 전문가

미국 워싱턴대학교와 조지아공과대학교 방문학자로 활동

전북대학교 교수로 30년간 재직. 물리화학, 재료과학  및 에너지 분야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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