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TV '무한도전'을 통해 소개된 '박명수의 어떤가요' 수록곡들이 국내 음원차트를 석권하면서 한국연예제작자협회(이하 연제협)가 우려를 표하고 있다.
18일 음반ㆍ공연제작자, 매니지먼트 전문사업자 등 350여명으로 구성된 연제협은 지난 16일 "방송사(MBC)의 프로그램 인지도를 앞세워 음원시장을 잠식해 나가는 것은 대기업의 문어발식 경영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지난 5일 '무한도전'의 코너 '박명수의 어떤가요'를 통해 소개된 박명수(43)의 자작곡들이 음원 차트를 싹쓸이한 것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주요 음원사이트의 성적을 총괄하는 가온차트에 따르면 1월 3주차 다운로드 차트에서 '박명수의 어떤가요'에 수록된 6곡 모두가 상위권을 휩쓸었으며, 이 곡들의 다운로드 건수 합계는 무려 129만8484건에 달했다.
이 같은 현상은 이미 몇차례 반복된 바 있다. 지난해 1월 '나름 가수다', 2011년 7월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등 '무한도전'을 통해 소개된 곡들은 당시 활동하던 가수들의 노래를 압도하며 '음원 최강자'로 부상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5월 월간 '콘텐츠 시장동향'을 통해 발표한 '콘텐츠산업에 대한 이슈 및 전망과 시장 통계'에 따르면, '2011년 디지털 종합순위 기획사별 점유율'에서 1위 YG엔터테인먼트(13.2%)의 뒤를 이어 '무한도전' 등의 음원을 유통한 imbc가 10.9%로 2위에 오른 적도 있다.
이에 연제협은 "국내 음원시장의 독과점이 발생하면 제작자들의 의욕을 상실케 하고, 내수시장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결국 장르의 다양성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와 한류의 잠재적 성장 발전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경계를 표했다.
작곡가 김형석(46)씨 역시 MBC의 홍보방식을 문제 삼았다. 그는 16일 트위터를 통해 "음원은 누구나 낼 수 있다. 문제는 지상파 황금시간대에 방송사가 자체제작한 음원을 대놓고 홍보하는 콘셉트가 문제. 너무 불공평하지 않은가?" 라며 자신의 생각을 올렸다.
'무한도전'이 음원시장을 어지럽히고 있다는 비판을 수용할 수 없다는 반응도 있다.
홍대앞 인디레이블 관계자는 "아이돌 위주의 천편일률적인 음원 시장으로 재편한 장본인이 연제협"이라면서 "이제와 장르의 다양성 운운하는 것은 밥그릇 싸움에 매달리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인디레이블 관계자는 "솔직히 박명수가 작곡한 곡들은 음악적으로 평가하기에도 민망한 수준이라 그냥 이벤트 차원으로 여긴다"면서 "연제협이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거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