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내린 때이른 폭설과 한파로 손해보험 긴급출동 서비스가 평소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긴급출동 서비스를 많이 이용했다는 건 그만큼 고객에게 지급하는 보험금의 지출이 많아져 손해율이 높아진다는 것을 뜻하기에, 손보사들은 경영악화로 이어지지 않을지 걱정하고 있다.
11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폭설이 시작된 지난 5일부터 9일까지의 손보사 긴급출동 접수건수는 54만7284건으로 1일 평균 10만9456건을 기록했다.
지난달 하루 평균 접수건수가 5만3139건임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특히 눈이 내린 당일(5, 7일)의 접수건수는 각각 7만5410건, 10만2212건에 그쳤지만 눈 온 후의 접수건수는 모두 이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고, 특히 가장 최근인 9일의 경우 14만5901건을 기록하는 등 빙판길 사고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의 예보에 따르면 이달에는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추운 날이 많고 서해안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릴 때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향후 추가 피해도 예상된다.
이에 손보업계는 비상이다. 손해율이 이미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
손해율이란 고객이 낸 보험료 중 보험금으로 지급되는 비율을 뜻하며, 이 수치가 높을 수록 보험금을 많이 지급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해상의 자동차보험 10월 손해율(IFRS 기준)은 지난 9월 83.1%에서 2.7%포인트 상승한 85.8%를 기록했고, LIG손보도 같은 기간 1.5%포인트 오른 85.1%의 수치를 보였다. 메리츠화재 또한 대폭(3.8%포인트) 상승한 손해율을 보였다.
이는 적정 손해율(77~78%)보다 높은 수치. 폭설과 한파로 인해 사고 건수가 늘어나 12월의 손해율은 이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손보업계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때 이른 폭설과 강추위로 사고 접수가 많아지고 있어 걱정"이라며 "고객에게 폭설에 대한 예보 문자를 보내는 등 정보제공을 통해 겨울철 손해율 관리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 때문에 보험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폭설로 인해 자동차 보험의 손해율까지 관리가 안돼 말 그대로 설상가상의 상황"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