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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금융, 새판 짜기](67) 돈과 공장이 연결될 때 산업이 산다
[한국 금융, 새판 짜기](67) 돈과 공장이 연결될 때 산업이 산다
  • 권의종
  • 승인 2025.07.05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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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없는 산업혁신은 없다...산업정책과 금융정책의 방향성을 공유하고 실행력 높여야

[금융소비자뉴스 권의종 논설실장] 산업이 도약하려면 그 밑바탕에는 튼튼한 금융이 있어야 한다. 기술 혁신, 생산성 향상, 글로벌 경쟁력 확보 등 모든 산업 발전의 중심에는 자금의 효율적 조달과 배분이 존재한다. 그러나 한국의 금융은 오랫동안 산업과 단절된 채 부동산이나 비생산적 자산에 집중돼 있었고, 실물경제의 변화에 유기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이제는 산업구조 전환과 금융의 전략적 연계를 재설계해야 한다.

특히 제조업의 스마트화, 탄소중립 전환, 반도체·AI·바이오 등 미래 유망 산업의 성장은 초기 R&D 자금과 장기 투자자본의 결합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민간 금융은 단기 수익성에 집중되어 혁신 산업에 대한 적극적 자금 공급을 꺼려왔고, 정책금융도 산업 전환 속도에 비해 대응력이 부족했다.

산업과 금융을 연결하기 위해서는 업종별 특화 금융지원 체계 구축, 금융기관의 산업 전문성 강화, 공급망 기반 자금 연계 전략 등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아울러 금융기관은 단순한 자금 제공자를 넘어 기업의 혁신 전략을 지원하고, 성장 단계별 맞춤형 자금 공급과 위험 분산 체계를 함께 설계하는 ‘전략 파트너’로 기능해야 한다.

산업전략 기반 금융체계로 전환

지금까지의 금융정책은 산업구조의 변화보다는 자금의 총량 관리와 대출 건전성 유지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디지털 전환, 탄소중립 등의 산업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는 산업전략을 중심에 둔 금융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우선, 정부의 산업정책 방향과 연계된 금융 프로그램을 신설하거나 확대해야 한다. 예를 들어 반도체, 이차전지 등 국가 전략산업에 대해서는 전용 금융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R&D → 시제품 제작 → 시장 확장 등 단계별 자금이 적시에 공급되도록 설계해야 한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 등 주무 부처와 금융위원회·정책금융기관 간 협력체계를 상시화하고, 산업 트렌드 변화에 따라 금융정책이 유기적으로 조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금융이 산업의 수요를 단순히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정책과 동시에 설계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공급망 중심 금융 연계 전략

최근의 글로벌 공급망 충격은 특정 핵심 부품이나 원자재 확보의 불안정성이 산업 전체의 리스크로 직결됨을 보여줬다. 이에 따라 공급망 기반의 금융 연계 전략이 요구된다.

핵심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대한 우대 금융지원, 전략물자 확보를 위한 수입금융 및 보증 확대,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한 해외 투자 자금 지원 등이 핵심 과제다. 금융기관은 단순한 자금 조달 창구를 넘어, 기업의 밸류체인 전반을 이해하고 공급망 안정성 확보라는 산업전략에 기여해야 한다.

예컨대, 글로벌 반도체 경쟁 속에서 한국의 소재·부품 기업이 안정적인 조달능력을 유지하려면 기술력뿐 아니라 장기 계약 기반 금융지원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산업정책, 통상정책, 금융정책이 긴밀히 연계돼야 한다.

금융기관의 산업 전문성 제고

금융기관이 산업과 실질적으로 연계되기 위해서는 산업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이 필수적이다. 현재 대부분의 금융기관은 재무제표 중심의 심사 모델에 의존하고 있으며, 산업 특성이나 기술 트렌드에 대한 분석 역량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금융기관 내부에 산업별 전문 심사팀을 두고, 기술평가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민간 및 공공 기술평가기관, 산업연구기관, 대학·연구소와의 협업체계도 구축해 기업 분석의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

아울러 산업 기반 자산운용 상품, 공급망 펀드, 산업 리츠(REITs) 등 금융상품 혁신도 병행돼야 한다. 금융은 산업의 현실을 뒤따라가기보다 한발 앞서 자본 배분을 설계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산업-금융 연계 위한 국가 전략 플랫폼 구축

산업과 금융의 연계는 개별 기업과 금융기관의 자율성에만 의존할 수 없는 국가적 과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산업금융 전략 플랫폼’을 제도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

산업별 금융연계 전략 수립, 투자 인센티브와 정책금융 우대조건 마련, 기업군 단위 펀드 조성, 산업클러스터 내 금융지원 거점 설치, 산업 전환기 금융위험 예측 시스템 개발 등이 병행돼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산업금융 전략위원회’와 같은 민·관 합동 거버넌스를 통해 산업정책과 금융정책의 방향성을 공유하고 실행력을 높여야 한다. 산업 없는 금융은 허약하고, 금융 없는 산업은 뿌리를 내릴 수 없다. 둘의 유기적 연계는 국가 경쟁력의 핵심 동력이다.

정리

▪ 산업 혁신과 전환을 위한 금융의 전략적 연계가 시급하며, 산업전략 중심의 금융체계 재편이 필요하다.

▪ 공급망 기반 금융지원, 산업별 전용 금융상품, 장기 자금공급 체계 구축 등을 통해 실질적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 금융기관은 산업 전문성 강화와 밸류체인 기반 자금운용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 산업과 금융을 연결하는 국가 전략 플랫폼 구축은 지속가능한 경제와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이다.

필자 소개

권의종 (iamej5196@naver.com)

- 금융소비자뉴스 논설실장 겸 금융소비자연구원장 (경영학박사)

- 사단법인 서울이코노미포럼 공동대표

- 사단법인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시장연구원장

- 전 호원대학교 무역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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