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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가 아니라 ‘사회연대경제’
‘사회적경제’가 아니라 ‘사회연대경제’
  • 정기석
  • 승인 2025.09.3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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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연대경제의 핸디캡을 보완하고 보정해줄 입법은 반드시 필요...입법을 통해 ‘사회연대경제’ 차원으로 사회적경제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정기석 칼럼] 지난 정부에서 ‘사회적경제’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재명 정부에서는 ‘사회적경제’가 사라진 자리에, ‘사회연대경제’라는 꽃으로 변신해 홀연히 다시 피어나고 있다. ‘사회연대경제기본법’ 입법이 마침내 가시권 안에 들어와 있는 것이다.

이 법의 전신이라할 사회적경제기본법안은 2014년 19대 국회에서 처음 발의됐다. 10여년이나 시간이 속절없이 흐른 셈이다. 20~21대 국회에서는 아무런 성과와 소득도 없이 그저 법안 발의와 폐기만 반복했을 뿐이다. 결국 오늘날까지 입법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표류와 실종을 거듭했다.

지난 윤석열 정부, 22대 국회에서는 노골적으로 사회적 경제를 홀대하고 방치하고 퇴보시켰다. 마을공동체, 도시재생, 로컬크리에이터, 문화·예술, 마을교육 등 사회적경제 관련 모든 분야와 영역에서 마찬가지였다.

지역소멸 대응과 지역사회 혁신을 이끈 사회적 경제 활동가들은 천덕꾸러기 취급까지 받았다. 정책 퇴보, 예산 삭감, 사회적 소외 등으로 고사, 아사 직전까지 내몰린 게 사실이다.

다행히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면은 바뀌었다. 사회연대경제기본법 제정을 위해 국회가 힘을 다시 끌어모으고 있다. 오랫동안 사회연대경제 진영에서 활동하고 지지해 온 최혁진, 복기왕, 정태호 등 국회의원들이 다투듯 기본법을 대표 발의하고 나섰다.

국회가 끌고, 지방정부와 사회연대경제 조직이 밀고

법안들은 대통령 소속 사회연대경제위원회 및 지역위원회 설치, 한국사회연대경제원 설립, 사회연대금융 제도 정비 및 판로 지원 확대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저마다 사회적경제 진영의 해묵은 숙원을 오롯이 담아내고 있다.

지난달에는 기본법 제정을 지원하기 위한 ‘사회연대경제 입법 한마당 및 사회적경제입법추진단 발족식’도 국회에서 열렸다. 일종의 사회연대경제 부흥회를 방불케했다. 추진단에 국회의원이 58명이나 참여할 정도로 입법의 열기와 열망은 뜨거웠다.

사회연대경제에 각별한 인연과 애정을 가진 우원식 국회의장도 직접 참석, “사회연대경제는 시장경제와 함께 사회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축”이라는 축사를 사회연대경제 활동가들에게 헌사했다.

추진단은 사회연대경제기본법 제정은 물론 돌봄· 주거 · 에너지 · 먹거리 등 분야별 연계사업 확대를 위해 법 제 · 개정, 사회적기업·협동조합·마을기업·자활기업 등 조직유형별 개별법 개정 등을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아울러 국회·지방정부·사회연대경제 조직 간 협력 네트워크로서 ‘사회연대경제전국회의’도 공식 출범했다. 전국회의는 기본법 제정 지원과 함께 후속 입법과제 발굴과 논의를 위한 협력 네트워크의 역할을 맡게 된다.

이토록 국회가 앞장 서 사회연대경제 입법을 서두르는 이유는 자명하다. 사회적경제, 또는 사회연대경제가 일자리 창출과 사회 서비스 제공에 기여한 역할과 책임은 결코 무시할 수 없기때문이다. 특히 수많은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이 취약계층의 고용 확대와 지역 활성화를 견인한 건 부정할 수 없다.

‘협동과 연대’의 사회연대경제 패러다임 전환을

다만, 이같은 외형적 성장 뒤에 근본적 한계와 구조적 제약이라는 난제가 잠복해있다. 바로 그 난제를 풀기 위해서라도 입법은 절실하고 필수적이다.

어차피 사회연대경제는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이라는 틀 안에서 벗어날 수 없다. 냉엄한 시장 메커니즘과 경쟁해야 겨우 살아남을 수 있다. 하지만 정글같은 자본주의 시장에 출전하는 사회적경제 조직들은 일단 긴장되고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시장 경쟁력 확보, 자생 및 자립기반 구축 등 사회적 책무와 시장질서라는 현실 사이에서 고민과 갈등이 그치지 않는다. 오로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수익만을 좇을 수 없는 태생적이고 사회적인 숙명 때문이다.

심지어 정부는 사회적경제 성과를 평가한답시고 고용률이나 매출액 같은 경제적 지표를 잣대로 들이대곤 한다. 사회적경제 금융조차 사회적 투자가치보다 상업적 수익가치를 챙기는 방향으로 퇴색되기도 한다.

그래서 사회연대경제의 핸디캡을 보완하고 보정해줄 입법은 반드시 필요하다. 입법을 통해 ‘사회연대경제’ 차원으로 사회적경제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입법은 최소한의, 절박한 자구책에 다름 아니다. 이제 사회적경제가 아니라 사회연대경제로 한발 더 나아가야 되어야 한다는.

‘사회연대경제’ 입법 보다 ‘사회적자본과 사회안전망’ 먼저

그렇다면 사회연대경제란 생산, 분배, 소비에 이르는 경제 활동 전반을 재구성하는 패러다임이라야 한다. 협동, 연대와 호혜, 민주적 거버넌스, 생태적 지속가능성이라는 가치가 그 토대의 토양을 이룬다. 즉, 시장의 효율성, 국가의 공권력 등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에서 자발적 시민참여를 통한 상생의 경제 생태계를 지향한다.

자본이 아닌 인간과 지구가 우선한다. 특히, 토지, 지식정보, 에너지 등 공유재(Commons)가 경제의 바탕이자 중심이 되어야 한다.

거기에 하나 더. 사회적 경제 같은 공동체사업(Community Business)은 신뢰, 협동, 연대, 참여, 규범, 네트워킹 같은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 선행, 전제되어야 한다. 사회적 자본은 기본소득 같은 사회안전망부터 먼저 구축되어야 생산, 축적이 비로소 가능하다.

따라서 입법이나 정책·제도보다, 사회적 자본이 더 중요하다. 사회적 자본보다 사회안전망이 더 중요하다. 입법이 능사나 만사가 아니라는 점, 이번에는 잊지 말아야 한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정기석(tourmali@hanmail.net)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시장연구원 연구위원

경상국립대 창업대학원 6차산업학과 비전임교원

前 국회정책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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