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인석 칼럼] 서울 아파트값이 12월 넷째주 0.21% 올라 두 달 만에 상승폭을 최대로 키웠다. 이 추세대로면 2006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할 것이 확실하다. 수도권 전체로 봐도 오름폭이 커지는 모습이다.
서울에선 강남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한강벨트'가, 경기도에선 용인·하남·성남 등 이른바 '경부축'이 상승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거래량은 여전히 적지만 가격은 오르는 상태가 지속되는 셈이다.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넷째 주(22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0.14% 상승했다. 전주 대비 상승폭이 0.03%포인트 확대됐다.
서울 역시 전주 0.18%에서 0.21%로 오름폭이 커졌다. 상승폭으로는 10월 넷째주(0.23%) 이후 8주 만에 가장 높다.
서울 지역 연간 상승률(1월 1일~12월 22일)은 8.48%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2006년(23.46%) 이후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 서울 집값상승폭 커져…19년 만에 최고 상승폭
부동산원은 서울 시장 전반에 대해 "거래 수준은 다소 낮은 가운데 선호 단지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증가하고 대단지·역세권 등 정주 여건이 양호한 단지와 재건축 추진 단지 위주로 상승 거래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적은 거래량 속에서도 상승 거래가 나타나는 원인으로 '공급 부족'을 꼽았다. 이들은 "대출 여건이 나빠진 상황에서도 전보다 더 비싼 가격에 매수자가 나타나는 것은 결국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라며 "그 원인은 수도권에 공급이 부족하다는 걱정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는 탓"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부동산 관련 연구기관들도 내년에 수도권 집값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내년 수도권 주택가격이 4.2%, 건설산업연구원도 2.0%,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2~3% 상승을 각각 전망했다.
10·15 대책 이후 집값 상승은 정책 실패라기보다 “공급 불안 + 상급지 쏠림 + 규제 피로”가 누적된 결과다. 향후 3년 서울 집값은 “정책 방향”보다 “공급이 언제 보이느냐”에 따라 갈린다.
◇ 10·15 대책 이후 집값 상승의 핵심 현상
첫째, 대출·세금 규제가 유지되면서 거래량은 낮아지고, ‘급매물 소진 + 보유 버티기’로 실거래가는 상승, 시장가격이 ‘체결된 소수의 고가 거래’에 의해 끌어 올려지는 ‘비정상적 상승’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둘째, 강남3구·마용성·한강벨트는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강화되는 바람에 수요가 강남·한강벨트 중심의 상급지 쏠림 현상이 발생, 가격 상승하고 있다.
셋째, 서울 대체지 중 ‘직주근접 + 학군 + GTX 기대 지역’에 서울진입이 어려운 실수요자의 갈아타기 수요가 이동, 경부축(성남·용인) 동반 상승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넷째, 정비사업 지연, 인허가 감소, 착공 위축 등 공급부족에 대한 시장의 ‘학습 효과’로 ‘앞으로 더 부족해진다’는 기대가 가격에 선반영 되고 있다.
◇ 10·15대책 이후 드러난 문제점 및 대응방안
첫째, 단기 대책 위주, 실제 입주물량 가시성 부족,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는 선언적 수준에 그치는 등 공급 신뢰가 붕괴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단기 수요 억제’보다 ‘중기 공급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 입주 가능한 물량의 시간표를 제시해야 하며. 정비사업 인허가 기간 법정 상한 설정과 공공기여 축소 대신 속도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둘째, 계층·지역 간 자산 격차 확대, 상급지 보유자는 상승 이익, 무주택·중저가 지역은 상대적 박탈감이 심화하고 있다. 따라서 지역별 차등, 강남·한강벨트 보유·거래 관리, 비강남 외곽 대출·세제 완화로 수요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
셋째, 대출 규제로 신규 진입 차단, 기존 보유자는 부동산을 팔 이유가 없어 매물 잠김의 ’금융 규제의 역설‘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실수요자 금융 규제 정상화, 생애 최초·무주택자 LTV 단계적 정상화, 집값 안정은 실수요 차단이 아니라는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
넷째, ‘집값 안정’ vs’시장 정상화‘가 혼재된 정책 메시지의 모순으로 실수요자는 관망, 자산가는 선별 매수하는 문제점이 드러났다. 따라서 정책 예측 가능성 강화, 대책 발표 빈도 축소, 3∼5년 중장기 로드맵 고정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일관된 정책 메시지를 내놓아야 한다.
◇ 당정, 내년 1월 중 공급 확대 정책 발표
이달 21일 당정은 내년 1월 중 공급 확대 정책을 발표하겠다고 했으나 ‘공급 발표’가 아니라 ‘입주 연도 확정’이 중요하다. 공급 확대 3∼5년 중장기 로드맵은 정치·행정적으로 가장 어렵지만 유일하게 가격 상승 기대를 낮추는 정책이다.
현재의 집값 상승 문제를 해결할 핵심 열쇠는 ‘언제, 어디에, 얼마나 공급되는 지가 보이는 시장’이다. 그 전까지는 강남·한강벨트 상승, 서울 접근성 높은 경부축 동반 상승, 연 2∼3% 완만한 우상향 흐름이 쉽게 꺾이기 어렵다.
가장 현실적인 해결방안은 “세제 완화 + 실수요 금융 정상화(부분) + 입주시점이 보이는 공급 가속”이다. 이를 통해서 거래 회복, 가격 급등 억제, 중장기 집값 안정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 소개
송인석(issong958@naver.com)
(사) 서울이코노미포럼 공동대표
(전) 오케이저축은행전무이사
(전) 하나저축은행전무이사
(전) SC제일은행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