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고정이하자산비율 등 업계서 가장 높은편
-상승폭도 가장 가팔라. 작년이후 부실 많이 발생한 듯
-반면 개인연금, 퇴직연금, 운용자산이익률 등에선 강점
-유동성비율은 2021년 이후 흥국생명이 계속 최하위권
-저축성보험 만기및해약증가, '콜옵션쇼크' 등의 여파 때문인듯
[금융소비자뉴스 정진교 기자] 국내 27개 생명보험사들 중 자산규모 업계 2위인 교보생명의 자산건전성이나 수익성이 경쟁업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흥국생명은 단기 보험금 등의 지불능력을 뜻하는 유동성비율이 업계 최하위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2일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의 생보업계 최근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부실성 자산이라고 볼 수 있는 고정이하자산비율은 KDB생명이 1.69%로 가장 높았고, 다음은 교보생명(0.73%), 농협생명(0.65%), 한화생명(0.62%), DB생명(0.62%) 순이다. 업계 1위 삼성생명은 0.2%에 그쳤고, 우량 생보사들로 평가받는 신한라이프는 0.33%, KB라이프는 0.25%다.
KDB생명은 과거 부실 생보사로 분류된 바 있고, 현재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매각을 진행 중인 곳이다. 특수 상황인 KDB를 빼면 사실상 교보생명의 자산건전성이 가장 좋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다른 부실지표인 가중부실자산비율(3월 말 기준)도 교보는 0.26%로 한화생명(0.26%)과 함께 업계에서 가장 높은 편(KDB생명 제외)이다.
교보생명의 고정이하자산비율 상승폭이 경쟁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파른 것도 주목 요소다. 삼성생명의 고정이하자산비율은 2024년 말 0.2%, 작년 말 0.21%, 지난 3월 말 0.2% 등으로 낮고 안정적이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도 0.79%에서 1.11%로 크게 치솟았다가 지난 3월 말 0.62%로 많이 안정되었다.
반면 같은 기간 교보는 0.20%에서 0.70%, 0.73% 등으로 작년에 크게 치솟은 후 올들어 계속 상승세다. 작년 이후 운용자산 등에서 부실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증거로 추정된다.
한편 새 보험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보장성 보험의 비중이 높고 보험부채 중 보험계약마진(CSM) 비중이 높을수록 그 보험사의 수익구조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CSM잔액 규모는 보험경쟁력과 누적 신계약 성과를 반영하는 것으로, 향후 보험 수익창출능력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로 간주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대부분의 생보사들은 저축성보험 판매 확대를 지양하고 보장성보험 위주 판매전략을 취하고 있다. 보장성보험이 미실현이익에 해당하는 CSM 확보에 유리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보생명은 경쟁사들에 비해 보장성보험이나 CSM비중이 낮고 여전히 저축성보험 비중이 높아 수익성도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 기준 CSM잔액을 보면 삼성생명이 13.2조원, 한화생명이 8.7조원, 신한라이프가 7.6조원 선인 반면 교보는 6.5조원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주요 생보사들의 작년 보험수익성을 보면 KB라이프가 30%, 신한라이프가 21.8%, 삼성생명이 10%에 달하는 반면 교보와 한화생명은 각각 9%, 6.6%에 그쳤다.
또 작년 보장성 보험 시장점유율을 보면 삼성생명이 22.7%, 한화생명이 16.5%인 반면 교보는 10.2%에 그친다. 안정적인 수익성에 가장 중요하다는 보장성보험과 CSM에서 교보는 ‘빅3’ 중 확실히 상대적 약세에 아직 처해있다고 볼 수 있다.
교보의 보장성 보험 비중이 대형 3사 중 상대적으로 낮은 것과 관련, 한신평은 “장기간 축적된 고객 기반과 설계사 조직을 바탕으로 은퇴자산 시장을 적극 공략해온 결과 저축성 보험과 퇴직연금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사업구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개인연금과 퇴직연금 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장기 고객관계에 기반한 안정적인 자산관리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도 평가했다. 보장성 보험과 CSM에서 밀리지만 이런 분야가 그래도 강해 약세를 일정부분 보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교보생명은 장기간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운용자산이익률을 유지하며 우수한 자산운용 역량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이익창출력을 보여주고 있다. 운용자산이익률은 흥국생명(4.6%)에 이어 업계 2위권(3.6%)이다.
하지만 부동산PF대출 등 수익성 중심의 자산운용기조를 유지하다보니 부실자산비율도 업계 최고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한신평은 또 교보의 CSM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고 과거 판매한 고금리 확정형 연금보험에서 손실계약비용이 발생함에 따라 보험수익성은 업계 평균 대비 다소 열위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교보와 업계 2위 자리를 놓고 그동안 치열하게 경쟁해온 한화생명과 관련, “대규모 CSM을 기반으로 우수한 이익창출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CSM 조정 및 대체투자 운용성과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내재되어 있다”고 평가했다. 실적이 들쭉날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험부문에서는 손실계약비용 발생과 손해율 상승 등에 따른 예실차 손실 부담이 지속되고 있으며, 투자부문에서는 2023년 이후 국내외 부동산 및 SOC 펀드 중심의 대체투자 자산건전성 저하가 발생하면서 관련 자산의 평가손실에 따른 투자손익 변동성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하위권 생보사들 중에서는 미래에셋생명, 흥국생명, 동양생명 등의 수입보험료 시장점유율이 최근 수년간 많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동양-흥국-ABL-KDB생명 등은 저축성보험과 퇴직연금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생보사들로 평가됐다.
이들 4사에 대해 한신평은 “과거 보장성보험보다는 저축성보험, 퇴직연금 판매를 통해 외형을 확대한 결과 저축성보험 및 퇴직연금의 비중이 비교적 높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최근 수년간 저축성보험에서 탈피하는 보험 영업 전략이 이어지고 있으나, 종신보험 시장이 이미 대형사 위주로 형성되어 있어 기타보장성 상품 위주로 판매하면서 보험 포트폴리오 조정이 점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래에셋생명과 관련해서는 “변액보험에 집중한 보험 영업전략을 유지하며 상품경쟁력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최근 보험계약마진 확보를 위해 건강보험 비중을 확대하고 있으나, 보장성보험 수입보험료 성장률은 업계 평균 대비 다소 낮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보험료 수입이나 투자이익으로 유입되는 현금이 보험금 지급 등 현금유출보다 얼마나 더 많은지를 나타내는 유동성비율은 흥국생명이 유독 다른 생보사들에 비해 계속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말 기준 흥국생명의 유동성비율은 218.9%로 한신평 비교대상 12개 생보사들 중 가장 낮았다. KB라이프는 이 비율은 1010%에 달했으며, 부실 생보사로 분류되는 KDB생명도 377%로, 흥국생명보다 높았다. 2021년 이후 흥국생명의 유동성비율은 계속 업계 최하위권을 지속하고 있다.
그 이유는 과거 고금리시절 판매한 저축성 보험의 만기 및 해약 증가, 고위험·대체투자 중심의 경직된 자산운용 구조, 그리고 2022년 ‘콜옵션 쇼크’ 이후 악화된 구조적 자금조달 한계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2022년 하반기 신종자본증권의 조달 비용 부담으로 콜옵션(조기상환) 행사를 일시 거부했다가 번복한 사태 이후 자본시장에서 흥국생명의 신용도가 하락한 것이 아직도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