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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 입법과제](71) 농정4법 처리, 농민의견 잘 경청해야
[제22대 국회 입법과제](71) 농정4법 처리, 농민의견 잘 경청해야
  • 정기석
  • 승인 2024.12.0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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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정4법’이 악법인가, ‘송 장관’이 나쁜 사람인가...지난달 28일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 통과...'시장 왜곡'을 이유로 이 개정안에 반대해온 정부-여당은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 건의...농정 4법을 주도하는 야당, 농민단체, 시민사회단체 등의 의견은 정부의 입장과는 정확히 대척점...양곡관리법 등 농정 4법에 대해서는 찬반 논리가 난무하는 가운데 피해 당사자이자 식량주권의 보루인 농민의 의견을 최우선적으로 경청하는 게 상책일 듯

지난 5월 30일 제22대 국회가 개원했다. 윤석열 정부의 임기 중후반기, 그리고 다음 정부의 임기 초반기를 함께 할 국회이다. 금융소비자뉴스는 올해 창간 12주년을 맞아서 사단법인 서울이코노미포럼과 공동으로 ‘제22대 국회 입법과제’라는 주제로 온라인포럼을 개최한다.<편집자 주>

■공동주최 : 금융소비자뉴스, (사)서울이코노미포럼

■후원 : (사)전국퇴직금융인협회, (사)금융소비자연맹, 금융소비자연구원, 서울자본시장연구원

[정기석 칼럼] 지난달 28일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개정안은 쌀값이 기준 가격에서 폭락 또는 폭등할 경우 정부가 초과 생산량을 매입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이다.

양곡관리법은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첫 거부권 행사를 한 법안이다. 이번에도 '시장 왜곡'을 이유로 이 개정안에 반대해온 정부와 여당은 윤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했다.

이미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비롯,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농안법 개정안), 농어업재해보험법 개정안, 농어업재해대책법 개정안 등 등 4개 법률에 대해 '농업을 망치는 4법'이라고 대놓고 비판과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던 상황이었다.

심지어 송 장관은 "4개 법안 모두 집행이 불가능하고, 농업의 미래를 없애는 법"이라며 "특히 재해법 2건은 그 자체가 재해 수준이다“라고 거칠게 주장하고 있다.

특히 송 장관은 양곡법 개정안에 대해 "양곡법은 남는 쌀을 정부가 의무 매입해야 한다는 내용인데 남는 쌀 강제 매수법“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강제적으로 (정부가) 쌀을 매입하고 일정 액수를 보장하면 아무도 쌀 농사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해 쌀 가격이 더욱 떨어질 것"이라는 논리다.

농민이 찬성하는 농정 4법을 반대하는 장관

주요 농산물 최저 가격을 정부가 보장하도록 하는 농안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송 장관의 입장은 단호하다. "특정 품목으로의 생산 쏠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농산물 수급이 매우 불안해지고 물가가 폭등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재해대책법에 대해서는 "생산비, 응급복구비, 생계비를 전부 정부가 지원하면 농가가 배추 생육 관리를 열심히 할 유인이 없어져 오히려 열심히 생육 관리를 잘한 농민들이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농정의 구조를 잘 모르는 이들이 들으면 얼핏 그럴듯하게 들릴지 모른다. 그러나 농정 4법을 주도하는 야당, 농민단체, 시민사회단체 등의 의견은 송 장관의 입장과는 정확히 대척점에 서 있다.

이들은 “쌀은 한국 식량안보의 근간이며, 농업인구와 농지는 점점 감소 추세인 가운데 농민이 안정적으로 쌀농업에 종사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의무매입은 정부의 임의매입보다 더 적기에 매입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양곡관리법에 찬성하고 있다.

정부의 의무매입을 수확기에 실시해서, 쌀값이 폭락한 다음 뒷북 격리하지 않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주장이다.

농식품부, 농촌경제연구원 보고서 통해 반대

전국쌀생산자협회는 “쌀 생산비는 200평당 66만원 수준으로, 자가노동비를 제외하고도 쌀 판매 수익에 못미친다”면서 “현 정부가 초과생산량을 시장격리하고 가격 하락을 막지 못 했으며, 단경기 수급조절은 잠시의 쌀값 폭락은 막을 수 있을지 몰라도 지속 상승하는 생산비를 감당할 수 있는 적정 가격으로 회복시킬수는 없다”는 의견이다.

민주당은 "쌀 재배면적을 연도별로 관리하고 관련 시책을 수립, 추진하고 논 타작물 재배, 전략작물 재배 등을 정부가 하도록 하는 게 양곡관리법의 기본"이라면서 "시장격리 의무화 규정은 그럼에도 쌀이 과잉 생산될 경우에 한해 적용되는 안전장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양곡관리법은 "농민에게는 적정한 쌀 가격을 보장하는 법이고, 국민과 정부에게는 시장격리에 드는 재정 부담을 줄이는 법" 이라는 주장이다.

농식품부장관 등 반대하는 측의 입장과 논리는 법안의 국회 통과 이후에도 여전히 집요하다. 야당 등 찬성하는 진영과 평행선을 내달리고 있을 뿐 타협의 여지는 없어보인다. 특히 농식품부는 관변 연구소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을 앞세워 ‘쌀 시장격리 의무화의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반대논리를 설파하고 있다.

야당의 개정안대로 쌀 시장격리 의무화가 이뤄질 경우, 지난해 385만 7000t인 연간 쌀 생산량이 2024년 384만 2000t, 2026년 385만 9000t, 2028년 386만 1000t, 2030년 386만t으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또한 쌀 시장격리 조치가 의무화될 경우 2022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조 443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농민이 농사를 못 지으면, 모두 굶어야 한다

심지어 해외의 유사한 실패 사례까지 거론하며 반대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유럽은 1962년에 '유럽 공동 농업 정책(Common Agricultural Policy, CAP)'을 마련, 버터, 쇠고기 등의 최저 가격을 보장했으나 생산 과잉, 가격 추가 하락, 농가소득 감소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또한 일본은 1960~70년대에 일부 농가를 상대로 대부분의 비용을 부담해 과잉 물량을 매입한 사례가 있었으나 당시 과잉은 해소되지 않고 막대한 재고 관리비용이 소모되었고 많게는 한 해 소비량의 60% 이상이 재고로 쌓였다는 것이다.

반대 논리로 해외 사례를 제시함으로써,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한다면, 수요가 없어도 일단 생산해 정부가 사 주면 ‘정부의 과잉생산분 매입→ 이듬해 벼 초과생산→ 쌀값 폭락’의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우려를 내비치는 것이다.

결국 양곡관리법 등 농정 4법에 대해서는 여전히 찬반 논리가 난무하고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 난감하고 막막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럴 경우에는, 피해 당사자이자 식량주권의 보루인 농민의 의견을 최우선적으로 경청하는 게 상책일 듯 싶다.

“양곡 수매로 쌀값을 안정화시켜 농민들이 안정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여기에 한마디 덧붙인다. “농민들이 농사를 짓지 못하면, 국민들은 모두 굶어야 한다.”

필자소개

정기석
(tourmali@hanmail.net)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시장연구원 연구위원

경상국립대 창업대학원 6차산업학과 비전임교원

前 국회정책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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