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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가 만사"...역대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과 '낙마' 파동
"인사가 만사"...역대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과 '낙마' 파동
  • 정종석
  • 승인 2025.07.25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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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의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문재인의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윤석열의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

이재명 정부, 만일 추가 낙마자 나오면 치명타...임기 초반 인사로 어려움을 겪었던 전 정권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돼

[금융소비자뉴스 정종석 발행인] 지난 1993년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깜짝인사’를 많이 단행했다. 거칠 것 없는 성격인 그는 인사를 발표하는 청와대 대변인은 물론, 비서실장조차도 확정된 명단을 건네받기 전까지는 내용을 전혀 모르는 일이 다반사였다.

YS는 김대중(DJ) 전 대통령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달리 ‘여론검증’을 거치지 않았다. 오히려 내정 사실이 언론에 미리 알려지거나 언론에 보도되면 가차 없이 인선을 취소해 버렸다.

당시 중진 정치인이었던 어느 인사는 YS에게서 내무부(현 행정안전부) 장관을 맡아달라는 말을 듣고 자랑삼아 이를 친한 기자에게 귀띔했다. 언론에는 ‘신임 내무장관에 000씨 유력’이란 기사가 나갔고, YS가 불같이 화를 내는 바람에 이 인사는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DJ는 매사에 꼼꼼한 성격 그대로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인사를 했다. 또 ‘온정인사’도 즐겨했다. 오랜 야당 생활을 하면서 박해를 받은 시기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줬던 사람들을 찾아서 요직에 앉히곤 했다.

검사 시절에 동교동계 수사를 많이 했던 신광옥씨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됐을 됐을 때 그가 동교동 사람들을 취조하면서 인간적으로 대해줬기 때문이란 말이 나돌기도 했다. DJ 시절에 유난히 개각과 공공기관 임원 인사가 잦았던 이유도 그 만큼 챙겨줄 사람이 많았던 까닭이라고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초기엔 ‘코드 인사’ ‘회전문 인사’ 논란에 휘말렸다. 그런 와중에도 특유의 돌출형 캐릭터답게 다양한 인사실험을 했다. 후보자 사전 공개 방식 외에도 이른바 ‘물타기’ 방식도 시도했다.

요직 내정자를 일찌감치 언론에 흘린 뒤 비판 분위기의 김을 빼버리고 임명을 강행하곤 했다.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가 청와대 홍보수석에 임명될 때는 공식 발표 20일 전에 출입기자들에게 ‘엠바고’(일정시점까지 비보도)를 걸고 귀띔해 준 적도 있었다.

매 정권 마다  '코드 인사' 논란 불거져

이명박(MB) 전 대통령은 재선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정치권DMS 물론, 공직사회에서도 인재풀이 별로 없었다. 따라서 집권 초기에는 정권창출의 산실이었던 ‘안국포럼’ 출신을 비롯한 대선 공신들과 그들이 천거한 인물들이 요직을 독차지했다.

그는 서울시장을 역임, 행정경험을 쌓았지만 대선 공신들의 인사전횡을 차단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특히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과 핵심 측근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이 인사를 독점하다시피 했다.

인사권 행사에서 소외된 또 다른 측근 정두언 의원은 정권이 출범하자마자 이들을 겨냥해 “권력을 사유화 한다”고 직격탄을 날려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이재명 정부와 마찬가지로 인수위 없이 시작한 문재인 정부도 내각에 여당 국회의원을 많이 등용했다. 당시 김부겸(행정자치부), 도종환(문화체육관광부), 김현미(국토교통부), 김영춘(해양수산부), 김영록(농림축산식품부) 의원 등 총 5명의 여당 의원이 장관에 기용됐다.

당시 문 정부는 보수 정권 10년 만에 정권 교체에 성공하면서, 인재풀의 폭이 제한적이었다는 점이 작용했다. 이 때문에 정치적 성향이 유사한 외부 전문가 특히 학계 인사를 다수 등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코드 인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는 초대 내각에서 검찰 출신 인사를 다수 기용한 것이 특징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대통령실, 감사원, 국정원 등 외곽 핵심 기관에도 검찰 출신이 포진했다.

기업인 출신 인사는 내각에 포함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관료와 법조계 중심으로 인선, 민간 기업에서 직접 경영 경험을 쌓은 인물을 발탁한 사례는 드물었다.

낙마자 속출, 대통령의 오기 인사도 한몫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은 ‘분할통치’로 요약된다. 절대권력자 밑에서 ‘2인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권력암투가 끊이지 않자 이를 역으로 활용해 서로간에 박치기식 ‘충성경쟁’을 시키면서 상호 견제하도록 했다.

초대 이승만 전 대통령은 마치 왕이 임명권을 행사하듯 내정자를 불러 자신의 호의를 설명하면서 일일이 지침을 내렸다고 한다.

이재명 정부가 집권 한달여만에 인사난맥상을 빚고 있다.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에 이어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각종 논란으로 낙마했고, 강준욱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이 '계엄옹호·친일·5·18 비하' 발언으로 사퇴했다.

‘인사파동’은 과거 정권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났다. 정도의 차이가 있었을 뿐이다. 인사는 만사다. 인사를 잘하면 지지율 상승과 함께 국정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인사가 망사가 되면 지지율이 떨어져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다. 역대 대통령은 조각에서 난맥상을 보이며 후보자들의 잇따른 낙마로 애를 먹었다. 대체로 예외가 없었다.

매 정권마다 초기 인사에 대한 비판적인 조어가 등장했다. 이명박 정부의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문재인 정부의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윤석열 정부의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이 대표적이다.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인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국민의 싸늘한 시선에 직면했다.

역대 정부에서 낙마자가 속출한 것은 인사 검증 시스템이 부실한 것이 원인이지만 대통령의 오기 인사도 한몫을 했다. 대통령이 특정 인사를 고집하면 주변에서 누구도 강하게 반기를 들기 어렵다. 결국 주요 보직에 임명되거나 지명된 뒤 논란이 불거져 낙마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정치도 첫 단추를 잘 꿰야 하는 법이다. 이재명 정부의 내각구성이 후속 인선을 통해서 완료되겠지만 추가 낙마자가 나오면 자칫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자칫 임기 초반 인사로 어려움을 겪었던 전임 정권들의 잘못된 전철을 밟아서는 안될 것이다. 인사가 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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