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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경제 아킬레스건](13) 빈집 150만 호 시대 : 지방 부동산 자산 가치의 폭락
[韓경제 아킬레스건](13) 빈집 150만 호 시대 : 지방 부동산 자산 가치의 폭락
  • 권의종 주필
  • 승인 2026.10.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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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감소에 맞게 도시를 줄여나가는 '스마트 축소(Smart Shrinkage)' 전략으로 전면 전환해야

-권의종(경영학 박사·경제·금융 칼럼니스트)/이왕로(이학박사 · 에너지 및 교육 정책 전문가)

유령 도시의 그림자: 전국을 덮친 빈집 폭증과 지역 해체

[권의종-이왕로 박사] 대한민국 지방 도시 곳곳이 거주자를 잃고 멈춰 서고 있다. 저출생과 고령화, 청년층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오랜 기간 누적되면서 지방의 주택 생태계가 빠르게 무너져 내리고 있다.

홀로 살던 고령층 가구가 사망하거나 요양시설로 이전한 뒤 방치되는 빈집이 급증하면서, 전국적으로 방치된 빈집의 수는 이미 방치할 수 없는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 농어촌 오지뿐만 아니라 지방 중소도시, 심지어 과거 지역 경제를 받치던 지방 광역시의 구도심마저 사람이 살지 않는 집들이 줄지어 들어서며 유령 도시의 음산한 정적이 감돌고 있다.

주택이 장기간 방치되면 단지 개별 가구의 소멸에 그치지 않고 인근 지역 전체의 정주 여건을 급격히 훼손한다. 관리되지 않은 빈집은 쓰레기 무단 투기 장소로 전락하거나 범죄 및 화재 위험에 노출되며, 흉물스럽게 방치된 외관은 지역 전체의 이미지를 실추시킨다.

이로 인해 인접 지역 주민들마저 이탈을 결심하게 되고, 이는 다시 새로운 빈집을 낳는 연쇄적인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한다. 사람이 사라진 골목길에는 상권이 고사하고, 마을버스 노선이 폐지되며, 기초적인 생활 인프라가 완전히 해체되는 ‘지방의 물리적 와해’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러한 빈집의 폭증은 지방의 자치적 기반과 공동체 기능을 완전히 마비시킨다. 행정 구역만 존재할 뿐 실질적인 거주자가 없는 유령 마을들이 전국에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지방 자치단체들은 최소한의 행정·복지·치안 서비스조차 효율적으로 제공하지 못하는 지경에 내몰린다. 수십 년간 쌓아 올린 주거 생태계가 인구 절벽이라는 폭풍 앞에서 눈 녹듯 사라지며 지방 소멸의 현실을 냉혹하게 증명하고 있다.

지방 부동산 가치의 자산 잔혹사: 매수자 소멸과 자산 양극화

빈집 폭증이 가져온 가장 가혹한 경제적 충격은 지방 부동산 자산 가치의 폭락이다. 대한민국 가계 자산의 70% 이상이 부동산에 매여 있는 특성상, 주택 가격의 하락은 단순한 시장 가격의 변동을 넘어 지방 주민들의 평생에 걸친 자산 기반이 와해됨을 의미한다.

과거 '부동산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는 불패 신화는 지방에서 완전히 깨어졌다. 인구 유입이 끊긴 지방 도시에서는 주택을 매물로 내놓아도 사줄 사람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매수자 소멸' 상태가 고착화되고 있다.

거래가 완전히 끊기면서 가격 형성이 불가능해진 지방 주택은 자산으로서의 유동성과 가치를 사실상 상실했다. 이는 수도권과 지방 간의 자산 격차를 넘어서는 차원의 '자산 양극화 잔혹사'를 쓰고 있다.

수도권 선호 지역의 부동산이 희소성을 무기로 가격을 유지하거나 상승하는 동안, 지방의 부동산은 보유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세금과 유지 관리 비용만 발생하는 '부채성 자산'으로 전락했다. 지방에 자산이 묶인 주민들은 자산 가치 하락으로 인해 수도권이나 중심 도시로의 이동조차 불가능해지는 '자산의 덫'에 갇히게 되었다.

이 같은 자산 가치의 폭락은 지방 가계의 소비 여력을 극단적으로 위축시키며 지역 경제 전체를 거대한 불황의 늪으로 몰아넣는다. 노후 자금의 전부나 다름없는 집값이 폭락하면서 고령층 가구는 극심한 빈곤에 노출되고, 이는 상권 고사와 지역 금융 기관의 대출 부실로 이어져 지방 경제의 뿌리를 흔든다. 부동산이라는 자산 사다리가 부러진 지방은 이제 경제적 자립 기반을 완전히 상실한 채 대대적인 자산 거품 붕괴의 충격을 몸소 견뎌내고 있다.

출구 없는 빈집의 구조조정: 압축 도시 전환과 스마트 축소 전략

폭증하는 빈집과 지방 부동산 자산 가치의 폭락을 막기 위한 기존의 재개발, 도시 재생 사업은 이미 효용을 다했다. 인구가 계속해서 줄어드는 상황에서 건물을 새로 짓고 도로를 넓히는 식의 토목 공사형 대책은 도리어 미분양과 빈집을 양산하는 역효과만 낳을 뿐이다.

이제는 지방의 행정 및 주거 구역을 무한정 확장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현실을 냉정하게 인정하고 인구 감소에 맞게 도시를 줄여나가는 '스마트 축소(Smart Shrinkage)' 전략으로 전면 전환해야 한다. 스마트 축소의 핵심은 거주지와 기반 시설을 특정 거점 구역으로 집약시키는 '압축 도시(Compact City)'의 구축이다.

외곽으로 산재된 주민들을 교통과 의료, 상업 인프라가 집중된 중심부로 이동시키고, 인구가 빠져나간 외곽 지역과 방치된 빈집들은 과감하게 철거하여 녹지나 공공 부지로 환원하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파편화된 주거 지역을 집중시킴으로써 지자체의 인프라 유지 보수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남아있는 주민들에게 제공되는 공공 서비스의 질을 끌어올려야 한다.

동시에 사유 재산권이라는 이유로 관리 없이 방치되는 빈집에 대해서는 강력한 수술을 단행해야 한다. 빈집 소유주에게 체계적인 관리 의무를 부여하고, 장기간 방치 시 이행강제금 부과나 강제 철거를 가능하게 하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완성해야 한다.

방치된 주택을 공공이 수거하여 스마트 농업, 문화 공간, 체류형 휴양 시설로 재활용하는 유연한 접근도 병행되어야 한다. 빈집 150만 호 시대를 맞아 도시를 과감히 줄이고 내실을 다지는 구조조정만이 지방의 완벽한 붕괴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출구다.

필자 소개

  권의종(왼쪽)-이왕로(오른쪽) 박사

권의종| 경영학박사 · 경제 경영 칼럼니스트

신용보증기금 전무이사, 신보에이드 대표이사, 호원대학교 교수 역임

현재 (사)서울이코노미포럼 공동대표와 《금융소비자뉴스》 주필

이왕로| 이학박사 · 에너지 및 교육 정책 전문가

미국 워싱턴대학교와 조지아공과대학교 방문학자로 활동

전북대학교 교수로 30년간 재직. 물리화학, 재료과학  및 에너지 분야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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