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지난해 국내 50대 그룹에서 활동하는 사외이사가 1200명대에 달하고, 이 중 86명은 2개 회사에서 사외이사를 겸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크게 하는 일 없이 거액을 받으며 거수기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기업 집단 중 공정자산 기준 상위 50개 그룹 계열사들의 사외이사는 중복을 포함해 총 1218명으로 집계됐다고 20일 발표했다.
그룹 총수가 있는 대기업 집단 중에서는 계열사만 200곳이 넘는 SK그룹에서 활동하는 사외이사가 98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현대자동차(74명), 롯데(70명), 삼성(66명), 한화(47명), 카카오(46명), 현대백화점(44명), LG(38명), CJ(34명), HD현대·LS(각 31명) 등 순이었다.
이들 중 절반인 51.6%(628명)는 이달 주주총회 전 임기가 만료되고, 내년 임기가 끝나는 경우는 31.8%(387명), 2026년은 16.7%(203명)였다. 41.8%(509명)는 2회 이상 사외이사를 연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2개 회사에서 사외이사를 맡은 사람은 86명인데, 이 중 남성이 68명을 차지했다.
대학 총장, 교수 등 학계 출신이 38.4%(33명)로 가장 많았고, 고위직을 역임한 관료 출신 34.9%(30명), 장·차관 출신 16.3%(14명), 법조인 출신 15.1%(13명) 등 순으로 뒤를 이었다.
그룹별로는 삼성과 SK 사외이사 중 각각 17명이 2개 회사 사외이사를 겸하고 있고 이어 현대차 14명, 롯데 12명, LG·CJ 각 9명 순으로 많았다.
한편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사외이사들이 이사회 안건에 대해 100% 찬성만 한 주요 대기업이 90%나 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지난 13일 국내 500대 기업 중 지난 8일까지 주주총회소집공고 보고서를 제출한 181곳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사외이사의 이사회 안건 찬성률이 100%인 기업은 163곳(90.1%)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체 안건에 대한 사외이사들의 찬성률도 99.3%로 집계됐다.