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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극 3특’과 ‘행정통합’, 지방정책 맞나?
‘5극 3특’과 ‘행정통합’, 지방정책 맞나?
  • 정기석
  • 승인 2026.02.0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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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을 빼고 ‘4극 3특’이라야 비수도권 지방분권정책’일 수 있어
통합한다고 비수도권, 지방주민이 ‘서울특별시민’ 될 수 없어

[정기석 칼럼] "'5극 3특' 체제로 재편해보려 하는데 관성과 기득권이 있어 저항이 너무 크다" 이재명 대통령의 최근 발언이다. "개혁이라는 것이 누군가의 입장에서는 (권한을) 빼앗기기 때문에 저항이 심할 수밖에 없다"라며 본인의 심정을 공개석상에서 토로한 것이다.

이 같은 대통령의 심란한 인식에서 느끼듯 그렇지 않아도 지역에서는, 특히 농어촌마을에서는 ‘5극 3특’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 적지 않은 게 민심이다.

'5극 3특'이란 수도권 일극 체제에서 벗어나 전국을 5개의 초광역권(수도권·동남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과 3개의 특별자치도(강원·전북·제주)로 재편하는 국가 균형 발전 전략을 말한다.

국민들은 오랜 기간 수도권 집중의 폐해와 부작용이 누적되고 산적한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 2022년 기준 청년인구 53.9%, 국내 500대 기업의 본사 77%, 디지털 기술 기업의 76.5%가 수도권에 몰려있는 이토록 기형적이고 망국적인 사실을.

수도권을 빼고 ‘4극3특, 비수도권 지방분권정책’이라야

따라서 지방분권과 국토(가)균형발전 정책을 잠재성장률 3% 이상(현재 1%대), 비수도권 GRDP(지역내총생산) 비중(47~48%)을 50% 이상 끌어올리는 ‘5공 3특’이 불가피하다는 이재명 정부의 지방정책을 진지하게 경청하는 중이다.

다만 5극 3특에는 곳곳에 불안한 약점이 엿보인다. 자칫 잘못하면 작금의 수도권 우위 구조가 더 고착될 위험마저 감지된다. 우선 5극 3특의 권역별 핵심 사업을 살펴보니 수도권은 글로벌 금융·본사 허브 기능 강화를 내세우고 있다. 고부가가치 영역인 R&D, 금융, 인재의 허브 기능을 여전히 양보하지 않겠다는 ‘수도권 1극 중심’ 포석이 아닌가.

돌이켜보면, 심지어 반균형발전론자라 평가할 만한 이명박 전 대통령조차 국가균형발전을 추진한다며 전국을 5+2 광역경제권으로 나누었다. 동남권 수송 기계, 수도권 지식정보, 충청권 의약 바이오, 대경권 IT 융복합, 호남권 신재생에너지 등 권역별 특화 전략이었다.

이번 5극 3특에서는 동남권 자동차·조선·항공, 수도권 글로벌 금융, 충청권 바이오, 대경권 이차전지, 호남권 AI 등을 성장엔진으로 삼고 있다. 그렇다면 이재명 정부의 5극 3특은 이명박 정부의 5+2 광역경제권과는 어떻게 다르고, 무엇이 같은가? 주장은 있으되 논리와 설명과 명분은 부족해 보인다.

그래서 혹자는 근본적으로 수도권을 5극에 포함시키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수도권을 제외한 '4극3특'이라야, 비수도권 지원정책이라야 진정한 지방분권정책이자 국가균형발전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비판하고 나설 정도다.

또한 5극 핵심 사업의 추진 주체도 부정확하고 불명확해 보인다. 가령 광주, 전남, 전북을 포함한 호남권의 핵심사업주체는 어디인가? 만일 광주와 전남이 통합하면 전북의 처지는 과연 어떻게 되는 것인가?

통합하면 비수도권 지방도 ‘서울특별시’가 된다고?

이처럼 ‘5극 3특’과 더불어 ‘특별한 지자체’가 되려는 ‘'행정통합''의 바람도 거세다. 통합론자들은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며 오는 6월 지방선거 이전 통합을 목표로 광주와 전남, 대전과 충남의 통합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 1일 민주당은 전남·광주, 충남·대전 통합특별법을 각각 발의했다.

그래서 더욱 불안하다. 얼핏 보면 광역지방자치단체끼리 행정통합을 하면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지위’를 준다니 그럴 만한 기대효과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소외되고 낙후된 지방이 난데없이 서울처럼 ‘특별한 지역’이 된다면 그야말로 ‘특별한 일’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그런데 광역지자체끼리 통합하면 지역에서 살아가는 지방주민, 특히 대다수 농어촌 주민들의 삶은 어떻게 나아지는 것일까? 대체 무엇이 달라지는 것일까? 서울특별시민 같은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대우가 정말 주어지는 것인가?

이른바 지역에, 마을에 터를 잡고 20여년 이상 살아가고 있는 주민으로서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통합으로 행정구역이 커지고 집중될수록 지자체장, 지역의회 등 지방권력자들은 대도시 지역 중심의 개발사업에만 예산을 쏟아 부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무엇보다 통합되면 기초지자체의 권한이 ‘특별시’로 돌변한 광역지자체로 더욱 집중되고, 읍면자치 등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세가 더욱 위축될 게 뻔하다. 이건 걱정이나 예측이 아니다. 행정통합으로 농어촌마을 같은 주변부는 오히려 소외되고 배제된 선행사례는 선진외국에서 이미 일반적이다.

읍면자치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하승수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에 따르면, 기초지방자치단체 통합을 추진한 일본의 경우에도 주변부 지역이 소외되고 주민서비스의 질이 저하되었다. 광역지방자치단체 격인 레지옹 통합을 했던 프랑스도 행정서비스 접근 비용이 증가하는 등 부작용은 커졌다.

물론 통합으로 인한 기대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통합찬성론자들의 주장대로라면 중앙정부에서 강력한 권한을 이양받는 ‘지방분권’을 기대해본다. 국세와 지방세 비중을 8대2에서 5대5로 하는 등. 다만 6월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졸속통합이 아니라 지방분권개헌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래야 ‘5극 3특’이, ‘행정통합’이 지방정책이라는 정부의 주장을 믿을 수 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정기석(tourmali@hanmail.net)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시장연구원 연구위원

경상국립대 창업대학원 6차산업학과 비전임교원

前 국회정책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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