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 즉시 '콜드월렛' 기관지갑 보관…전담조직 지정, 모의훈련도
[금융소비자뉴스 박도윤 기자] 정부가 가상자산 유출 사고를 막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780억원대 공공부문 가상자산을 취득에서부터 보관, 점검, 사후 대응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을 도입했다.
정부는 10일 서울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공공분야 가상자산 보유·관리체계 개선방안'을 의결했다.
이날부터 각 부처와 지자체, 공공기관에 가드라인을 배포해 즉시 시행하며, 필요시 기관별 상황에 맞는 세부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기로 했다.
이 같은 조치는 그동안 가상자산 특성에 대한 기관의 인식 부족과 관리 소홀로 유출 사고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지난 2월 국세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가상자산 복구구문(니모닉 코드)이 유출돼 수백만 원 규모로 추정되는 400만 PRTG를 탈취당했다.
같은 달 강남경찰서는 압류 후 이동식저장장치(USB)에 보관하던 21억원 상당의 비트코인 22개가 외부로 유출된 사실을 뒤늦게 파악했으며, 앞서 작년 8월 광주지검은 업무 인수인계 중 피싱 사이트 접속으로 300억원 상당의 비트코인 320개를 분실했다.
이에 정부는 취득부터 사후 대응까지 전 단계에 걸친 관리 시스템을 가동하기로 했다.
우선 개인 지갑 등으로부터 압수·압류한 가상자산은 현장에서 즉시 인터넷 연결이 차단된 '콜드월렛' 등 기관 지갑으로 전송해 보관해야 한다. 기관 지갑을 만들 때 발급되는 개인키나 복구구문 등 중요 정보는 반드시 2인 이상이 분할해 관리하도록 의무화했다.
거래소가 보관 중인 자산은 사업자 협조를 얻어 계정을 즉시 동결하고, 기부받은 자산은 수령 즉시 처분해 위험을 차단한다.
보관 장소에는 금고와 폐쇄회로(CC)TV 등 물리적 통제 장치를 설치해 출입 내역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며, 유출 사고가 일어나면 신규 지갑을 만들어 남은 자산을 옮기는 등 즉각 비상조치에 나선다.
피해 규모가 일정 기준 이상이거나 외부 해킹이 확인되면 국가정보원과 경찰청,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즉시 통보하고, 재정경제부와 행정안전부에 보고해야 하며 규정 위반으로 발생한 사고는 형사 고발 및 징계 등 관련자에 대한 조치를 하기로 했다.
기관별로 관리 전담 조직과 인력을 지정하고, 담당자 교육과 연 1회 이상의 유출 대응 모의훈련도 실시한다.
중앙정부 차원의 가장자산 보유 규모는 지난 6일 기준 수사 및 징세 과정에서 압수·압류를 통해 국세청(521억원), 검찰청(234억원), 경찰청(22억원), 관세청(3억원) 등 총 780억원이다. 여기에 공공기관이 기부금 수령 과정에서 보유하게 된 3억6000만원가량의 가상자산이 보태진다.
이들 자산은 몰수·매각 등 최종 처분이 이뤄지기 전이거나 수령 직후 현금화 전 일시 보관 중인 금액이 대부분이다.
국민의 가상자산 보유가 늘며 정부의 취득 규모도 급증하는 추세로, 작년 한 해 강제징수액은 639억원으로, 2022년(6억원)과 비교해 100배 이상 급증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