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조달 비용 상승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따른 대손충당금 대폭 확대로 저축은행이 지난해 9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실적 악화로 더해 연체율도 급등하는 등 자산 건전성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금융감독원은 '2023년 저축은행 영업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이 전년 1조5622억원보다 2조1181억원(135.6%) 감소해 555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업계 실적이 적자로 돌아선 건 2015년 흑자 전환 이후 8년 만이다.
저축은행 사태가 있었던 2011년부터 2014년 상반기까지 적자 상황이 계속되다가, 이후 2022년까지 줄곧 흑자 행진이 이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암울한 성적표다.
여신이 103조9589억원으로 전년보다 11조156억원(9.6%) 줄었지만, 수신은 107조1491억원으로 전년 대비 13조857억원(10.9%) 더 크게 줄면서 총자산은 11조9929억원(8.7%) 쪼그라든 126조5949억원으로 나타났다.
수신 잔액으로 유동성 위기가 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대출 자산이 감소한 만큼 수신 자산도 감소해 유동성이 충분하다고 판단된다"며 "실시간으로 예금 변동 사항을 저축은행 중앙회와 당국이 모니터링을 통해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올해 영업실적에서 긍정적인 요인은 2022년 말 고금리로 예치됐던 40억원 상당의 예금이 지난해 4분기 저금리로 갈아타면서 예대마진 긍정적 효과가 상쇄됐다"며 "올해 실적은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연체율은 크게 올랐다. 지난해 말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6.55%로 전년 말 대비 3.14%포인트(p)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5.01%로 전년 말 대비 0.27%p 상승에 그쳤지만, 기업 대출 연체율은 8.02%로 전년 말 대비 5.13%p 상승했다.
지난해 말 고정이하여신비율(부실채권·NPL)도 7.72%로 전년 말 대비 3.64%p 올랐다.
다만 지난해 말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13.9%로 0.5%p 상승하고,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34.35%로 전년 말 대비 1.20%p 올라 자본 적정성은 안정적이다.
아울러 상호금융조합도 순익이 많이 감소했다. 지난해 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 등 상호금융조합의 당기순이익은 2조407억원으로 전년 대비 34.8% 줄었다.
여신과 수신이 각각 12조1000억원, 30조7000억원 늘며 고른 성장을 보였으나 대손비용 증가와 순이자마진(NIM)이 줄어든 영향이다.
건전성은 악화했다. 지난해 말 상호금융의 연체율은 2.97%로 전년 말 대비 1.45%p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3.41%로 전년 말 대비 1.57% 올랐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28.7%로 전년 말 대비 11.3%p 하락했다. 순자본비율은 8.13%로 전년 말보다 0.23%p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