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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 입법과제](77) 국회 무분별한 규제입법, 투자확대의 '걸림돌'
[제22대 국회 입법과제](77) 국회 무분별한 규제입법, 투자확대의 '걸림돌'
  • 나병문
  • 승인 2024.12.1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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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의원입법으로 민간 경제와 기업에 상당한 부담을 주는 규제 법안이 무차별적으로 생산..입법에 적용되는 규제심사를 의원입법에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져...국회의원 고유 권한인 입법권의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제대로 된 ‘규제영향 평가’의 제도적 틀을 얼마든지 마련할 수 있어... 중차대한 시국을 맞아 우왕좌왕 허우적대며, 당리당략에 빠져 본연의 임무를 팽개친다면 결코 용서받지 못할 것

지난 5월 30일 제22대 국회가 개원했다. 윤석열 정부의 임기 중후반기, 그리고 다음 정부의 임기 초반기를 함께 할 국회이다. 금융소비자뉴스는 올해 창간 12주년을 맞아서 사단법인 서울이코노미포럼과 공동으로 ‘제22대 국회 입법과제’라는 주제로 온라인포럼을 개최한다.<편집자 주>

■공동주최 : 금융소비자뉴스, (사)서울이코노미포럼

■후원 : (사)전국퇴직금융인협회, (사)금융소비자연맹, 금융소비자연구원, 서울자본시장연구원

[나병문 칼럼] 지난 2월, 한국경제인협회는 ‘국회 규제입법 현황과 입법절차 선진화 방안’ 세미나를 개최한 자리에서 경제 현실과 맞지 않고 기업 투자를 위축시키는 무분별한 규제 입법을 막아야 한다며, 입법 시 규제영향평가를 의무화하는 조항을 국회법에 도입하자고 주장했다. 여야 의원들이 경쟁적으로 발의하는 법안에 대해서 사전심사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발언자로 나선 김창범 한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은 “정부 발의 법안은 국회 제출에 앞서 규제의 사회적 편익과 비용을 검토하는 규제영향분석을 거쳐야 하는데 의원입법은 의원 10명의 찬성만 있으면 법안 제출이 가능하다.”라며, “규제는 기업 경영과 국민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의원입법 규제에 대한 다각도의 검토와 심사 절차가 필요하다.”라고 역설했다.

김종석 규제개혁위원회 공동위원장도 “18대 국회부터 이미 의원입법에 대한 규제심사 논의가 시작됐고 OECD도 규제영향분석 절차를 도입할 것을 수년째 권고하고 있다. 좋은 법률을 만드는 것이 국회 책무인 만큼 입법안의 부작용을 심의 단계에서 미리 점검해 입법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국산업연합포럼은 “규제는 한 번 신설되면 폐지나 변경이 어려우므로 규제영향평가 제도를 통해 과잉규제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도 “최근 의원법안 발의가 급증하나 심층 심사가 어려워 입법 품질 저하가 우려된다.”라면서 “입법영향평가 제도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된 만큼 국회 계류 중인 관련 법안의 조속한 논의와 입법을 희망한다.”라고 강조했다.

무분별한 법안 발의로 규제 입법 양산

문제는 무분별한 의원입법으로, 민간 경제와 기업에 상당한 부담을 주는 규제 법안이 무차별적으로 생산된다는 점이다. 국회의원 10인이 공동으로 발의하면 쉽게 법안을 발의할 수 있는 제도 특성상, 충분한 숙고와 심의, 객관적 법안 평가 없이 얼마든지 규제 법안을 발의할 수 있다. 반면, 정부 입법은 그 절차가 매우 복잡하고 까다롭다. 법안 발의에 앞서 관계 기관과의 협의를 거쳐야 하고, 사전영향평가도 받아야 한다.

정부가 일단 입법예고를 하게 되면 다양한 이해관계를 앞세운 각계각층으로부터 비판과 저항이 봇물 터지듯 밀려든다. 또한, 법안 주관부처의 장은 규제 법령안 심사를 요청하기 전 규제개혁위원회의 사전심사를 받아야 한다. 그런 다음 법제처를 거쳐 국무회의 심의까지 받아야 하므로 그 추진 과정이 무척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시간도 엄청 많이 소요된다.

이처럼 입법 추진 주체 사이의 불공정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자, 경제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입법에 적용되는 규제심사를 의원입법에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배관표 충남대학교 국가정책대학원 교수는 행정규제기본법상의 규제 신설의 원칙이 추상적이고 불분명해서 이를 구체화하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규제 법정주의의 역설’도 지적했다. 규제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법률안 발의가 과도하게 늘어난다는 것이다.

한국행정연구원 이민호 선임연구원은 “의원입법 규제의 경우, 정부입법 규제와 달리 규제등록 및 사후관리 과정에서의 누락 가능성이 우려된다.”라고 지적했다. 이민창 조선대 행정복지학부 교수도 규제 때문에 사회 전체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 분석 없이 규제가 입법되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면서 입법을 위한 기초 절차로서의 규제영향평가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리당략 벗어나 국민만 생각하라

22대 국회에 들어서도 '입법영향평가’ 제도 도입을 위한 국회법 개정안이 여러 건 발의됐다. 더불어민주당의 박성준·부승찬 의원, 국민의힘의 윤재옥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윤 의원은 “의원입법에 대한 규제영향 검토 절차의 부재는 무분별한 규제 입법으로 이어져, 사회의 활기와 혁신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법률이 입법 의도와 다르게 졸속입법이라는 비판을 받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다”라는 점을 법안 발의 이유로 들었다.

국회의원 고유 권한인 입법권의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제대로 된 ‘규제영향 평가’의 제도적 틀을 얼마든지 마련할 수 있다. 규제평가를 도입하게 되면 의정활동 전반에 걸쳐 규제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기대되며, 그에 따라 의원이 발의한 법안의 통과 가능성도 커진다. 여야가 합의한다면 규제 입법영향평가 제도 도입을 위한 실질적인 토의를 거쳐, 내실 있는 입법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와 관련하여 박상철 국회입법조사처장은 “국회의원의 활발한 입법 활동이 사회문제 해결과 국민 생활 개선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규제 양산의 부작용이 우려되기도 한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입법영향분석제도를 도입해 입법의 품질을 높이고 국회 신뢰를 높이는 데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양준석 한국규제학회회장도 “규제 입법 전(前)단계에서의 규제영향평가가 매우 중요하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지금 예기치 못한 계엄 사태를 맞아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해있다. 그렇지 않아도 먹고살기 힘든 서민들의 어깨 위로 무거운 돌무더기가 덮친 격이다. 엄혹한 정국(政局) 앞에서 모두가 혼이 나간 상태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무엇보다 국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중차대한 시국을 맞아 우왕좌왕 허우적대며, 당리당략에 빠져 본연의 임무를 팽개친다면 결코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국민은 정부와 국회가 이 난국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두 눈을 부릅뜨고 주시할 것이다.

필자 소개

나병문(rabmna1958@naver.com)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시장연구원 연구위원

-SN경영연구원장

-경영학박사, 전 우리은행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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