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선알미늄,"경영효율성을 제고하고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 해명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최근 개정된 상법 취지와 많이 어긋나 보이는 국내 한 상장사의 부실 계열사 인수합병 사례가 발생했다.
지난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들 중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명문화 규정과 관련된 사례다.
이사 및 이사회는 회사 뿐 아니라 주주를 위해서도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되 특히 일반주주 또는 소액주주의 이익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는게 상법 개정 취지인데, 이 취지와 현저히 맞지 않아 보이는 인수합병 사례라는 얘기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M그룹의 상장 계열사인 남선알미늄은 이사회 결의를 통해 100% 자회사인 STX건설을 완전 흡수합병한다고 지난 8일 공시했다.
합병 목적은 100% 지분을 보유한 종속회사의 흡수합병을 통한 경영 효율성 제고라고 설명했다. 또 상법 제527조 규정에 따른 소규모합병 절차이므로 남선알미늄 주주에게는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달 18일에는 역시 이사회 결의를 통해 그룹의 지주사 격인 삼라마이다스에서 STX건설 지분 100%를 238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현금 취득이며 취득 목적은 건설사 M&A(인수합병)를 통한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 및 미래 먹거리 확보와 성장성 도모라고 설명했다.
남선알미늄과 STX건설은 모두 부실기업 인수 및 회생 전문가로 유명한 우오현 SM그룹 회장과 SM그룹 계열사들이 인수했던 기업들이다.
알루미늄 새 시제품과 자동차용 범퍼 등을 주력제품으로 업력이 오래된 남선알미늄은 IMF 외환위기로 워크아웃 상태에 들어가 있는 것을 SM그룹이 2007년 인수했다. 현재 최대주주는 SM그룹의 또 다른 지주사 격인 삼라로,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다.
삼라의 최대주주는 우오현 회장으로 지분 68.82%다. 상장사인 남선알미늄에는 소액주주들도 많아 작년 말 소액주주 비율이 67.5%에 달한다.
남선알미늄은 큰 이익은 못내도 최근 몇 년간 적자를 낸 적이 없을 정도로 매출과 순익이 견실한 편이다. 별도기준 작년 매출 2895억원에 49억원의 영업이익과 42억원의 당기순익을 냈고, 올 1분기에도 5.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반면 STX건설은 인수 당시나 지금이나 심한 부실 상태를 아직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건설사다. 옛 STX그룹 소속으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 있는 것을 2021년 SM그룹의 삼라마이다스가 600억원에 인수했다.
삼라마이다스 역시 작년 말 기준 우오현 회장이 74%, 우 회장 외아들인 우기원 대표가 26%씩의 지분을 갖고 있다. 삼라와 함께 SM그룹의 양대 준 지주사 격인 회사다.
STX건설은 SM이 인수하자말자 우 회장의 사위 박흥준 대표가 소방수로 투입돼 회생작업을 진두지휘했다. 하지만 계속 기업 상황이 좋지 않자 2023년 토목과 플랜트 위주의 STX건설과 건축-주택의 STX건설산업 2개사로 나누기도(인적분할) 했다.
그랬음에도 두 회사 모두 여전히 신통치 않다. STX건설산업은 자산과 매출이 미미해 그런지 2024년부터는 감사보고서 공시도 없다.
STX건설은 작년 말 자산 422억원에 단기차입금만 249억원이고, 누적결손이 5324억원에 달한다. 자본금 440억원에 순자산(자본총계)은 61억원에 불과, 자본잠식상태다. 완전자본잠식 직전이기도 하다. 대부분 공사수익인 작년 매출은 83억원에 불과했고, 작년 21억원의 영업적자와 4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이 인수합병이 68%에 달하는 남선알미늄의 소액주주들에게도 득이 되거나 그들이 원하는 인수합병일까 하는 점이다. 상식적으로 봐도 멀쩡한 상장사에 부실 건설사가 갑자기 떠넘겨졌다면 다수의 소액주주들이 환영할 리가 없다.
물론 남선알미늄 사업부문 중에는 주력인 알미늄과 자동차 부품 외에 건설부문도 일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지난 3월 말 도급건설계약공사 잔액이 133억원에 그칠 정도로 유명무실하다. 그것도 큰 건설사들의 하청공사들이 대부분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사 간 시너지를 생각한다면 주력이 건설업인 동아건설산업, 삼환기업, 우방 같은 업력이 오래인 건설 계열사들도 많은데 왜 주력이 건설도 아니고 그것도 상장사인 남선알미늄에 STX건설을 덜컥 떠넘겼는지 이해가 안 가는 부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멀쩡하던 회사에 부실 건설 계열사가 갑자기 떠넘겨졌는데, 어떤 소액투자자가 반가워 하겠는가”라며 “건설 실적이 당장 크게 좋아질 상황은 아니고, STX건설의 대규모 누적결손과 차입금 부담까지 떠안았으니 상법 개정 취지에 맞춰 소액주주들이 이사회를 상대로 소송이라도 한다면 곤란해질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비상장사이던 STX건설의 인수 가격은 순자산(자본총계)을 바탕으로 산정되는 경우가 많다. 작년 말 기준 STX건설의 순자산은 61억원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남선알미늄은 지분 100%를 삼라마이다스에서 238억원에 인수했다.
물론 외부 회계법인 등에 맡겨 적정인수가를 산정하는 절차 등을 거쳤겠지만 외관상으로만 보면 부실 건설사를 너무 비싸게 인수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떨치기 어렵다.
남선알미늄은 이 같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소규모 인수합병이기 때문에 인수합병 결정은 이사회 의결로 최종 결정된다고 공시했다. 소액주주 주식매수청구권도 없다고 했다.
오는 8월 29일 임시주주총회는 예고돼 있다. 하지만 안건은 정관 일부 변경과 STX건설 김제욱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 등 이사선임 건 뿐이다. 임시 주총 등에서 이 문제들이 정식으로 불거질지 주목된다.
남선알미늄은 합병배경에 대해 "100% 지분을 보유한 종속회사의 흡수합병으로 불필요한 비용절감 및 인적, 물적 자원의 효율적인 관리를 통해서 경영효율성을 제고하고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