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9 06:30 (월)
"올 1,2분기 환율 저점 탐색…1050원 예상"
"올 1,2분기 환율 저점 탐색…1050원 예상"
  • 편집팀 민예은 기자
  • 승인 2013.01.02 10:43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건희 외환은행 트레이딩부 FX딜러
-"민생 강조 새정부, 점진적 환율 하락 용인"... "美, 재정절벽 해결 후 日에 목소리낼 것"

 
 "지금 차트를 보면 너무 일방적입니다. 시장에 매수세가 하나도 없습니다. 반등이 있어야 하는데 당장은 어려울 것 같고 1, 2분기 중에는 계속 저점을 탐색할 것으로 보입니다"

2012년 외환거래 마지막 날인 지난 12월29일 외환은행 2층 딜링룸에서 만난 이건희 외환은행 트레이딩부 FX딜러. 그는 2013년 환율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070.6원으로 연저점을 기록하면서 1070원선을 겨우 지켰다. 한 해 동안 원화는 미 달러 대비 8% 절상됐다.

그는 "우리나라가 금융위기를 극복한 선진국으로 인식되면서 지난해 9월부터 해외 자본이 많이 들어왔고, 경상수지도 흑자를 보이면서 수급이 매도 쪽으로 기울었다"며 "선진국에 비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데다 금리 측면에서도 매력이 있었다"고 원화 강세 요인을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장중 환율 변동폭은 4.2원, 전일 대비 변동폭은 3.3원에 그쳤다. 외환딜러 입장에서는 탐탁찮은 일이기도 했다.

그는 "외환시장은 변동성이 있어야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데 올해는 너무 정체돼 있었다"며 "'수익을 오래 가고, 손절은 확실히 한다'는 원칙을 세웠지만 최근처럼 2원도 움직이지 않은 시장에서는 마음 먹은 것처럼 되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그는 그러면서 "올해도 변동성이 좋지 않은 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지금과 같은 환율 하락 속도라면 1분기 중·후반은 돼야 반등 분위기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외환당국이 환율 하락을) 막지 않으면 계속 내려갈 수밖에 없다. 보수적으로 1050원까지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로나 엔처럼 단순히 시장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매수와 매도를 통해 시장을 조성하는 역할을 하는 입장에서 조심스러운 전망이었다.

현재 외환은행에서는 우리나라 원·달러 거래의 15% 가량이 이뤄지고 있다. 딜링룸에는 기업과 기업에서 외환 거래를 주문받는 기업담당 딜러와 주문을 전달받은 뒤 주문을 처리하는 인터뱅크(inter-bank) 딜러가 있는데 이 과장은 후자다.

그는 다만 "새 정부는 민생에 앞장서겠다고 말한 만큼 당국이 크게 힘써서 특정한 레벨, 예컨대 '최중경 라인(1140원)'처럼 지키는 모습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환율이 급하게 움직일 때만 (시장에) 개입하고,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것은 용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MB정부 초기 수출기업들이 혜택을 보았던 '고환율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것은 기정사실인 셈이다.

하지만 내년 세 자릿수 환율은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환율 하락 속도가 가팔랐지만 세자릿수로 가면 버틸 수 있는 기업들이 없다"며 "수급에 의해서라도 달러 매물이 줄어들면 환율이 하락 속도를 점차 줄이면서 반등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원·달러 환율과 함께 엔·원 환율도 관심사다. 최근 일본에선 금융완화를 통해 디플레이션 극복을 주장하는 아베 신조 정권이 출범하면서 엔화 가치가 가파르게 급락하고 있다. 아베 내각은 달러당 엔화를 85~90엔 범위에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원·엔 환율은 올해 6월 100엔당 1500원대까지 올랐다가 지난해 말 1247.5원으로 하락했다. 이건희 딜러는 "엔·달러 환율이 90엔까지 갈 경우 원·엔 환율이 추가 하락에 대해서는 인정해야 한다"며 "엔·원은 달러·원와 크로스돼 움직이는 만큼 1200원 언저리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그는 일본발 환율전쟁이 격화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본이 엔저로 나오면 환율전쟁에서 큰 헤게모니를 쥔 미국이나 중국이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따라 변동폭이 커질 것"이라며 "미국이 재정절벽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말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기기사
뉴스속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금융소비자뉴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여의도동, 삼도빌딩) , 1001호
  • 대표전화 : 02-761-5077
  • 팩스 : 02-761-5088
  • 명칭 : (주)금소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1995
  • 등록일 : 2012-03-05
  • 발행일 : 2012-05-21
  • 발행인·편집인 : 정종석
  • 편집국장 : 백종국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윤정
  • 금융소비자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금융소비자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fc2023@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