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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과 호반그룹간 한진칼 지분 매수경쟁 '재점화' 왜?
한진과 호반그룹간 한진칼 지분 매수경쟁 '재점화' 왜?
  • 정진교 기자
  • 승인 2026.07.24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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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정석인하학원 연말까지 1023억 투입, 한진칼 지분 1.16% 추가매입계획 23일 공시
-6월에는 다른 그룹 재단 2곳도 참전. 모두 연말까지 지분 추가 계획
-호반은 지난 10일 지난 1년간 꾸준히 지분 모아온 사실 공시
-계열사들이 릴레이 매수 가세. 1.69% 더 늘려
-우호지분 합하면 아직 조회장측이 압도적
-그런데도 벌써부터 지분매수 경쟁 벌이는 것은 산은 지분 철수 대비용인듯
-만약의 경우에 대비, 양 측 모두 유리한 고지 선점전 전개 중
▲한진칼 로고
▲한진칼 로고

[금융소비자뉴스 정진교 기자] 올해 연말까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하는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지분을 놓고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 측과 호반그룹간의 지분 매수경쟁이 최근 다시 가열되고 있다. 양 측 지분매수 경쟁은 작년 5월 이후 한때 뜸하다가 최근 들어서 다시 공개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것이어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24일 IB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 공익법인인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은 지난 23일 공시에서 한진칼 지분 77만3676주를 주당 13만2200원, 1022.8억원에 올 연말까지 취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취득은 지난 10일부터 이미 시작했다. 취득 방식은 시간외대량매매를 포함한 장내취득이다.

지금까지 정석인하학원의 한진칼 지분율은 1.9%였다. 올 연말 매수가 끝나면 지분율은 3.06%로 오르게 된다. 학원 측은 취득 목적을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 개선 등”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유 중이던 대한항공 보통주 259만3934주와 우선주 6932주를 같은 기간 장내매각 방식으로 모두 처분한다고도 같은 날 공시했다. 처분예상금액은 736.15억원이다. 대한항공 지분을 팔아 생긴 돈에다 300억원 가까이를 더 보태 한진칼 지분을 사겠다는 계획이다.

누가봐도 지분구조가 안정적인 대한항공 지분을 팔고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높은 한진칼 지분을 사모아 그룹 최대주주인 조원태 회장 측을 적극 돕겠다는 의도로 읽혔다.

▲정석인하학원의 한진칼 지분 매수 공시
▲정석인하학원의 한진칼 지분 매수 공시

 

이에 앞서 한진그룹의 다른 재단들도 한진칼 지분 인수에 최근 나선 바 있다. 일우재단은 지난 6월22일 향후 6개월내에 장내에서 한진칼 지분 0.02%(15862주)를 19.7억원에 매수한다고 공시했다. 이 매수가 끝나면 일우재단의 한진칼 지분율은 종전 0.14%에서 0.16%로 높아진다.

그룹 내 다른 재단인 정석물류학술재단도 올해 말까지 2억원을 들여 한진칼 주식 1610주를 취득할 계획이라고 같은 날 공시했다. 지분율로 따지면 0.002%에 불과해 이 매수가 끝나도 정석물류재단의 한진칼 지분율은 종전처럼 1.02%를 유지한다.

정석물류학술재단은 작년 말에도 한진칼 지분 41383주 0.06%를 장내에서 취득한 바 있다. 그룹 재단들이 작년 말부터 한진칼 지분 늘리기에 총대를 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조원태 회장 측이 지난 6월부터 갑자기 그룹 내 재단들의 지분매수를 다시 독려하기 시작한 것은 호반그룹이 작년 5월 이후에도 물밑에서 한진칼 지분을 계속 사모으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호반그룹 김상열 회장
▲호반그룹 김상열 회장

호반그룹은 2018년 한진과 1차 경영권분쟁을 벌였던 KCGI 지분을 매입, 2022년부터 2대주주로 갑자기 떠올랐던 곳이다. 호반은 2024년 3월부터 작년 4월 말까지 종속 자회사 호반과 호반호텔앤리조트를 동원, 한진칼 지분 0.05%와 0.96%를 추가매입한 것으로 드러나 작년 한때 ‘2차 경영권분쟁’ 우려와 긴장을 고조시킨 바 있다.

이 지분 추가매입이 끝난 작년 4월 말 기준 호반그룹의 합산 지분율은 18.46%였다. 하지만 작년 말 한진칼 사업보고서 상의 호반 측 지분율은 18.78%로 더 늘어났다. 작년 5월 이후 연말까지 또 0.32%를 추가매입한 것이다. 이 매입은 공시가 되지 않았다.

나중에 1년치 정도를 모아서 공시를 하면 되기 때문에 올들어서도 계속 호반 측이 지분 장내매수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실제 호반 측은 지난 10일 지난 1년 간의 한진칼 지분매수 내역을 모아 한꺼번에 공시했다. 2025년 8월29일부터 26년 7월3일까지는 호반호텔앤리조트가 매수 주체로 나서 기회 날 때마다 장내에서 한진칼 지분을 매수했다. 지난 3일부터 10일까지는 또 호반산업이 투입됐다.

계열사들이 릴레이 비슷하게 지난 1년 동안 계속 지분을 장내매수해왔음이 드러난 것이다. 지난 1년 간 이 두 계열사가 매수한 지분은 113만2900주, 1.69%에 달한다. 최소 1200억원 이상이 투입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 릴레이 매수로 호반 측 합산지분율은 1년 전 18.46%에서 20.15%로 높아졌다.

