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최근 ‘2013년 경영계획’을 확정하면서 올해 가계대출을 지난해 말보다 9조원 가량(잔액기준) 늘리기로 했지만, 그 증가율이 예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어서 서민들의 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9일 금융당국 및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하나 등 18개 은행은 최근 금융감독원에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증가 목표치 등을 담은 ‘2013년 경영계획’을 제출했고 은행들은 이 계획서를 통해 올해 가계대출(잔액 기준)을 9조원가량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작년 말 466조원(추정치)에서 올 연말까지 475조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 규모는 작년 말 대비 2%가량 늘어나는 데 그치는 것으로 통상 5~7% 정도였던 그 동안의 은행권 가계대출 연간 증가율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은행마다 경영계획을 확정하면서 가계대출을 조금씩 늘리겠다고 했지만 증가폭은 크게 둔화된 것이다. 은행들이 가계 빚 부실을 우려해 자산건전성 유지 및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출 증가폭을 줄인 것으로 금융당국은 보고 있다. 부실채권 비율이 늘어난 데다 수익성마저 악화하고 있어서 무작정 대출 자산을 늘릴 수 없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같이 올해 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폭이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예상치를 밑돌 정도로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집을 담보로 맡기거나 신용으로 빚을 내려는 서민들의 경우 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은행에서 빚을 내기가 다소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적격대출이 공급되고 있어 실질적인 가계대출 감소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