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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KB금융 사태, 지주사-은행 '중첩 구조'와 낙하산 인사가 갈등의 근원"
<진단>"KB금융 사태, 지주사-은행 '중첩 구조'와 낙하산 인사가 갈등의 근원"
  • 이민혜 기자
  • 승인 2014.05.21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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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은행, 의사결정기구 하나로 통합하거나 회장이 행장 겸임도 대안

 
현행 금융지주회사제도와 은행간의 관계를 이대로 둘 것인가?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 처럼 임영록 지주회사 회장(사진 왼쪽)과 이건호 은행장(사진 오른쪽)이 갈등을 빚는 일들이 반복되면서 지주회사 체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KB금융그룹 내에서 경영진 간 갈등이 반복되는 이유로 크게 지주회사와 은행의 옥상옥(屋上屋) 구조,그리고 낙하산 인사 관행에 따른 CEO 리더십 부재를 꼽았다.

지주회사 체제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비슷한 기능을 하는 지주회사와 은행의 의사결정 기구를 하나로 합하는 방안도 대안이며 투명한 최고경영자(CEO) 후계 양성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금융전문가는 “지주회사와 지주회사가 100% 지분을 가진 은행은 경제적으로 하나의 법인인데 각각 사외이사나 감사위원회 등 의사결정 구조를 갖고 있다 보니 두 의사결정기구끼리 조정이 안 되면 갈등으로 번질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KB금융지주는 국민은행 지분 100%를 갖고 있지만 의사결정은 각각의 이사회에서 이뤄지고 서로 간섭할 수 없다.

다른 전문가는 “지주회사는 단순히 주식을 보유한 회사가 아니라 경영전략을 세우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의사결정 구조가 나뉘어 있기 때문에 쉽지 않다”며 “지주회사 체제는 근본적으로 갈등의 소지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KB금융그룹이 외풍에 약해 낙하산 인사가 끊이지 않는 것도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간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한 학계인사는 “지주회사 회장이 행장보다 서열상 위에 있는데 상위자와 하위자간 갈등이 불거지는 것은 다른 조직에선 상상도 못할 일”이라며 “(KB금융그룹 내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주주가 CEO를 임명하고 CEO가 차상위자를 임명하는 체계가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KB금융 회장이나 국민은행장 모두 정치권이나 외부의 도움으로 임명됐기 때문에 서로 동등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한 민간연구소장은 “이번 사건은 지주회사 회장이 은행장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하지 못해서 생긴 문제”라며 “지주회사 회장이 자신과 호흡이 맞는 사람을 자회사 대표로 뽑아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니 시너지는 커녕 갈등만 생기는 구조”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지주회사 회장과 은행장간 갈등을 줄이기 위해선 지주회사와 100% 자회사인 은행의 의사결정기구를 하나로 합하거나 아예 우리금융지주나 산은금융지주 처럼 지주회사 회장과 은행장을 한 사람이 겸임하도록 하는 게 지금보다는 낫다고 주장했다.

다른 전문가는 “지금도 지주회사의 100% 자회사인 은행은 지배구조 특례에 따라 사외이사나 감사위원회를 따로 두지 않을 수 있지만 금융당국이 실제 허용을 하지 않아 유명무실하다”며 “(지주회사와 은행간 갈등을 줄이려면) 완전 자회사에 대한 지배구조 특례를 인정하고 지주회사 회장한테 권한을 주되 문제가 생기면 엄중하게 책임을 묻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민간연구소장은 “지주회사 사외이사가 은행의 사외이사까지 겸임하면 (권한이 집중돼) 더 문제가 커질 소지가 있다”며 “지주회사 회장이 은행장을 겸임하는 구조가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주회사가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선 정치권이나 정부가 CEO 선임 문제에 개입하지 말고 내부적으로 승계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금융전문가는 “지주회사와 은행간 갈등이 반복되는 이유는 조정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낙하산으로 임명됐기 때문”이라며 “민간 회사는 정부나 정치권이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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