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이 젠슨 황으로부터 허니바나나맛 HBM Chips을 건네받으며 어떤 소회를 가졌을지 궁금
[이정세 칼럼] 글로벌 시가총액 1위인 엔비디아를 창업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보면서 꿈은 결국 사람을 목적지로 데려간다고 생각한다.
젠슨 황 CEO의 닷새에 걸친 방한 일정이 국내 기업들과 AI 생태계 구축이라는 성과를 남긴 가운데,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포함한 메모리 반도체 공급을 둘러싸고 엔비디아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3각밀당'을 연상케 하는 장면도 화제를 모았다.
엔비디아가 구상하는 AI 생태계의 핵심 요소로 메모리 반도체의 중요성이 커지는 데 따라 업체 간 경쟁을 부추기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풀이가 나온다.
황 CEO는 방한 기간 중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세 차례나 만나며 끈끈한 협력 관계를 과시했다.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삼겹살집에서 '삼소(삼겹살·소주) 회동'을 하고 인근 치킨집에서 2차를 이어갔다. 7일에는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점에서 다시 만났고, 다음 날 아침 SK서린빌딩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달 초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에서도 두 사람은 연이틀 만났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HBM 공급을 늘려줄 것을 요청
최 회장이 지난 1일 황 CEO의 GTC 타이베이 기조연설 현장을 찾았고 이날 오후 두 사람을 포함한 양사 경영진이 만나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 다음날인 2일에는 황 CEO가 컴퓨텍스에 마련된 SK하이닉스 부스를 찾아 최 회장과 함께 차세대 메모리 제품을 둘러봤다.
특히 황 CEO는 지난 8일 SK그룹과의 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파트너십을 발표하며 SK하이닉스에 대해 "엔비디아의 가장 큰 메모리 파트너였으며 앞으로도 가장 큰 메모리 파트너로 계속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최 회장과의 식사 자리에서 "HBM을 더 달라"고 말하며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HBM 공급을 늘려줄 것을 요청했다.
필자는 세상의 모든 패러다임을 바꾸는 주인공 젠슨 황을 직접 보러 홍대에 갔다.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공지능 기업의 CEO가 된 그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도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그 장면을 보면서 문득 한 친구가 생각난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큰 꿈을 품고 있던 짝이다. 당시 선경그룹( 최종현 선대 회장/최태원 현 회장의 부친)에 입사한 친구는 언젠가 중국에서 무역을 하며 세계를 무대로 일하고 싶어 했다.
필자의 친구, SK서 가장 먼저 중국 법인서 근무하는 기회 얻어
그 꿈은 단순한 희망이 아니었다. 그는 누구보다 일찍 출근했다. 업무를 시작하기 전 제일 먼저 출근해서 중국어를 공부했다. 하루도 빠짐없이 자신의 미래를 준비했다.
당시 그룹을 이끌던 최종현 회장은 매일 일찍 출근해서 중국어 공부를 하는 그를 눈여겨 보고, 중국이 개방하자 마자 법인에 파견 직원을 선발하면서 명단에 없는 그 친구를 파견한다.
결국 그는 회사에서 가장 먼저 중국 법인에 파견되어 근무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꿈을 꾸었고, 그 꿈을 위해 노력했으며, 마침내 그 꿈이 현실이 된 것이다.
이번에 최종현 회장의 아들인 최태원 회장이 젠슨 황으로부터 허니바나나맛 HBM Chips을 건네 받으면서 과연 어떤 소회를 가졌을지 궁금하다.
세상은 우연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종종 성공한 사람들의 결과만 본다. 하지만 그 결과 뒤에는 남들이 보지 못한 수많은 새벽과 반복된 노력이 숨어 있다.
성공 뒤에는 남들이 보지 못한 수많은 새벽과 반복된 노력
젠슨 황이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기업을 만들겠다는 꿈을 품고 도전하고, 서울 용산 전자상가에서 그래픽카드를 팔면서 그런 꿈을 꾸었을지 모른다.
젠슨 황 CEO의 4박 5일간의 방한은 삼겹살 회동, 야구장 시구, 페이커와 만남 등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그 이면에는 차세대 인공지능(AI) 시장의 핵심 축으로 떠오른 '피지컬 AI' 동맹 구축이라는 흐름을 일관되게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 CEO는 방한 첫날부터 홍대입구 일대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이른바 '삼소 회동'을 하며 격의 없는 접점 찾기에 나섰다.
이 자리에는 AI 인프라와 모빌리티, 로보틱스, 플랫폼 분야 기업 수장들이 함께해 황 CEO가 이번 방한에서 확인하려 한 피지컬 AI 동맹의 출발점 같은 장면으로 받아들여졌다.
나의 친구도 과거 중국 무역 전문가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매일 자신을 단련했다.
이번 홍대에서 젠슨 황 CEO와의 만남도 그렇다. 인간은 꿈을 꾸기 때문에 앞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그 꿈은 언젠가 반드시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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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이정세(allphoto@naver.com)
(사) 서울이코노미포럼 미디어위원장
KOICA 한남대 아시아태평양 국제협력단 부단장
전 문화일보 미디어사업부장
전 문화일보, 세계일보 편집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