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교보회장, "경영 잘못하면 저도 짤립니다"
신창재 교보회장, "경영 잘못하면 저도 짤립니다"
  • 박미연 기자
  • 승인 2015.02.07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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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 계층 대상 좋은 상품 개발하는 게 보험사의 생존 방법 가운데 하나"

 
"'회장'하면 사회에서 요새 유행하는 말로 '갑' 위치를 많이 생각하시는데, 저는 별로 갑이 아닙니다. 외국인 투자자가 절반이고 경영 못하면 저도 짤립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사진)이 지난 6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주최로 열린 최고경영자연찬회에서 강연자로 나섰다. 사흘간 열린 연찬회의 마지막 강연자였다. 대기업 오너 일가에 대한 사회적 반감이 높지만, 알고 보면 자신은 '을' 이라는 말로 시작했다.

신 회장은 "우호적 투자자도 사실은 투자수익률이 어느 정도 났을 때 경영자에 우호적인 것"이라며 "경영을 잘 하면 투자자에게 갑이 되는 거고 그렇지 못하면 (제가)을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일 잘 하면 사원이 갑, 저는 을"이라며 "갑은 영원한 갑, 을은 영원한 을인 것처럼 이야기 하는 점이 아쉽다"고 밝혔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변화와 혁신'이란 주제를 들고 나온 그는 우여곡절 많았던 자신의 과거부터 소개했다. 신 회장은 "의사는 이직이나 전직을 하기 어렵다는 말이 있는데, 저는 1996년 서울대 의대 교수를 그만두고 교보생명에 합류했다"면서 "직장도 바꾸고 직업까지 바꾸면서 고생도 많이 했고 실패도 많았다"고 돌아봤다. 그가 교보생명에 합류한 뒤 1997년 외환위기가 터졌다. 내로라했던 은행들이 무너진 시절, 교보생명도 투자자산 손실을 많이 입었다. 신 회장은 회사의 생존을 위해 2000년 4월 변화와 혁신을 시작했다.

신 회장은 "2000년 전에는 지도자 한 사람이 경영하는 입장이었다면 그 이후 전 사원 5340명이 함께 만든 비전·전략이 회사를 이끌도록 탈바꿈했다"면서 "인사조직 문화도 연공서열이 아니라 능력과 성과 위주로 바꿨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케스트라를 본 적이 있는가. 단원들은 지휘자 보다 악보를 더 많이 본다. 회사의 비전과 전략은 악보에 해당 된다"고 비유했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젊은 층이 많은 해외를 찾아 가려고 합니다. 동남아시아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신 회장은 고령화에 가장 만감한 산업인 생보업계가 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향후 전략이 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국민연금도 마찬가지인데, 고령화로 보험금을 받을 세대는 늘어나고 보험료를 낼 젊은 세대가 없어지고 있다"면서 "그래서 우선은 실버 계층을 대상으로 좋은 상품을 개발하는 게 한 가지 (보험사의 생존) 방법"이라고 설명했다.또 "젊은 인구가 많은 해외로 찾아가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면서 "남북한이 통일이 되면 아무래도 전체적으로 젊은 인구가 늘어날 수 있다는 생각도 한다"고 덧붙였다.

'핀테크'도 보험사들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신 회장은 "디지털 방식으로 온라인상에서 보험에 가입하고 계약이 유지되고 보험금이 지급되는 마케팅을 교보생명은 이미 하고 있다"면서 "자회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을 만들어서 핀테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생명보험업계가 처한 '저금리, 저성장' 환경도 언급했다. 그는 "요즘 위기가 일상화 됐고, 생보 산업도 굉장히 힘든 시기"라며 특히 "대형 보험사들 위주로 역마진이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 가입 고객에게 6~7%의 금리를 주겠다고 약속한 계약이 많은데 자산운용 수익률은 3.5%밖에 안 된다"며 "역마진이 한 달에 300억원이라서 정말 큰 일"이라고 진단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사가 종자돈을 많이 갖게 하려고 자본규제도 엄청 세지고 있어서 교보생명을 포함해 생보사들이 엄청난 자본규제 파도를 넘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최근 보고펀드가 매물로 내놓은 동양생명에 대해 인수 의사가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과거에 동양생명 인수 오퍼가 온 적이 있었는데 당시 가격이 너무 비싸서 사지 않았다"면서 "이번에는 그런 오퍼도 없었고, 인수에 전혀 관심도 없다"고 답했다.

교보생명의 임원 회의실에는 삼발이 향로가 두개 있다. 하나는 정상이고, 하나는 발이 하나 짧아 균형을 잡지 못한다. 신 회장은 "기업은 고객과 사원, 투자자가 균형 발전해야 오래 간다"면서 "이를 늘 기억하라고 삼발이 향로를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생보업계가 처한 위기 상황도 언급했다. 그는 "위기가 일상화 됐다. 과거 6~7% 금리를 약속한 계약자가 많은데 운용수익률은 3.5%라 굉장히 힘들다"면서 "한 달 역마진이 300억에 달해 큰 일"이라고 우려했다.  저성장·고령화 시대를 맞아, 그는 "보험료를 낼 세대는 줄고 보험금을 받을 세대가 늘고 있다"면서 "실버 계층을 상대로 한 상품 개발, 젊은 인구를 찾아 동남아시아 진출 등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핀테크'를 자회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이 하고 있다"며 "보험 가입, 계약 유지, 보험금 지급이 모두 온라인 디지털을 통해 가능토록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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