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서울 양재동 하나로마트에서는 정장을 차려 입은 100명의 면접자가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매장 상품 진열에 대해 평가하고 개선점을 찾으라는 것.
면접자들은 1시간 30분 동안 마트 곳곳을 둘러보고 때론 손님의 의견을 청취해 생각을 정리한 뒤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했다.
단순하게 보면 마트 사원을 뽑기 위한 면접 과제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NH농협은행의 신입행원 채용절차 가운데 하나인 돌발 과제였다.
농협은행은 지난 3~6일 296명을 대상으로 신입행원 면접을 실시했다고 6일 밝혔다. 농협은행은 이번 채용에서 기존 질의응답 중심의 면접에서 벗어나 현장 상황 대응력 평가 등 새로운 면접 방식을 도입했다. 그 중 하나가 마트에서의 돌발 과제를 해결하는 것.
농협은행 관계자는 "마트 상품 진열의 개선점을 묻는 등 일부러 은행업무와는 다소 무관한 과제를 줬다"며 "이를 통해 마케팅과 문제해결 능력 등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농협은행이 색다른 채용 절차를 선보인 것은 기존 면접 방식으로는 면접자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 면접자의 숨어 있는 모습까지 파악하기 위해 면접위원들은 하루 종일 면접자와 동행하는 수고도 아끼지 않았다.
면접 2일차에는 심층 토론 면접이 진행됐다. 10명씩 조를 편성해 면접자간 1시간의 자유토론을 진행하고 이를 면접위원이 평가했다. 이어 임원면접을 끝으로 농협은행 신입행원 절차는 마무리됐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조금은 색다른 면접이 실시돼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많이 힘들어 했다"고 전했다.
한편 100명을 선발하는 농협은행 하반기 공채는 10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