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09-30 15:21 (수)
자주국방의 상징,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확보하라
자주국방의 상징,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확보하라
  • 나병문
  • 승인 2025.11.10 07:21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병문 칼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월 30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하여 “한미 군사 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구식이고 기동성이 훨씬 떨어지는 디젤 추진 잠수함 대신, 원자력 추진 잠수함(이하 원잠)을 건조하는 걸 승인했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을 계기로 10월 29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원잠의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결단해달라”라고 요청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었다. 이로써 대한민국 국방 분야의 숙원을 풀기 위한 첫발을 내딛게 됐다.

원잠의 보유는 우리 해군력의 획기적인 발전뿐 아니라, ‘한미원자력협정’의 개정을 의미한다. 이 둘을 따로 떼어서 논의할 수 없는 이유는 원잠을 확보하고 운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원자력협정의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사업이 순탄하게 진행된다면 우라늄 농축과 사용 후 연료봉 재처리 권한 확보 문제도 함께 해결할 수 있게 된다.

한국의 원잠 보유를 향한 염원은 역사가 길다. 1차 북핵 위기가 불거졌던 김영삼 정부 때부터 건조 필요성이 제기됐고, 노무현 정부 때는 비밀리에 원잠 건조계획을 추진하다가, 언론에 이 사실이 공개되면서 중단된 바 있다. 문재인 정부 때도 원잠 도입 문제를 미국에 타진했지만 흐지부지된 바 있다. 그런데 이번 양국 대통령끼리 합의함으로써 그토록 고대하던 ‘원잠 보유국’의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원잠 획득까지 산적한 난제들

현재 세계 원잠 보유국은 6개국에 불과하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에 인도를 더한 숫자다. 오커스(AUKUS)의 일원인 호주는 미국의 기술지원을 받아 2030년께 보유할 예정이다. 우리나라가 원잠을 갖게 된다면 세계 8번째 보유국이 되는 것이다. 원잠을 건조하고 운영하는 데는 막대한 비용이 든다. 그런데도 국가마다 앞다퉈 도입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군사 전략적 가치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잠을 실제로 보유하기까진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개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원잠을 미국 본토, 바로 이곳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건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 건조하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오랜 기간에 걸쳐 축적된 기술력, 숙련된 기술자,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건조 시설을 보유한 한국의 조선소가 아니라 미국에서 건조한다는 이야기는, 자기들이 만든 잠수함을 한국이 사 가라는 말이다. 이 부분부터 문제다.

그에 대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6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서 “미국에서 건조하는 것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라며 국내 건조를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도 “원잠은 단순한 전력 보강이 아니라 우리 해군의 작전 능력과 해양 이익을 지키는 핵심 전력·전략무기”라며 한국형 원잠은 반드시 우리 조선소에서 우리 기술로 건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연료 문제는 더 민감하다. 원잠 건조를 위해서는 소형 원자로 개발과 연료로 사용할 농축 우라늄 확보가 필요한데, 현행 ‘한미원자력협정’ 체제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하다. 농축 우라늄은 ‘비군사적, 평화적 목적’에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협정을 개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그건 트럼프 대통령 혼자 결정할 수도 없다. 미국의 행정부 간 합의를 거친 후에도 의회의 승인을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IAEA 같은 국제기구의 동의도 필요하다.

‘한국형 전략무기’인 원잠, 반드시 확보해야

우리가 원잠 보유를 서두르는 이유 중 하나는 주변국들의 해군력이 급속하게 팽창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중국 해군의 성장세는 무서울 정도다. 중국은 2015년을 기점으로 함정 보유 수에서 미국 해군을 추월했다. 군함 건조 속도는 그보다 더 위협적이다. 미국보다 몇 배나 빠른 속도로 군함 숫자를 늘리고 있다. 해군 전문가 중 상당수는 가까운 시일 내에 중국 해군은 총톤수나 질적인 측면에서도 미국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그뿐이 아니다. 전통적인 해군 강국인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그동안 보잘것없던 북한 해군의 변화도 신경 쓰인다. 북한은 낡은 잠수함과 소형 경비정 위주의 해군력을 최근 들어 대대적으로 손보고 있다. 5천 톤급 최신형 구축함을 연달아 두 척이나 진수하더니, 얼마 전엔 건조 중인 원잠 사진을 공개하며 대놓고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그들의 핵무기와 미사일만으로도 가뜩이나 골치가 아픈데, 재래식 무기까지 더해진다면 위기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원잠 확보 과정에는 수많은 제약이 따른다. 핵물질 확보만 하더라도 법적·기술적·외교적 제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역내 안보 구도에도 민감한 파장을 미칠 수 있다. 중국은 한국의 원잠 확보를 자신들을 견제하기 위한 한미 동맹 강화의 일환으로 보고 경계심을 높일 것이다. 일본도 우리가 원잠을 보유하면 역내 군사력 균형을 내세워 자국도 보유해야 한다고 나설 것이다.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우리의 의지를 꺾어서는 안 된다.

핵무기를 가질 수 없는 우리가 현실적으로 보유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전략무기가 원잠이다. 그러니 어떤 난관이 있더라도 이번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정부를 중심으로 범국가적 조직을 만들고, 치밀한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추진해나가야 한다. 머지않아 강력한 자주국방의 상징인 ‘한국형 원잠’을 우리 손으로 완성할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 국민의 열망과 지지를 바탕으로 전력투구한다면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필자 소개

나병문(rabmna1958@naver.com)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시장연구원 연구위원

-SN경영연구원장

-경영학박사, 전 우리은행 지점장


뉴스속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금융소비자뉴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여의도동, 삼도빌딩) , 1001호
  • 대표전화 : 02-761-5077
  • 팩스 : 02-761-5088
  • 명칭 : (주)금소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1995
  • 등록일 : 2012-03-05
  • 발행일 : 2012-05-21
  • 발행인·편집인 : 정종석
  • 편집국장 : 백종국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윤정
  • 금융소비자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6 금융소비자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fc2023@daum.net
엔디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