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국내 기관 투자가들의 해외 외화증권 투자 잔액이 1년3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외국환은행ㆍ보험사ㆍ증권사 등 기관 투자가의 해외 외화증권투자 잔액(시가 기준)은 608억달러로 6월 말보다 63억달러(11.5%)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6월 말 638억달러 이후 최고치다.
해외 증권투자 잔액은 유로존 재정위기 우려가 불거지면서 지난해 3분기 17.5% 급감했다가 4분기부터 소폭 증가세를 보였다. 이후 올해 2분기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 및 세계 경기 둔화 먹구름이 다시 드리우면서 3.9%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3분기에 주요 투자대상국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보유한 주식의 투자이익이 증가했고, 주식 투자도 일부 재개됐다"며 "국내 거주자가 외국에서 발행하는 외화표시증권인 코리안 페이퍼(한국물)와 채권 투자가 확대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3분기 브라질 주가가 8.9% 상승한 것을 비롯해 유럽연합(8.4%)과 홍콩(7.2%), 미국(4.3%), 중국(2.7%) 등의 주가도 상승세를 보였다.
종목별로 주식투자는 2분기 26억달러 감소에서 25억달러 증가로 전환됐다. 채권투자는 자산운용사와 보험사가 순매수세를 이어가면서 석 달간 23억5000만달러 증가했다. 코리안 페이퍼 투자는 증권사의 순매수 규모가 13억달러에서 20억달러로 급증하면서 한 달 새 14억5000만달러 늘었다.
기관 투자가별로 자산운용사는 외화증권 투자액이 지난 6월 말 23억달러 감소에서 9월 말 34억달러 증가로 돌아섰다. 보험사는 3억6000만달러에서 16억5000만달러로 증가폭이 4배가량 늘었다. 증권사와 외국환은행 역시 각각 9억1000만달러, 3억6000만달러 증가하면서 증가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