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해방 직후(1940년대 후반~1950년대 초반)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50달러 미만의 세계 최빈국 수준이었다. 1953년 한국전쟁 복구기의 1인당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약 66~67달러 내외로, 전쟁 후 폐허 속에서 매우 낮은 수준의 경제 상황을 보였다.
당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으며, 1960년대 초반까지도 100달러를 넘지 못하는 빈곤한 상태였다.
1987년 제13대 대통령 선거 당시 노태우 후보가 내건 주요 경제 공약은 '1인당 국민소득 5,000달러 이상 달성'이었다.
당시 전두환 정부 말기인 1987년의 1인당 국민소득이 약 3,100달러 수준이었고, 이를 임기 내인 1992년까지 5,000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다행히 노 대통령 임기 말인 1992년, 1인당 국민소득은 6,700달러를 기록하여 공약 목표를 조기에 달성했다.
이후 우리나라는 한국전쟁 후 70년 만에 1인당 국민소득이 500배 이상 증가, 2014년 처음 3만달러를 돌파했다. 그런데 이후 12년째 4만달러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원화 약세까지 겹치면서 소득 증가 속도가 더딘 영향이다.
국제 비교에서도 한국의 소득 증가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다. 유엔 회원국 가운데 산유국을 제외하고 인구 1000만명 이상 국가 중 1인당 국민소득이 4만달러를 넘는 나라는 미국·네덜란드·호주·스웨덴·벨기에·독일·캐나다·영국·프랑스·이탈리아·일본 등이다. 이 국가들은 3만달러에서 4만달러로 올라서는 데 평균 4.9년이 걸렸다.
반면 한국은 2014년 이후 12년째 3만달러대에 묶인 채 4만달러대로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 대만은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이 4만585달러로 집계되며 7년 만에 4만달러를 돌파했다.
IMF, 한국의 1인당 GDP 4만 달러 달성 시점을 2029년으로 전망
또 한국 경제는 일본보다 성장이 둔화된 상태다. 지난해 일본의 1인당 GNI는 3만8000달러 초반으로 집계돼 한국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 경제는 최근 성장률 둔화 흐름을 보였지만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1.1%를 기록하며 한국(1%)을 소폭 웃돌았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직전 분기보다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작년 4분기 실질 GDP가 전분기대비 0.2%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월 발표한 속보치 0.3% 감소보다 0.1%포인트(p) 상향 조정된 것이다. 작년 1분기 –0.2% 성장 이후 3분기 만의 최저 성장률이다. 지난해 4분기 GDP는 전년동기 기준으로 1.6% 증가해 속보치보다 0.1%p 높아졌다. 연간 성장률은 1.0%로 속보치와 동일했다. 2020년 –0.7%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이다.
관계기관들은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달성은 당초 예상보다 늦어져 2027~2029년쯤이라고 전망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1인당 GDP 4만 달러 달성 시점을 기존보다 2년 늦춰 2029년으로 내다봤다. 반면 정부의 최근 전망에 따르면 2027년쯤 4만 달러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향후 성장 경로에 따라 시점이 가변적이다.
우리나라가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달성을 위해서 경제체질 강화와 함께 위해 구조적인 성장 동력을 강화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가치 상승)이 필수적이다. 다른 변수가 고정될 때 환율이 현재보다 약 55원 정도 하락해야 4만 달러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또 실질 GDP 성장률이 연 2%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수출 회복세와 내수 진작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밖에 노동 생산성 향상이 중요하다. 주요 선진국(G5)이 3만 달러에서 4만 달러로 진입할 당시의 평균 노동 생산성은 시간당 51.5달러였으나, 한국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 생산성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