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 진행되는 금융위원회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대한 업무보고에서는 하우스푸어(집을 보유하고 있지만 무리한 대출로 인한 이자 부담 때문에 빈곤하게 사는 사람) 문제에 대한 논의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에 따르면 박 당선인은 하우스푸어의 해결 방안으로 '보유주택지분매각제도'를 제안했다.
이 제도는 하우스푸어가 소유한 주택의 일부지분을 공공기관에 매각하고 매각한 지분에 대해서는 임대료를 지불하면서 계속 해당 주택에 거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분을 매입하는 공공기관은 자산관리공사(캠코)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하우스푸어를 구제하겠다는 것.
하지만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하우스푸어 등 가계부채 해결을 위해 정부가 나서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뜻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 기자실에서 가진 송년간담회에서 "가계부채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은 채권·채무관계의 문제로 파악해야 한다"며 "채권자와 채무자가 같이 책임을 지고 해법도 스스로 내놓게 하는 것이 최우선이며 그래도 안 되면 국민들이 부담하도록 해야 하는데,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정부에서 채무자에게 혜택을 주기 시작하면 도덕적 해이를 불러와 해결하기가 더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이에 금융위는 이 제도를 시행하게 되면 발생할 문제점과 재정규모·대책 등을 담은 업무보고를 할 방침이다.
박 당선인의 공약과 금융당국의 입장이 각을 세우면서 이번 인수위 업무보고에서는 '보유주택지분매각제도'를 둘러싼 논란을 인수위와 금융위가 어떻게 조율할 지가 최대 쟁점이 되고 있다.
하지만 박 당선인이 본인의 공약을 부정적으로 보는 정부부처에 대해 일침을 가한 후여서 금융위가 정책을 평가하는 데 상당한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은 지난 12일 대변인의 입을 빌려 "일부 부처에서 (당선인의 공약의)실현이 어렵다는 등의 말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각 부처가 적극적인 의지를 갖지 않고 국민의 입장이 아닌 관의 입장에서 나오는 소극적 행동에 대해 (심기가)불편하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