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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중지약물' 정식 도입 추진…"첫 2년 '의료기관 처방·조제'"
'임신중지약물' 정식 도입 추진…"첫 2년 '의료기관 처방·조제'"
  • 홍윤정 기자
  • 승인 2026.09.16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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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7년만에 제도개선…임신 9주내 사용 약물 허가심사
불법유통·대체제 따른 안전 우려 해소…"여성부담 경감 기대"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신중지 약물 도입 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임신중지약 도입·모자보건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 연합뉴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신중지 약물 도입 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소비자뉴스 홍윤정 기자] 임신중지 약물의 제도권 도입이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7년 만에 추진된다.

국가 의료체계 안에서 임신중지 약물을 도입·관리해 음성적 약물 유통에 따른 여성 안전과 건강권 저해 요소를 해소하기 위한다는 취지다.

성평등가족부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제14회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임신중지 약물 도입 방안을 보고했다.

임신중지 약물 도입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로, 올해 7월 이재명 대통령의 임신중지 약물 허용가능성 검토 지시에 따른 후속조치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정부가 정식으로 임신중지 약물 도입방안을 발표한 만큼 국가 의료체계 아래에서 보다 안전하게 임신중지가 이뤄지고, 이에 따라 임신중지를 할 수밖에 없는 사회경제적 상황에 처한 여성들의 부담도 경감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성평등부는 2019년 4월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에도 입법 공백이 지속되고 있고, 임신중지 약물 도입이 지연되면서 여성의 건강·안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 장관은 "임신·출산이 여성의 삶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결정인데 그동안 제도적 미비로 안전하게 의료체계에 접근할 수 있는 개인의 권리가 보장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성평등부는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약물 불법 유통과 대체제 성행, 여성 건강상태 등에 따라 수술 또는 약물 복용을 선택할 권리의 제한, 시기 지연 등에 따른 임신중지 비용 증가 등 사회경제적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며 임신중지 약물 도입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또 임신중지 약물이 허용되면 제도화에 따른 사용 실태 파악과 안전한 약물 사용 및 사후관리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복지부도 이날 임신중지 약물 도입 초기 2년간은 의료기관 내 의사의 직접 처방·조제를 원칙으로 관리하되, 부작용과 안전성 검토 등을 거쳐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등의 임신중지 약물의 단계적 도입 방안을 보고했다.

▲임신중지약 도입·모자보건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 연합뉴스
▲임신중지약 도입·모자보건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 연합뉴스

임신중지약 '미프지미소' 도입 되나...현대약품 폼목허가 신청

식약처는 임신중지 약물의 안전성과 효과, 품질을 확보하고, 의약품 '위해성 관리계획' 등 허가 신청자료에 대해 철저히 심사해 관련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약물 시판 뒤 이상사례를 수집·평가하고, 안전성 정보 조사와 환자·전문가 대상 교육자료 제작 등도 수행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식약처에서 수입품목 허가·심사가 진행 중인 임신중지 약물은 임상시험 자료 등을 근거로 임신 63일(9주) 이내 사용하는 것을 조건으로 신청된 상태다.

현대약품은 2024년 12월 임신 63일(9주) 이내에 사용하는 조건으로 미프지미소의 폼목 허가를 신청했다. 

앞서 현대약품은 영국 제약사 라인파마 인터내셔널과 경구용 임신중지 약물인 '미프지미소'의 국내 독점 판권 확보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미프지미소는 유산 유도 성분 '미페프리스톤' 200㎎ 1정과 자궁경관 숙화를 통해 분만을 유도하는 성분으로 알려진 '미소프로스톨' 200㎍ 4정으로 구성된 콤비팩 제품이다. 임신중지 약물로 널리 알려진 '미프진'은 보통 미페프리스톤 단일 성분 의약품을 지칭한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임신중지 약물의 허가 신청 자료를 철저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앞 '낙태 반대' 시위. 연합뉴스
▲국회 앞 '낙태 반대' 시위. 연합뉴스

임신중지약물 도입 반응 엇갈려…"신속 허가" vs "법 개정부터"

정부의 임신중지약물 도입 추진과 관련해 여성단체와 의료·종교계에서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전날 낸 성명에서 "지금 필요한 것은 미프진을 신속히 허가하고, 이와 동시에 국회가 임신중지 관련 법과 의료체계를 조속히 정비하는 것"이라며 "태아의 생명이라는 가치만을 절대화해 여성의 생명, 건강, 자기결정권을 지워버리는 것은 생명 존중이 아니라 여성의 몸에 대한 통제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모두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권리보장 네트워크도 "이미 전 세계적으로 오랜 기간 사용돼 왔고, 안전성과 효과에 관한 근거가 충분히 축적된 의약품이라면서, 왜 한국에서만 가장 강한 이용 제한부터 적용해야 하는가"라며 "과도한 제한은 안전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사람이 의약품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반면 의료계·종교계는 후속 입법이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신중지약물이 섣불리 도입돼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대한산부인과학회·건강한여성재단 인공임신중절위원회는 "도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도입의 순서와 조건을 바로 세우자는 요구"라며 "이는 안전한 진료 접근성과 부작용 관리체계를 먼저 확보해야 여성의 건강권이 실질적으로 보호된다는 의학적 판단에 근거한다"고 밝혔다.

태아·여성보호국민연합도 "태아를 죽이고, 자궁을 강하게 수축하는 약물을 통해 생명을 잉태하는 여성의 몸은 파괴돼, 난임이나 불임에 이르게 할 수 있다"며 "국민 생명 보호에 앞장서야 할 정부가 편향된 이념에 매몰돼 헌법재판소 결정과 국회 입법권조차 무시하고 급하게 낙태 약물을 허가하는 것을 즉각 중지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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