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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대란' 시대, 우리도 이제 식당에서 잡곡밥을 먹고 싶다
'당뇨대란' 시대, 우리도 이제 식당에서 잡곡밥을 먹고 싶다
  • 정종석
  • 승인 2025.11.26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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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흰쌀밥만 먹은 사람들 대부분 비만과 당뇨병 등 '건강상 적신호'...통곡물을 하루에 30g 더 먹을 때마다 암, 대사질환, 심뇌혈관 질환 등 모두 10% 내외로 감소

[금융소비자뉴스 정종석 발행인] 한 60대 여성은 평생 흰쌀밥만 고집하다 최근 당뇨 전단계 판정을 받았다. 밥을 반 공기로 줄이고 잡곡으로 바꾼 뒤, 한 달 만에 식후 혈당이 20 이상 내려갔다. 밥은 끊는 것이 아니라 현명하게 바꿔 먹는 것이 혈당 관리의 첫걸음이라고 한다.

우리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밥’. 그 중에서도 새하얀 쌀밥은 부드러운 식감과 단맛으로 식욕을 자극한다. 매 끼니 백미를 먹는 것이 과연 건강에 좋은 선택일까?

백미는 식이섬유와 미네랄이 도정된 쌀의 ‘알맹이’ 부분. 빵, 떡, 라면처럼 대표적인 정제 탄수화물이다. 또 백미는 단순당으로 혈당을 급격하게 올려, 비만이나 당뇨의 위험을 높일 수도 있다. 건강에 유익한 밥은 과연 무엇일까? 밥을 바꾸면 과연 우리 몸에 어떤 변화가 생길까?

건강 검진 결과, 수십 년 간 흰쌀밥만 먹었다는 사례자들 대부분이 비만과 당뇨병 등 건강상의 적신호가 켜져 있는 상태였다. 특히 5명의 사례자 중에서 4명이 혈당 조절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 통곡물의 거친 탄수화물이 아니라 정제된 탄수화물인 ‘백미’의 경우, 분해와 흡수가 빨라 혈당을 급격하게 올린다. 그 결과 인슐린이 과다 분비되면서 혈당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당이 당을 부르는 악순환,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밥의 건강한 섭취 방법은 무엇일까? 흰쌀밥은 혈당을 빠르게 올린다. 반면 현미, 보리, 귀리, 콩이 섞인 잡곡밥은 섬유질이 풍부해 흡수가 천천히 이뤄진다.

당뇨 전단계 1,400만 명, 환자 500만 명, 총 2,000만 명이 혈당 관리의 경계선에

현대인에게 부족한 미네랄과 비타민 등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잡곡을 섞어먹는 것이 좋다. 특히 잡곡 종류는 두 가지에서 많아도 다섯 가지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잡곡의 비율은 최소 반반이 돼야 영양학적으로 좋은 밥이 된다. 또한 잡곡의 거칠거칠한 식감이 싫다면, 해조류와 채소를 섞어 밥을 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국은 이미 당뇨 전단계 1,400만 명, 환자 500만 명, 총 2,000만 명이 혈당 관리의 경계선 위에 서 있다.

국내 당뇨병 환자가 지난해까지 10년 새 73% 이상 급증했다. 20~30대 젊은 당뇨병 환자 급증이 전체 환자 수 증가를 견인했다. 최근 KH한국건강관리협회(이하 협회)에 따르면 국내 당뇨병 환자 수는 지난 2014년 207만8650명에서 지난해 360만2443명으로 10년 새 73.3% 늘었다.

같은 기간 20~30대 젊은층 환자 수는 8만7273명에서 15만6942명으로 79.8%나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당뇨병 증가의 원인으로 불규칙한 식습관, 운동 부족, 과도한 스트레스와 음주 등으로 인한 비만 증가를 지목한다. 당뇨병이 혈관을 손상시키고 다양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질환인 만큼,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에서 당뇨병을 일으키는 식습관 가운데 정제된 흰쌀밥 대신 통곡물·잡곡밥을 선택하더라도 혈당을 낮출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시중의 일반 대중식당에서는 식사때 대부분 흰쌀밥만을 내놓는다. 사람들이 잡곡밥이나 현미밥을 먹고싶더라도 파는 곳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서울시, 흰쌀밥 대신 통곡물과 잡곡밥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통쾌한 한끼' 눈길