▲한진칼의 2025년말 기준 주식보유 현황
▲한진칼의 2025년말 기준 주식보유 현황

반면 지난 4월22일 기준 조원태 회장 및 특수관계인 지분합계(산업은행 제외)는 20.56%였다. 양 측 지분 격차가 0.41%까지 줄어든 셈이다. 이런 낌새를 미리 간파하고 조 회장 측도 그룹 재단들을 총동원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3개 재단의 지분 매수가 연말까지 끝나면 조 회장 측 지분율은 21.75%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때까지 호반 측이 가만히 있다면 지분격차는 1.6%포인트까지 다시 확대된다.

하지만 호반 측이 가만히 있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지난 1년 간 계열사들을 동원, 끊임없이 지분을 매수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매수 릴레이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

양 측간의 공식 지분격차는 이처럼 근소하지만 한진 측 우호지분을 모두 합하면 지분 격차는 크게 벌어진다. 작년 말 기준 한진칼 지분 14.9%를 보유 중인 글로벌 항공사 델타항공과 10.58%를 가진 산업은행이 모두 한진 우호지분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델타항공은 2018년 첫 경영권분쟁 후 한진그룹이 우군으로 끌어들였고, 산업은행은 2020년 코로나사태로 촉발된 국적항공사 경영위기 때 항공업계 구조조정과 통합 등을 추진하기위해 한진칼 대주주로 들어왔다.

산업은행은 한진칼과 어떤 의결권 공동행사 의무도 부담하지 않지만 한진칼에 사외이사및감사위원 1명을 파견하는 등 한진칼 우호주주로는 간주되고 있다. 두 우호주주와 조원태 회장 측 지분을 모두 합하면 46%가 넘는다. 호반 측 20.15%와 비교가 되지않을 정도로 우세하다.

그런데도 양 측이 이처럼 끊임없이 지주사 지분매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산업은행이 언제 조 회장 측 우호지분에서 떠날지 모르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2018년 1차 한진그룹 경영권분쟁은 2020년 산업은행이 한진칼 지분 10% 이상을 확보하면서 일단락된 바 있다. 산은 지원으로 조원태 회장은 경영권을 간신히 지켜냈다. 당시 문재인 정부가 조 회장 측을 사실상 살려준 셈이 되었다.

당시 정부와 산은은 조 회장 경영권을 지켜준 대신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이라는 숙제를 조 회장에게 부여했다. 국적 항공사 아시아나를 살리겠다는 명분 하나 때문에 한진그룹을 우회 지원했고 이 과정에서 조 회장 역시 경영권 방어란 선물을 받게된 것이었다.

▲호반그룹 본사
▲호반그룹 본사

문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절차가 올해 안에 최종 마무리된다는 점이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산은이 계속 한진칼 지분을 보유하고 있을 명분이 사라질 수 밖에 없다. 통합이 끝났는데도 국책은행이 민간기업의 경영권 보장에 앞장 선다는 특혜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산업은행도 작년 상반기 국회 정무위에서 “통합작업이 완료되면 한진칼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이미 보고한 적도 있다. 이제 올해 말로 양사 통합이 완료되면서 그 시기가 성큼 다가온 것이다.

오래 전부터 항공업 진출을 꿈꿔왔다는 호반은 당연히 이 절호의 기회를 최대한 살리려는 의도가 확연해

보인다. 특히 현 정부와 친분이 많은 호남지역 기반 기업이라 정치권 네트웍도 최대한 동원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호반이 산은 지분을 가져간다면 호반 측 합산 지분은 30.73%로 높아진다. 반면 최회장 측과 델타항공 연합은 36.65%다. 양 측 지분격차가 6% 이내로 확 줄어든다. 이때를 대비해 지금부터 호반은 지분을 계속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런 일이 생길 때까지 한진 측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오랜 우군인 델타 측을 계속 붙들어 1대주주 지위를 굳건히 하면서 ‘경영권 안정’ 명분으로 산은 지분을 매입하거나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다른 우군을 끌어들이는 작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 측 모두 자금력은 충분하다. 산은 지분 706만2146주는 지난 23일 종가 주당 10만4800원으로 곱하면 7401억원 규모다. 최소 1조원 정도는 투입해야 산은 지분 인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호반그룹 주력사인 호반건설의 작년 말 연결기준 현금및현금성 자산은 6006억원, 단기금융상품은 1370억원에 각각 달한다. 오너 아들이 대주주인 다른 주력기업 호반산업의 두 금액도 각각 6156억원, 8072억원에 이른다.

한진그룹도 이에 못지 않다. 한진칼의 지난 3월 말 기준 연결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161억원, 단기금융상품은 1986억원에 각각 그치지만 주력기업인 대한항공의 현금동원능력은 호반을 앞선다. 지난 3월말 연결 현금및현금성자산이 무려 3조1017억원, 단기금융상품이 3조1667억원, 이익잉여금이 3조7940억원에 각각 달한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직접 한진칼 지분 인수에 나서기에는 여러 논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모기업 지분을 인수할 경우 상호출자 이슈에 걸릴 수 있고, 정부가 개입해 어렵게 살려놓은 항공사 자금으로 오너 경영권 보호에 나설 수 있느냐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런 논란을 회피하기 위해 대한항공 자금력을 활용, 다른 우호 그룹에 산은 지분을 대신 사줄 것을 요청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정부와 산은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벌써부터 관심거리다.

아무튼 이런 복잡한 전쟁(?)이 본격화되기 전에 자체 자금력을 동원, 장내에서 최대한 지분을 미리 사두자는게 양 측 계산인 것으로 추정된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언젠가 철수가 확실한 산은 지분을 확보하는데 유리한 고지 선점전을 현재 양 측이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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