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최근 한국의 반도체 수출 실적이 전반적으로 기대에 부합하는 평가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22일 국제금융센터의 '한국 반도체 수출 실적에 대한 IB평가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가격이 반등한 작년 말부터 반도체 수출 증가 모멘텀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었고, 최근 한국의 반도체 수출 실적은 이러한 기대에 대체로 부합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수출 모멘텀이 계절적 요인 등으로 다소 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예상보다 더 강하게 나타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올해 1~2월 중 한국의 반도체 수출은 메모리 및 시스템 반도체 수출 증가에 힘입어 전년동기대비 57.9% 늘어난 195.8억 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반도체 수출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2023년 11월 10.8%, 2023년 12월 19.0%, 2024년 1월 95.3억 달러, 52.8% 및 2024년 2월 100.5억 달러, 63.0%로 증가한 것이다.
이 같은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지난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직후 글로벌 IT기업들의 DDR5 및 데이터센터 투자 등으로 반도체 경기가 호황이었던 당시의 수준을 상회하는 결과이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 15.9%에서 18.3%로 큰 폭으로 확대됐다. 특히 1월과 2월 메모리 반도체 수출이 각각 52.7억 달러, 60.8억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90.5%, 108.1% 증가하면서 전체 반도체 수출 증가를 견인하는 양상을 보였다.
시스템 반도체 수출도 1월과 2월에 각각 36.4억 달러, 34.2억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25.5%, 27.2% 증가하며 전체 반도체 수출 증가에 기여했다.
향후 한국의 반도체 수출은 반도체 가격상승효과에 더해 맞춤형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생산 호조, 對중국 반도체 수출회복 등에 힘입어 견조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반도체 가격은 IT기업들의 반도체 재고 정상화 등으로 추가 상승 여력이 상당한 수준이다.
최근 DRAM 현물가격이 여전히 고정거래가격 대비 높은 프리미엄으로 거래되고 있어 2분기에도 추가 상승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HBM, High Bandwidth Memory)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은 한국의 반도체 수출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NVIDIA, Google, Meta, Microsoft 등 글로벌 IT기업들은 AI 투자에 낙관적인 전망을 가지고 있어 AI 관련 HBM 수요가 상당한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HBM 공급은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의 품질 관리 및 낮은 수율 문제 등으로 상당히 타이트한 상황이다.
더욱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맞춤형 HBM 생산 주문이 늘어나고 있는 점은 한국의 반도체 수출 증가세를 더욱 뒷받침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한국의 반도체 생산기업들은 맞춤형 HBM 생산 주문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 HBM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최근 중국경제가 회복 조짐이 보이고 있어 對중국 반도체 수출이 늘어날 가능성도 기대된다.
올해 1~2월 중국의 산업생산은 전년동기대비 7.0% 증가하고, 같은 기간 고정자산투자는 제조업 주도로 전년동기대비 4.2% 늘어나면서 중국의 경기회복 기대감이 점증하고 있다.
중국 제조업 부문의 고정자산투자는 전년동기대비 9.4% 증가, 한국의 對중국 반도체 수출은 1월과 2월에 전년동월대비 각각 44.0%, 38.7% 늘어나 중국 내 수요 확대에 따른 한국의 반도체 수출 증가 가능성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