다만 일부 공공기관의 구내식당에서 백미쌀밥 대신 혼합곡으로 잡곡밥 식사를 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지난 9월 오세훈 서울시장이 중구 소재의 한 식당에서 정희원 서울건강총괄관과 외식이나 배달 시에도 흰쌀밥 대신 통곡물과 잡곡밥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통쾌한 한끼' 추진 전략을 논의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통쾌한 한끼는 서울시가 지난 10일 발표한 건강도시 서울 종합계획 '더 건강한 서울 9988-3·3·3·3프로젝트'의 핵심사업이다. 이 계획은 △365일 운동하는 도시 △건강한 먹거리 도시 △어르신 건강노화 도시 △건강도시 디자인 4대 과제를 통해 2030년까지 시민 건강수명을 3세 늘리고 운동 실천율을 3%포인트(p) 높여 시민체력등급을 3등급 더 올리는 것이 목표다.

이 가운데 오 시장과 정 총괄관은 점심식사로 키토 돼지국밥과 백미 대신 곤약쌀과 현미·흑미·서리태 등 19곡으로 구성한 잡곡밥을 주문했다.

오 시장은 "통쾌한 한끼는 외식이 잦은 현대인들이 통곡물·잡곡밥을 선택해 건강한 식습관을 기를 수 있는 생활밀착형 사업"이라며 "개인적으로 10여년 전부터 식당에서 잡곡밥을 선택할 수 있게 해달라고 주인들을 설득하고 다녔는데 사업으로 추진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정 총괄관은 "통쾌한 한끼 사업과 관련한 잡곡 혼합비율 인증기준과 참여 음식점에 도움될 수 있는 인센티브 등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시는 올해 연말까지 통쾌한 한끼 협력 음식점 1000곳을 선정하고 내년 3000곳, 2030년까지 1만 500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배달앱과도 연계해 시민들의 건강식습관 선택지를 넓혀갈 방침이다.

사람들이 밖에서 통곡물을 먹게 만들면 한국 입장에서는 어마어마한 의료비 절감

‘저속노화’ 개념을 국내에 대중화한 것으로 유명한 정 총괄관은 지난 6월 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에서 물러난 뒤, 8월부터 비상근 건강총괄관으로서 서울시 건강정책을 설계하고 있다. 오 시장과 아무런 인연도 없었지만, 연구를 함께하는 내과 의사로서 자신의 역할의 끝에는 결국 정책이 있다는 생각에 이 자리를 맡았다고 한다.

정 총괄관이 서울시에 온 뒤 추진된 대표적인 정책이 ‘통쾌한 한 끼’이다. 통쾌한 한끼는 외식이나 배달 주문 시에도 정제된 흰쌀밥 대신 통곡물·잡곡밥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식당 입장에서는 잡곡밥, 통곡물을 제공할 경우 흰쌀밥보다 운영비가 더 들 수 있다. 이를 고려하면 식당에서 돈을 더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서울시 전언에 따르면 한 식당에서 실험을 해본 결과 (손님이) 1000원을 더 내면 50% 통곡물이 들어가 있는 밥을 판다. 딱 1주일 만에 60%가 통곡물을 선택했다고 한다. 수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밥 한 공기당) 원가 증가분이 1000원 이상은 아니고, 그러니까 식당도 남는다는 분석이다.

외식을 주로 하는 필자도 우리나라 식당에서는 왜 흰쌀밥만을 제공하는지 의문을 품고 식당에서 잡곡밥을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식당 한 곳에서 잡곡밥 판매를 시작하면, 건강산 이유만으로도 아무래도 흰 쌀밥만 주는 식당엔 사람들이 덜 가게 될 것이다. 잡곡밥 판매가 일종의 경쟁력이 되는 것이다.

통곡물을 하루에 30g 더 먹을 때마다 암, 대사질환, 심뇌혈관 질환 등이 모두 10% 내외로 감소한다고 한다. 사람들이 밖에서 잡곡밥이나 통곡물을 먹게 만들면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어마어마한 건강의료비가 절감되는 셈이다. 어서 빨리 이런 세상이 오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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